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이 성과를 이끄는가』. 제목이 너무 평범해서 하품 나올듯한 책입니다. 기존의 책 제목들과 결이 비슷해, 지인에게 추천을 받고 자신 있게 말했지요.
응, 그거 읽었어.
그런데 내용을 듣다 보니 생경합니다. 읽어 보니 제목 함정에 당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제가 딱 찾던 종류의 책인데, 하마터면 모르고 지날 뻔했습니다.
원제 『Primed to perform』
How to build the highest performing cultures through the science of total motivation
- Linsay McGregor, Neel Doshi, 2015
사실 뻔한 내용입니다. 책에서 말하는 총 동기(ToMo, Total Motivation)에 의해 조직의 문화를 좋게 만들고 고성과를 달성하자는 내용입니다. 십수 년 전 비즈니스 스쿨에서 배운 메시지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는 이제껏 그 동기부여 요소들을 제 조직에 적극 활용해 왔고요. 하지만 이 책이 독보적인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맥그리거의 ToMo 6요소
- Play
- Purpose
- Potential
- Emotional pressure
- Economic pressure
- Inertia
이 여섯 가지 동기 요소를 스펙트럼으로 위계를 설정했습니다. Play-Purpose-Potential은 직접 동기, Emoitonal pressure-Economic pressure-Inertia는 간접동기로 나눕니다. 이때 간접은 위생 요소처럼 작용합니다.
더 대단한 점은 순차적으로 +3, +2, +1, -1, -2, -3이라는 가중치를 부여했다는 점입니다. 이 가중치의 정확한 숫자보다, 저 정도 차이를 두는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내부 조직원, 조직 전체의 동기를 정량화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로는 그중 어디를 가장 신경 써야 할지가 명확해진다는 점입니다.
총 동기는 왜 따져야 할까요? 간접 동기는 개인을 움츠리게 만들고 조직을 경직시킵니다. 그래서 복잡한 경영환경의 VUCA(volatility, uncertianty, complexity, ambiguity) 상황을 극복하고 기회로 삼으려면, 조직이 유연성과 활력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는 총 동기로 설명되고 파악됩니다.
저는 조직 리더 관점에서 심리학과 동기이론, 조직행동론을 계속 공부하고 현실에 접목하며 써왔기 때문에 이 책의 논점이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개별적으론 다 아는 내용이지만, 그걸 한데 엮는 눈과 통찰을 제시해줬기 때문입니다. 기업 조직의 설계 매뉴얼을 얻은 기분입니다.
별점
★★★★★
당연히 별 다섯 주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목마름이 해갈되었기 때문입니다. 한글 제목이 아쉬운 대신 영어 제목도 화려합니다. Primed to perform, 성과를 내기 위해 ‘(심리학적으로) 점화하는 법’이라니. 원제라면 보자마자 당장 샀겠죠.
하지만 책은 철저히 대중성을 겨냥합니다. Priming (점화)의 직접적 내용은 하나도 안 나옵니다. 심지어 어렵고 뜬구름처럼 느껴지는 심리학 용어도 죄다 뺐습니다. 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를 blame bias라고 쉽게 고쳐 쓰듯 말입니다. 재미나서 야금야금 오래 쥐고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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