하나의 유령이 대한민국을 배회하고 있다. 창업이라는 유령이…
이번 카톡 게이트의 가장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는 감청과 압수수색의 법적 차이 내지는 이석우공동대표가 꼼수를 부렸느냐하는 것이 아니다. 진짜 재미있는 것은 바로 카톡의 반격과 법을 어기겠다는 – 내지는 법집행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 선언에 대하여 왜 정부는 가만히 있느냐 하는 것이다.
때로, 침묵은 그 어떤 웅변보다도 크게 말하는 법이다.
이제 법적, 제도적 환경도 주요 경쟁력이다
텔레그램으로의 사이버망명은 많은 의미를 갖지만, 그 중에 가장 흥미로운 것은 바로 이제는 나라의 법적, 제도적 환경이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경쟁력의 한 축이라는 것이다. 카톡도 라인처럼 차라리 다른 나라로 본사를 옮겨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슬쩍 나왔던 것을 기억하라.
과거 개발독재라고 불리는 시대에는 경제성장을 위해서라면 약간의 비민주성은 감수해도 좋다는 프레임이었다면, 이 프레임이 벽에 부딛치는 순간은 바로 민주주의와 자유가 국가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시점이다. 과거에는 정치문제에 대하여 경제성장이라는 명분 아래 국가가 요구하면 기업이 협조해야 하는 환경이었다면, 창조경제시대가 오면 이제 정치문제에 대하여 기업이 요구하면 국가가 협조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제 한 나라의 민주주의와 성숙의 수준은 단지 귀찮지만 인권과 정치철학적인 대명제를 위하여 참아 주어야 하는 것들이 아니고, 기업의 경영환경의 중요한 부분이며, 벤처의 핵심경쟁력이다.
이야기를 돌려 보면, 요우커들이 주기적으로 한국을 방문하여 몇조씩 돈을 써 주는 것을 원하는가? 관광산업의 핵심은 바로, “부러우면 지는거다”는 대명제이다. 그걸 원한다면, 요우커들이 부럽도록 하고, 오고싶도록 하라. 이 게임에서는, 부러우면 지는거다.
돈을 벌고 쓸 수 있는 사람을 모셔오는 환경을 갖춰야
참고로, 중국에서 1조이상의 돈을 가진 사람들 절반 정도가 앞으로 5년 내에 중국을 뜨고 싶어 한다 (wsj 링크). 금융위기때 중국인들은 EU를 선택했고 (링크), 요즘도 주로 유럽, 특히 이태리/독일/스페인을 선택하는 것 같다 (링크). 그들이 옮길 곳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사항은 (링크),
The top reasons Chinese cite for moving abroad are better educational and employment opportunities for children (78%), economic security and desirable climate (73%), and better health care and social services (18%). Hong Kong is their top destination (30%), followed by Canada (23%).
자녀 교육과 직업 (78%), 경제적 안정과 기후 (73%), 보건과 사회 서비스 (18%)이고, 가장 가고싶어 하는 곳은 홍콩과 캐나다…
요즘 정부가 재정난에 담배세에 뚱보세에 온갖 것을 다 생각하는 것 같은데 (농담이 아니라 진심으로) 충고하는데, 앞으로 5년 내에 이사가겠다는 1조 이상씩 가진 중국인들 몇몇만 몰고 오면 (모시고 오면)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그걸 위해서는, 위 통계에 따라 교육과 직업안정성을 높이고, 경제적인 안정과 좋은 기후를 만들고, 보건 및 좋은 사회 서비스를 만들면 되는 것이다. 경쟁자는 홍콩, 캐나다, 유렵, 미국 등등이다. 해볼 만한 게임 아닌가?
좋은 기업을 만들고 유치하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민주주의와 자유주의가 필요
원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민주투사들은 시위하는 것보다, 카톡 비슷한 것 만들고 나서, 서비스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서는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와 더 많은 자유가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겠다.
또, 내친 김에 한국의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수준을 미국보다 높여서 (물론, 금융시장 특히 주식시장 등의 제도와 환경, 조세 환경 그리고 인프라 환경도 중요하겠지만) 페북이나 구글을 모셔 오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조세 환경 이야기를 하자면, 한동안 조세회피처로 인기 높았던 아일랜드가 소위 “더블 아이리시”라는 세법상의 구멍을 막으려고 하고, 그 결과로 애플은 몇 조를 잃게 생겼다고 하는데 (링크), 이참에 “더블 코리안” 구멍을 창조하여 애플을 모셔오는 방안도 생각해 보고…
10억으로 한국형 유튜브 만드는 것보다야 한 오만배쯤 현실적인 방안 아닌가? 게다가 아주 현기증이 날 정도로 창조적이고… 이것이야말로 창조경제의 최전방이다. 전세계 민주투사여, 창업하라!
주: 농담이니 절대 따라하지 말 것. 다만, 몇년 뒤에는 전혀 농담이 아닐 수도 있다.
원문: blog.lawfully.kr (피처 이미지: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