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은 ‘갓(God)’과 ‘생(生)’을 합쳐 최선을 다하며 다른 사람에게 모범을 보이는 삶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삶의 형태는 최근 젊은 층에서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갓생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새벽부터 밤까지, 운동, 독서, 공부 등 자기 계발에 투자하곤 합니다.

왜 이들은 ‘갓생’을 추구할까요? 물어보면 소소한 성취감과 행복, 건강, 지식 습득을 통해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삶을 살면서 SNS를 통해 인증하고 서로 응원하고 의견을 주고받기도 하죠.
당신이 갓생에 빠진 진짜 이유
먼저 “갓생을 지향하는 모든 사람이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열심히 사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자신의 삶의 형태를 ‘갓생’으로 규정하고 이를 SNS에 ‘인증’하지 않으면 안 되며, 매 순간 ‘갓생을 살지 못하는 나’를 비난하고 있다면, 제가 생각하는 진짜 원인에 해당할 것입니다.
당신이 위의 모습들을 갖고 있다면, 이는 사실 정말 열심히 살고 싶은 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큰 불안 때문에, 이 불안을 대응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갓생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때 유행했던 욜로도 실은 같은 이유에서 시작했을 수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은 큰데 성장하거나 안정성을 기대하기 힘든 사람들은 구체적인 방향을 잡아 착실하게 준비하기보다는 확실해 보이는 현재의 행복에 집중한 것이지요.
하지만 욜로도 지속되는 불안 앞에서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그러면서 ‘갓생’이라는 다른 삶의 모습이 등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경쟁도 심합니다. SNS 속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삶은 대단해 보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미친 듯이 노력해서 저런 삶을 따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선택은 늘 뒤처지는 것 같다는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SNS를 통해 인증하면 (마찬가지로 불안한) 사람들의 부러움과 관심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곧 자신과 상대와의 비교로 이어지게 되죠.
쟤는 저렇게 열심히 사는데, 나는 뭐 하고 있지?
그리고 이 생각은 “나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거 같아…”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며, 점점 갓생이 퍼져나가는 이유가 됩니다.

문제는 ‘갓생’이 모두에게 맞거나 필요한 삶의 방식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목표는 다르고, 살고 싶은 삶의 형태도 다릅니다. 갓생이 맞는 사람은 그렇게 살아도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꼭 이렇게 살 필요가 없습니다. 목표가 불분명하고, 자신의 리듬과도 맞으면 중간에 멈출 가능성이 높기도 합니다.
갓생 살다 포기했다고 비난하지 마세요
갓생 문화의 문제는 내가 갓생을 살겠다고 마음먹고 시도하다가 멈췄을 때, 자기 비난과 스스로에 대한 낮은 가치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남들은 매일매일 SNS에 인증해 가면서 갓생을 살고 있는데, 정작 나는 며칠 시도도 못 해보고 멈춘다면 또다시 자신을 비난할 근거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지요. 사실 갓생을 살며 인증하는 사람들 중의 소수만 그 삶이 맞고, 거기서 만족감을 느낄 뿐인데도 말이죠.
우리들은 늘 불안해하고, 이 불안에 대응할 방법을 찾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나 갓생의 삶이 진짜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면 결국은 번아웃이 오거나 무기력해져서 그만두게 될 것입니다. 그때 여러분이 자신을 비난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저 그 삶이 당신에게 맞지 않았을 뿐, 당신이 부족하거나 무능한 것이 아니니까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렇게 사는 사람들 중 일부만이 그 삶이 자신에게 맞고, 대부분은 불안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에너지를 과도하게 투자하는 것에 가까울 것입니다.
그러면 불안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그러면 어쩌라고! 열심히 살지 말라는 것이냐?
이렇게 묻는다면… 저 역시 단호하게 대답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다만 자신을 몰아붙이며 ‘있어 보이는 삶’을 사는 데 집중하는 방향은 좋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고유한 목소리와 방향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똑같이 열심히 사는 삶이라도 내가 살고 싶은 방향을 찾아낸 뒤 그 방향에 투자하는 것과, 남들과 똑같이 새벽에 일어나 영어를 배우고 운동하는 삶은 다릅니다.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SNS나 주변 사람, 부모님으로부터 만들어진 기준 말고, 어떤 감정을 자주 경험하고 싶은가요? 인생에서 어떤 것을 경험하며 살고 싶은가요? 쉽지 않은 질문이지만,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수많은 질문 끝에 원하는 삶의 형태가 정해지고 나서 하는 ‘열심히’는 번아웃과 무기력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내가 자아 탐구의 과정을 거쳐 알아낸, 원하는 삶을 얻기 위해서 쏟는 옳은 방향의 에너지이니까요.
만약 현재 지향하는 삶의 방향이 내가 살고 싶은 삶인지, 살아야 할 것 같은 삶인지 불분명하다면 이 질문을 던져보세요.
남들이 이러한 삶을 산다는 것을 몰라도, 나는 이 삶을 살고 싶은 걸까?
이렇게 말이죠.
원문: 멘디쌤 조명국의 브런치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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