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직장생활을 33년 가까이 했다. 그사이 직장도 많이 옮겼다. 이번 직장이 5번째다. 샐러리맨 생활은 할 만큼 했다. 그래도 좀 더 할 것 같다. ‘절대로 위험한 사장은 하지 말라’고 하신 노모의 가르침을 철저히 따른 결과다.ㅋ
이직이나 전직을 하는 사람에게 꼭 하고 싶은 당부가 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당부다. 딱 5가지만 지키자.
1. 높은 직위로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잘 적응해서 조직의 핵심 멤버가 되는 게 중요하다.
고위직으로 갔다고 소문이 나면 여러 사람의 부러움을 사고 나의 위신과 체면도 선다. 하지만 소문은 3개월이면 잊혀진다.
반면 문제는 오래 간다. 고위직일수록 조직에 적응하기가 어렵다는 문제다. 과장보다 부장, 부장보다 임원이 중간에서 하차할 가능성이 더 높다.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업무 내용을 낱낱이 다 알 수는 없다. 나도 모르게 사고가 터지면 부서장이나 임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서 적당한 직급으로 가서 그곳에서 인정받아 승진하는 게 최고다. 조직 내 지위도 탄탄해질 수 있다.
나무에 높이 올라갈수록 멀리 볼 수 있고 남들도 부러워하지만, 바람이 많이 분다. 떨어지면 훨씬 충격이 크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어떤 직위로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조직에 적응하는 것, 그것도 핵심 멤버가 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2. 손해 좀 본다고 생각하면 만사가 풀린다.
어느 조직이든 약간의 텃세가 있다. 외부의 굴러온 돌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동등한 대접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지 말자. 원래 경력사원은 똑같은 일을 하고 같은 성과를 내도 공채보다 대우를 못 받기 마련이다. 공채 프리미엄 때문이다.
그러니 처음에는 좀 손해본다는 생각을 하면 억울할 일이 없다. 내 몫 챙기기는 조직에 완전히 적응하고, 조직원들이 나를 이너서클 멤버로 인정할 때로 미뤄라.
3. 중견기업일수록 오너와의 사이가 나빠지면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
모든 것을 쥐고 있는 오너와의 사이가 좋아야 오래 버틸 수 있다. 아무리 일을 잘하고 동료들과 사이가 좋아도, CEO와의 관계가 틀어지면 입지가 위태로워진다.
대기업이라면 CEO가 자주 바뀌기도 하고, 여의치 않으면 다른 부서로 옮기면 된다. 하지만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오너에게 절대 밉보여서는 안 된다. 부장, 임원급으로 갈수록 특히 그렇다. 임기를 보장하는 계약서를 썼다고 해도 그렇다. 그러나 오너와의 관계를 신경 쓰는 게 좋다.
4. 오해가 생겼다면 빨리 풀어라.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이럴 때 그대로 두면 오해가 오해를 부른다. 자꾸 커져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더 확대되기 전에 빨리 수습해서 오해를 풀어라.
동료가 나를 이해해 주겠지, 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무조건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은 부모뿐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5. 기존 직장을 떠날 때 너무 나쁜 모습으로 떠나지 마라.
다른 곳에서 또 만나기 마련이다. 적어도 그동안 고마웠다고 메시지로 안부 인사라도 전해라. 부서원에게 스타벅스 커피 쿠폰이라도 돌리는 것이 좋다. 돈 얼마 안 든다.
만남만큼 헤어짐도 중요하다. 덕을 쌓아야 한다.
원문: 집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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