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에서 회의란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이다. 물론 회사마다 회의의 분위기와 성격이 다르겠지만 회의가 없는 직장은 없을 것이다. 지금껏 나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수없이 많은 회의를 했지만 회의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회의는 그저 내게 또 하나의 업무와도 같은 존재였다. 서로 의견을 제시하고 의논한다는 의미와는 달리 내게 회의란 업무를 보고하고 평가받아야 하는 자리였다. 그래서 나는 늘 회의를 위한 준비를 해야 했다. 회의 시간은 내가 주간에 했던 일을 설명하고 나의 업무를 증명해 보이는 자리였기에 나의 업무를 포장하기 위해 애썼다.
그러다 보니 때때로 회의를 왜 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회의 준비를 하느라 혹은 의미 없는 말이 오가는 긴 회의 탓에 오히려 해야 할 일들을 하지 못할 때가 많았으니깐.
회의(會議) – 여럿이 모여 의논함. 또는 그런 모임
좋은 리더가 되는 법, 성과측정, 직장 내 처세술, 등등 수많은 직무 교육이나 직장생활에 대한 콘텐츠가 넘쳐난다. 그러나 회의에 대한 교육이나 콘텐츠는 흔치 않다. 어쩌면 우리가 직장에서 가장 자주 행하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회의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회의는 그 자체로 생산성을 죽이는 킬링타임 콘텐츠가 되기도 한다.
어쩌면 수많은 리더들이 알아야 할 건 조직 구성, 성과측정, 등등의 거창한 게 아니라 효율적인 회의방법일지도 모른다. 회의만 효율적으로 바꿔도 조직과 업무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거다.
회의에 대해서는 철저한 절약가가 되자.
파슬종합연구소가 릿쿄 대학과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종업원 1만 원 규모인 기업에서 불필요한 회의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은 연간 15억 엔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희를 열 때마다 큰 비용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더욱 의식해야 한다.
- 『아마존처럼 회의하라』
그 회의는 정말로 필요한 것인가?
효율적인 회의를 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질문은 왜 이 회의를 해야 하나? 라는 고민이다. 때때로 우리는 별 의미 없는 회의를 진행하는데 굳이 회의를 하지 않아도 간단하게 전달하고 보고할 수 있는 일들이 불필요한 회의를 통해 소모되곤 한다. 굳이 특이사항이 없음에도 관습처럼 매주, 매월 진행되는 회의기에 시간을 내어 모두 참석하지만 모두 회의가 끝나고 나도 딱히 기억에 나는 건 없는 그런 회의들이 조직에 꽤나 많다.
그러나 이전부터 존재하던 회의이기에 아무도 손댈 생각을 못 한다. 그렇기에 리더들이 판단해야 한다. 이게 정말 필요한 회의인지. 그리고 굳이 특이사항이 없어 회의가 필요하지 않다면 줄여나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래야 진짜 중요한 회의의 질을 높일 수 있다.
- 회의 개최 횟수를 줄여라.
- 특이 사항이 없다면 ‘취소 가능’ 규칙을 넣어라.
- 정보 전달 회의는 이메일로 대체하라.
결재를 바라거나 사안을 결정해 합의를 형성하는 ‘의사결정 회의’, 새로운 정책과 서비스, 사업 등을 고안하는 ‘아이디어 도출 회의’, 모든 사람이 알아야 할 정보를 보고하고 공유하는 ‘정보 전달 회의’, 결정 사항의 실시 상황을 추적, 확인하는 ‘진행 관리 회의’.
회의의 생산성이 낮다고 느낀다면 쓸데없는 회의가 너무 많은 것이 원인일 수 있다. 그리고 4가지 유형의 회의 중에 특히 화근을 없애야 하는 것이 정보 전달 회의다. – 특별히 전할 정보가 없는데 관습처럼 회의를 이어갈 필요는 없다. 이런 식의 회의는 한 명이 말하는 동안 다른 사람은 대기 상태가 되기 때문에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원흉이 된다.
우선, 상사만 알면 되는 사항인지, 모든 사람이 공유해야 하는 것인지 살펴본 다음, 쓸데없는 정보 전달 회의는 점차 줄여가도록 하자.
- 『아마존처럼 회의하라』
효율적인 회의를 위해서 무엇이 준비되어야 하나?
가끔 회의를 해도 발표자가 말하는 내용이 모호하거나 생소해 회의 시간 안에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다. 혹은 회의 참석자들이 모두 제각각으로 이해해서 서로 다른 말들을 하며 주제에서 이탈된 회의를 하기도 한다.
그런 회의들은 뭔가 듣고 뭔가 말했지만 회의 시간에 별다른 의미 있는 아웃풋을 내지 못해 회의의 전과 후가 다름없게 된다. 그럴 때, 회의 전에 미리 이런 사항들은 간단하게 숙지하고 생각해보고 의견을 나눴다면 더 양질의 회의, 양질의 시간이 되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든다.
그렇기에 회의 주최자들은 회의 참여자들로부터 얻고자 하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사전에 공유해야 한다. 그리고 회의 참석자가 그 회의의 의도와 방향을 숙지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의미 있는 회의의 결과가 나온다.
너무나 많은 회의의 늪에서 우리는 회의의 목적이나 내가 낼 의견은 크게 생각해보지 않은 채 시간을 소모하곤 한다. 회의 주최자는 회의의 목적과 배경, 성공 기준을 사전에 명확하게 공유하고 회의 참여자는 그 안에서 낼 자신의 질문과 의견을 준비해야 한다.
- 회의 주최자는 목표 확인과 시간 체크를 철저히 할 것
- 회의 자료로 시간을 단축하라.
- 필수 참석자와 임의 참석을 구분하여 필요한 사람만 참석하게 하라.
회의의 성패는 자료 작성으로 결정된다.
자료 한 장 없이 사람만 모여 논의하는 회의는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자료가 없으면 논의할 주제와 목적, 참고할 데이터와 조건을 참석자 간에 올바르게 공유할 수 없다. 그런 상태에서 논의를 거듭해봤자, ‘모두 모여 의논했다’는 핑곗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회의에 자료는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좋은 회의는 좋은 회의 자료에서 비롯된다.
회의의 취지, 목적이 명확하다.
적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읽을 수 있다.
언제, 누가 읽어도 확실하게 전달된다.회의가 ‘더 짧은 시간에, 더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자리’가 되려면 회의 자료는 이와 같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 <아마존처럼 회의하라>
양질의 회의가 회사의 성패 기준은 아닐까?
예전에 일하던 회사는 주간 회의의 시작 시간은 알아도 회의의 종료 시간을 가늠할 수 없었다. 리더가 여러 조직원들을 모아 두고 팀원의 업무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파면서 지적하는 회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의 시간이 되면 모두 평가받고 벌 받는 사람처럼 무거운 마음으로 회의실에 들어왔고,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리더의 기분에 따라 회의의 시간은 늘어졌다.
그 리더는 회의에서 지적하고 공격하여 일을 시키는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굳이 다른 팀들이 혼나는 모습을 보면 차가운 회의실에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시간과 감정이 소모되는 일이었다.
그런 회의가 반복되면 회의 자체는 여러 사람이 모여 의논하기 위한 자리가 아닌 리더를 위한 자리가 된다. 그 리더의 입맛에 맞는 보고를 준비하기 위해 또 다른 시간을 쓰면서 말이다. 그러다 보니 보여주기 위한 일이 많아지고 진짜 일의 생산성을 낮아진다. 그 조직의 생산성도 낮아지고 리더는 더 오랜 회의를 하게 된다. 비효율적인 회의와 낮아지는 생산성의 악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회의하는 것만 봐도 그 조직이 리소스(인력, 시간 등)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 수 있으니 조직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조직의 생산성을 죽이는 회의
- 무작정 많은 사람이 회의에 참석해 있다.
- 한마디도 하지 않는 사람이나 몰래 다른 업무를 하는 사람이 있다.
- 이메일 연락만으로도 충분할 법한 보고가 이어진다.
- 질질 시간을 끌어서 시간에 맞춰 끝나지 않는다.
- 그런데도 중요한 사항은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는다.
아마존의 회의 효율화 기술
- ‘정보 전달 회의’는 줄이고 1:1을 늘려라.
- What(무엇을), Who(누가), When(언제)로 회의 목표를 공유하라.
- 회의 전에 서술식 1페이저(대형 프로젝트는 6페이저)로 회의 자료를 준비하라.
- 회의 시작할 때, 모든 침묵하여 회의 자료를 읽고 시작하라.
- 제안할때는 목표를 지향하기 위해서 어떻게 할지 회의하라.
- 새로운 서비스를 설명할 때는 보도자료(외부의 관점) 형식으로 작성하라.
- 회의 마지막에 어떤 것을 의논했고 무엇이 결정되었는지, 이후 단계는 무엇인지 설정하라.
원문: 작은버섯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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