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꼰대 성향을 보이는 분들의 이야기를 억지로 들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상대적으로 어리거나 낮은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고, 그러므로 그들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아도 가만히 들어야 하죠.
오늘은 문득 “왜 이 분들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까?”라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그들이 말을 많이 하는 심리에 대해서 분석해 보았습니다.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어 한다
그들이 젊은 세대를 향해 하는 말들의 의도 자체는 나쁘지만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일부는 자신의 권위를 세우려는 의도도 있겠지만, 상당 부분은 상대가 알면 좋을 만한 것들이 많죠. 하지만 더 깊은 부분까지 들어가면, 그 안에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 ‘존경받고 싶은 욕구’가 숨겨져 있습니다. 정말 ‘상대만을’ 위한 이야기는 아닌 거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크면 클수록 꼰대의 이야기는 길고 장황해집니다. 때로는 개인적 수준까지 깊어지고는 하죠. 이들은 자신의 조언으로 상대가 영향을 받고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변화하길 바랍니다. 상대가 납득하고 받아들이면, 그것 자체로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나 생각이 인정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는 욕구를 채우지 못하는 이유
이번 글에서는 기성세대와 꼰대를 대상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저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이 인정 욕구를 스스로 채우는 법을 거의 배우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즉, 스스로 칭찬하거나 인정하는 말보다는 스스로를 공격하고 자책하며 타인의 인정을 바라는 태도가 더 크다는 것이지요.
그래도 젊은 세대는 배우고 성장하는 시기에 놓여 있다 보니, 기대를 받거나 인정을 받을 기회가 남아있다고 새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성세대가 되면 사람들과 진심으로 소통하거나 그들로부터 인정받을 기회가 줄어들게 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나 시도도 예전처럼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고, 주위 사람들이 그걸 새롭게 봐주지도 않으니까요. 즉, 나이가 들수록 스스로가 괜찮거나 영향력이 있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운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부족한 인정 욕구를 ‘젊은 세대에게 도움이 된다’는 명목하에 자신의 관점을 강요하다시피 이야기하는 것으로 충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찾아오지 않는 후배들
예전에는 사회 변화의 속도가 비교적 더딘 편이었습니다.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선배나 상사의 말을 듣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가 급속히 변화하면서, 인정 욕구를 채우기 어려워졌습니다.
예전에는 하급자나 후배의 도움 요청 등으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할 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는 선배를 향한 존경을 보이는 경우가 적습니다. 자신의 삶을 각자도생으로 살아야 하다 보니, 선배의 말을 경청하려는 태도가 줄어들게 됩니다. 일 열심히 해서 승진하는 선배보다, 타이밍 좋게 집 산 선배가 더 대단해 보이는 상황이 된 거죠.
즉, 예전에는 들으려 하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인정 욕구가 자동적으로 채워졌지만, 지금은 자신을 찾아와 들으려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그렇게 비어버린 인정 욕구를 채우기 위해, 먼저 다가가 ‘도움이 될 거다’는 명목으로 이야기를 꺼내게 만드는 것이지요.
선배 대신 1등을 찾아가는 사람들
그렇다면 현재의 젊은 세대는 누구를 찾아갈까요? 내 앞의 선생님이 아니라, 메가스터디 1등 강사를 찾아갑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성공한 사람의 강의나 유튜브를 찾아가는 게 주위 선배나 어른들의 조언을 구하는 것보다 빠르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죠.
그 분야는 돈이나 사랑, 연애뿐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쳐 있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그들보다는 덜 뛰어나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의 조언이 무력화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잔소리와 조언의 차이.JPG
예전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잔소리와 조언의 차이를 인터뷰 질문으로 했던 적이 있습니다. 한 유명 인사는 ‘필요성’과 ‘타이밍’의 차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기성세대나 꼰대가 하는 말이 모두 도움이 안 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필요 없는 타이밍에 억지로 주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우리가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좋은 길로 나아가길 바라면서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들리지 않고, 필요성도 느끼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옷차림이나 인사 예절에 대해 지적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젊은 세대는 업무나 외부 미팅, 사업을 할 때 옷차림 등에 문제가 있어서 지적받거나 계약에서 악영향을 받을 경우 자신의 잘못을 뼈저리게 깨닫고 행동을 수정하게 될 겁니다. 그러나 이런 일을 겪지 않을 때에는 중요성을 통감하기 힘들 것입니다. 이때의 조언은 그저 잔소리로 들릴 뿐이겠죠.
스스로 인정하고 채우는 연습이 필요해
꼰대는 결국 결핍에 의해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기존에 생각하던 기준대로 되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하고 견디기가 힘들어서,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믿고 싶은 것이죠.
이는 결국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니 무엇이 자신의 마음의 여유를 빼앗아 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여겨지는지, 현재 자신에 대해 가치 부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이는 보통 자존감 문제이므로 멘디쌤을 찾아주세요)
필요할 때 도움을 주자
저는 굳이 주위 사람들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습니다. 자존감을 전문으로 하다 보니, 사람들이 자존감이 낮아서 하는 행동이나 잘못된 신념을 갖고 있는 게 더 잘 보입니다. 하지만 나서서 이야기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그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때 이야기해봐야 큰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저 잔소리로 들릴 뿐이지요.
하지만 누군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해 오면 흔쾌히 조언을 줍니다. 그때그 사람은 제 조언을 필요로 하고, 실제로 도움이 될 테니까요. 가끔은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가볍게 안부를 물을 때도 있습니다. 힘든 일이 있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건네곤 하지요.
누군가에게 한마디하고 싶어진다면, 도움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야기하고 싶어진다면 스스로에게 잘 되물어 보세요. 정말 그 사람을 위해서 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인정을 받고 싶은 것인지.
상대에게 정말로 도움이 되고 싶다면, 이렇게 말해보세요.
요즘 힘든 일은 없어?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편하게 이야기해 줘.
그러면 상대가 필요성이 느껴지는 시기가 올 때 여러분을 찾을 것입니다. 그 전에는,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는 활동에 몰두하면 되겠죠.
원문: 멘디쌤 조명국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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