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떤 일이 잘될지 말지, 미래에 벌어질 일을 예상하는 건 상당히 어렵다. 예를 들어, 1997년 서태지가 은퇴할 때 나는 더 이상 새로운 음악은 안 나올거라 생각했다. 2014년 배민이 투자를 받았을때, 전화로 주문하는 게 더 편한데 누가 앱으로 주문하겠냐는 생각을 했다. (이불킥)
2.
Growth는 ‘지금 가진 가정이나 결론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온갖 데이터와 사례를 바탕으로 이렇게 하면 성공할 거라며 미래를 예측하고 계획을 세우지만, 결국 이는 검증이 필요한 가설일 뿐이다. 이러한 가설들 중 일부가 거대한 성공의 흐름을 만들어낼 ‘틈’이 된다.
결국 Growth는 이러한 가설과 실험·검증을 반복하면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며 ‘틈’을 넓히는 과정이다. 한 번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무수히 실패하면서 확실히 아닌 것들을 하나씩 제끼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얇게 떠내서 다시 검증한다. 이러한 Growth 사고방식은 일상의 문제해결에도 도움을 주기도 한다.
3.
몇 년 전 자동차 A모델은 신차 출시 당시 인기가 많아 적어도 8-9개월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고, 나는 당장 A모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집 앞 매장에서 상담을 하다, 전시 차라도 사야겠다 싶었는데, 이것 역시 몇 개월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대기를 해 두면 다음 달 전시 차 재고를 뺄 때 순차적으로 연락을 준다고 했지만, 대기자가 많아 기약이 없었다.
초기 가설은 ‘전국 매장 중에 구매 가능한 전시 차가 있을 것이다’였다. 사이트에 들어가 전시 차량을 엑셀로 정리하고, 내가 원하는 A모델의 옵션을 가진 매장에 하나씩 전화했다. 그러다 재밌는 패턴을 발견했는데, 매장마다 톤앤 매너가 다르다는 것이었다. 직영점은 통화하면 바로 재고가 없다고 하는 반면, 대리점은 좀 더 확인해보겠다는 점이 달랐다.
수정된 가설은 ‘대리점의 전시 차 판매 의사 결정자를 찾으면 전시 차 구매가 가능하다’였다. 의사결정자를 찾는 건 생각보다 간단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이 판매 가능 여부를 물어보는 대상이 누구인지를 유추해 보면 되는 일이었다. 콜드 콜로 전화를 한 후 바로 고참 세일즈맨을 찾았다. 빙고! 그달 말에 주문하고, 결국 다음 달 초인 보름 만에 차를 받았다.
4.
이러한 Growth 사고방식은 비즈니스적인 문제해결뿐 아니라, 커리어·자녀 교육·인간관계 등 다양한 문제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원문: 최인철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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