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같은 견과류에 대한 알러지는 서구 국가에서는 생각보다 흔한 편입니다. 여러 샐러드나 요리, 과자류에 포함되는 견과류 알러지는 삶의 질에 영향을 줄 정도로 불편한 질환입니다. 잘 모르고 먹을 경우 심한 경우 생명이 위험한 알러지 반응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견과류 등 특정 음식 성분은 반드시 표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땅콩을 포함한 음식 알러지에 대한 치료법 가운데 하나는 소량씩 계속 노출시켜 면역 시스템의 공격이 둔화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심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않게 땅콩 추출물을 소량씩 조절하여 캡슐로 섭취하는 일은 무척 까다롭습니다. 사람에 따라 섭취하는 양이나 소화되는 정도가 다른 데다, 같이 섭취하는 다른 음식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시간 대학과 문라이트 세라피유틱스(University of Michigan and Moonlight Therapeutics)의 연구팀이 내놓은 대안은 먹는 대신 미세침 패치(microneedle patch)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미세침 패치는 매우 작은 바늘을 여러 개 사용해 약물을 투입하는 패치로, 깊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통증이 없고 주사제도 집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약물을 천천히 주입해야 하는 경우에도 얼마든지 속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피부에 붙이는 미세침 패치로 면역 반응을 좀 더 정확하게 컨트롤하는 치료법을 경피적 면역치료 epicutaneous immunotherapy (EPIT)라고 부릅니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땅콩 알러지 동물 모델을 이용해 경구용 제재와 미세침 패치(EPIT)를 비교했습니다. 일주일에 5분 정도 미세침 패치를 붙인 쥐는 5주 만에 땅콩 알러지 증상이 크게 개선되었지만, 경구용 약물의 경우 2달 정도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투여된 양도 미세침 패치 쪽이 10배 더 적었습니다.
물론 사람에서도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는 앞으로 검증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섭취율이 크게 다른 약물의 경우 미세침 패치가 용량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실제 임상 시험 결과가 궁금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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