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는 현대 건축의 가장 기본적인 소재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 없는 현대 도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멘트와 철강 모두 생산에 상당한 화석 연료가 사용되고 결과물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내놓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친환경 제조 방법이 필요합니다.
워싱턴 주립 대학의 소마예흐 나시리 교수(Assoc. Prof. Somayeh Nassiri, scientists from Washington State University and 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가 이끄는 연구팀은 독특한 대안을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은 시멘트의 강도를 높여 더 적은 양의 시멘트와 건축 자재를 사용할 수 있게 새우 껍데기를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했습니다. 엉뚱해 보이지만, 나름 합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갑각류의 외골격을 이루는 폴리머인 키틴 (chitin)은 매우 단단하고 가벼운 소재로, 여기서 나노 섬유와 결정을 뽑아내면 시멘트 강화 소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시멘트 무게의 0.05%에 불과한 키틴 첨가물로도 시멘트의 성질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인간 머리카락 굵기의 1/1000에 불과한 키틴 나노 섬유가 시멘트의 휘어짐 강도를 40% 높이고 압축 강도를 12% 높일 수 있다는 겁니다.
건축물에 사용한 시멘트의 양을 줄일 수 있으면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전체 건물의 무게가 줄어들어 하중을 지탱하는 철근 콘크리트나 철골 구조물의 양도 덤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장점은 시멘트가 굳기 시작하는 시간을 1시간 정도 늦출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콘크리트를 운반하는 믹서트럭 (레미콘 차)가 운행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 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식품 가공 과정에서 버려지는 새우 껍데기를 이런 식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면 획기적인 일이 되겠지만, 실제로 이렇게 만든 콘크리트 구조물이 기존 제품과 동일한 신뢰성과 내구성을 지닐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연구와 테스트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 상용화될지 의문입니다.
하지만 새우깡도 아니고 콘크리트에 새우를 첨가한다는 시도가 재미있죠.
참고
- 「Material obtained from shrimp shells makes for stronger cement」 (WSU INSIER)
- 「Researchers improve cement with shrimp shell nanoparticles」 (NEW ATLAS)
- 「Insights into setting time, rheological and mechanical properties of chitin nanocrystals- and chitin nanofibers-cement paste」 (SceinceDir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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