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장하는 사람의 큰 특징 하나, 설득력을 만들어가는 자세.
누구나 자신의 생각이 있고 그것을 남에게 설득시켜야 하는 일들이 생긴다. 자신의 생각도 없고 남을 설득시킬 필요도 없는 삶의 단계라면 물론 논외다.
처음 떠오른 아이디어는 설득력이 부족하기 마련이다. 생각은 앞서 나가는데 논리는 부실한 게 당연한 일이다. 6개월 고민한 사람보다 1개월 고민한 사람이 부실하고, 1개월 고민한 사람보다 하루 고민한 사람이 부실하다.
여기서 뛰어난 사람은 ‘자신의 논리가 부실할 수 있다’는 셀프 자각, 혹은 ‘메타인지’가 되어 있다. 평소에 6개월짜리 고민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하루 혹은 한 달 고민한 것이 구멍이 있으리라는 자각을 할 수 있다. 그에 따라 그 부실함을 찾는데에 자존심을 다치기는커녕 오히려 환영한다. 오로지 길을 묻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반대로 방금 떠오른 아이디어에 대해 상대가 설득되지 않으면 화를 내거나, 아니면 집요하게 고집을 부리고 설득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머리에서 나왔기 때문에 얼마나 대단한지 알아달라는 것인데, 듣고 있는 사람들은 무지하게 지쳐버린다. 물론 그런 고집을 보면서 ‘대단히 똑똑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고집부리는 사람 중에 성장하는 사람을 본 적이 별로 없다. 그냥 그 순간 그 순간 똑똑하다는 이야기 듣기 위한 고집이라 느껴진다.
이런 사람 중에는 몇 년이 지나도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면서, 자신의 위대함을 몰라주는 외부 사람을 탓하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설득력은 하나도 늘지 않았고, 오히려 그간의 모든 과정을 자신이 맞았음을 증명하는 사례라 하며 고집만 더 세진다. 혹은 너희에겐 얘기할 가치도 없다며 꿍해있는 경우도 있다. 먼 길을 가야 하는데 초입에 서서 ‘저 길이라구!’만 외치며 멈춰 선 느낌이다.
2.
설득은 아웃풋이다. 상대방이 설득되어야만 설득이 이뤄진 것이지 내가 열심히 외친다고 설득을 이룬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손쉽게 상대방을 설득하고, 누군가는 말만 많지 그 누구도 설득해내지 못하잖은가. 내가 설득되고 말고를 떠나서 타인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지적 섬세함을 갖추어 가는 중인지, 전혀 아닌지는 판단하기가 쉽다.
설득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원자재는 ‘반론’이다. 우수한 반론을 많이 접해보면 설득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그 과정에는 남들과 생각을 섞는 아주 많은 과정이 필요하고, 생각을 열고 때로는 고집을 과감하게 꺾고 때로는 타인의 생각을 깊게 들이마시고 때로는 입을 다물고 길게 들어야 할 때가 있다. 그런 것을 잘하는 사람은 몇 달 지나서 대화를 해보면 무섭게 성장해있다. 몇 년이 지나 보면 엄청난 설득력을 가지고 나타난다.
설득력을 키우며 10년을 살아간 사람과, 자신의 주장만 반복하며 10년을 살아간 사람은, 길로 치자면 서로가 보이지 않을 만큼 멀어지게 된다. 그런 것이 장기적으로 성공의 기울기를 결정하는, 하지만 당장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모습 아닐까?
원문: 불릴레오 천영록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