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장에 가장 중요한 말이자 방해가 되는 게 ‘어떤 회사 출신’이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회사를 몇 년간 다니면서 무슨 일을 한 게 커리어에서 무시할 수 없는 무기가 되는 건 맞습니다. 그 회사를 안 다녀본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가 있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 출신이니까 성장하는 방법을 알고 있을 거야.
산업에서 대표적인 기업을 다녀보았으니까 영업망도 넓고 조직을 관리하는 데 탁월할 거야.
아무래도 거기 출신이 일을 잘한다고 하니까 이 사람도 잘하겠지.
이런 ‘후광 효과’는 어떤 회사 출신이라는 데 자부심을 갖게 만듭니다. 사실 그 회사를 다닐 때는 생기지 않던 자부심이 나와서는 생기는 이상한 일도 벌어지곤 하죠. 보통은 전 직장의 경험이 필요한 직장에서 채용하는 경우가 많으니 지나간 과거가 나쁘지만은 않을 겁니다. 회사가 싫어서 회사를 떠나는 것과 지난 회사에서 배운 것을 써먹는 것은 다른 거니까요.
2.
제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도 전 직장에서 배운 것을 쓰면서 커리어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을 만나면 전 직장이 싫어서 떠났는데, 막상 몇 년 지나서 만나봐도 같은 프레임으로 대화가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일을 처리할 때 반드시 인터뷰를 프로세스에 넣어야 하는 사람, 보고서에 꼭 헤드 메시지에 숫자를 넣어야 하는 사람 같은 건 애교 수준입니다.
시장을 구분하는 프레임, 직원의 성향을 구분하는 프레임같이 꽤 중요한 사고의 기준도 그대로입니다. 그런 걸 보면, 사람 잘 안 바뀌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처음에 잘 배워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이 분류하고 예측하는 방식은 한 번 흡수되면 은근히 잘 바뀌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성장이 멈추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면 높은 확률로 생각하는 방식도 그대로일 것입니다. 개발자 한 명을 만나도, 분석가 한 명과 만나도 변화하는 사람은 다릅니다. 지난달에 이야기하던 주제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을 보면서, 이 사람이 계속 공부하고 있고 배운 걸 적용하려고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렇습니다. 로드맵은 어떻게 단계를 구성해야 하는지, 포지셔닝을 만들 때는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모아야 하는지 늘 달라져야 합니다. 계속 생각의 프레임이 같다면 변화를 느끼지 못한 것이죠. 하던 대로 하는 게 늘 나쁜 것은 아니지만, 영원한 법칙 같은 건 없는 커리어에서 혼자만 영원한 것을 주장하고 있다면 곧 더 낮은 레벨로 글라이딩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에서 일하느냐’는 같은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푸는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생각은 놓여 있는 환경에 따른 전략에서 비롯되기에 계속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
3.
그 회사 출신들을 만나보면 대체로 이렇더라.
이 말은 어떻게 보면 그 회사 문화 안에 갇혀있다는 뜻이 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똑같지는 않습니다. 성장에는 회사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눈과 노력도 중요하니까요. 같은 회사에서 온 분들을 만나봐도 어떤 사람은 유연한 반면 어떤 사람은 변화할 생각이 없습니다. 나이가 많고 직급이 높을수록 그럴 확률이 크죠. 어떤 사람은 10년이 지나도 같은 프레임, 레이아웃, 프로스를 말하기도 합니다.
다 내가 하기에 달려 있습니다. 그냥 그 사람으로서 계속 성장하면서 인정을 받을지, 아니면 그저 한결같은 사람으로 출신으로 먹고 살 지는 큰 그림을 그려 갈 내가 하기에 달려 있습니다. 뻔한 이야기지만 최근에도 어디서든 변함없는 분들을 보면서 이게 알게 모르게 무서운 일이이란 걸 느끼는 김에 씁니다. 메타인지는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메타인지라는 용어는 말 그대로 ‘인지 이상의 것’을 의미하며, 인지에 대한 인지를 가리키거나, 보다 비격식적으로는 생각에 대해 생각하는것을 의미한다. (중략) 메타인지에는 학습 기술, 기억력 및 학습 모니터링 능력과 같은 자신의 사고 과정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포함된다.
- 출처 : 위키백과
원문: Peter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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