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가져가면 센스 있는 전통주 4대장」을 작성하고 마시즘의 공식 술쟁이가 된 에디터 Q다. 이번에는 증류주가 아닌 더 편한 술이 없는지 문의를 받았다. 거기에다가 힙한 느낌의 편한 술을 추천하라고? 그렇다면 준비된 감성술이 있다. 바로 힙한 막걸리다.
같은 막걸리도 느낌에 따라 감성이 다르다. 홈술이 대세가 된 요즘. 깔끔하고 귀여운 디자인을 가진 MZ세대의 감성의 힙한 막걸리가 있다. 가지고만 있어도 친구들 사이에서 힙한 녀석으로 칭송을 받을 수 있을걸?
1. 호불호 없는 극강의 밸런스, 팔팔막걸리
88올림픽, 응답하라 1988, 88년 8월 18일생 지드래곤까지(…) 여기에 이어 새로운 88신드롬을 일으킬 막걸리다. 88양조장의 ‘팔팔막걸리’의 병은 익숙한 모습이지만 디테일이 다르다. 라벨에서부터 진한 뉴트로 감성이 느껴진다. 누워있는 8자의 모양은 DNA나 아우디를 떠올리게 한다.
댄디한 디자인만큼이나 맛에서도 양보가 없다. 호불호 없이 입문자들도 매력에 빠질 수 있는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김포 쌀이 주는 첫 풍미와 함께 담백한 첫 만이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간다. 따로 인공감미료를 추가하지 않고도 단맛을 낸다. 과자로 친다면 꿀꽈배기 같은 느낌이 난다랄까?
2. 극강의 비주얼, 호랑이배꼽
이름부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호랑이배꼽’이라니! 더불어 오동통한 귀여운 병과 호랑이 캐릭터가 막걸리를 마시지도 않았는데 사람을 취하게 만든다. 호랑이배꼽은 양조장이 한반도 호랑이의 배꼽 위치인 경기도 평택에 있어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병을 자세히 살펴보면 배꼽 위에 한반도가 그려져 있다.
호랑이배꼽의 맛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막걸리계의 ‘아몬드 브리즈’라고 할 수 있다. 가벼운 바디감과 고소한 끝 맛이 아몬드 브리즈를 마실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곱게 갈린 쌀알이 느껴지는 것도 호랑이배꼽만의 매력이다. 막걸리 마니아에게는 심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호랑이배꼽의 패키지를 보고 귀여움을 느낀 힙스터라면, 그들이 딱 좋아할 만한 매력의 맛을 가졌다.
3. 집사들을 위한 막걸리, 냥이탁주
고양이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것은 콘텐츠를 만드는 미디어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고양이는 무조건 승리한다’라고 말한다. 고양이를 다룬 콘텐츠는 말이 통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사랑을 받거든. 그런 고양이가 막걸리계에 진출했다. 바로 ‘냥이탁주’다.
이름만 듣고 고양이님이 마시는 막걸리인 줄 알았다. 하지만 냥이탁주는 집사(인간)들을 위한 막걸리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만든 탁주이기 때문에 냥이탁주라는 이름이 붙었다. 냥이탁주는 앞선 막걸리와 다르게 시큼함이 도드라지는 막걸리다. 오미자가 첨가되었기 때문이다. 상큼하고 가볍게 마시고 싶다면 ‘냥이탁주 후레쉬’를, 조금 묵직한 밸런스를 느끼고 싶다면 ‘냥이탁주 9도’를 마실 것을 추천한다.
4. 토란으로 막걸리를 만든다고? 시향가
힙한 막걸리를 마시는 이유 중 하나. 그것은 마시는 술병을 인스타그램 등에 인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향가 탁주는 그야말로 인스타에서 어울리는 막걸리다. 마치 플란다스의 개에 나올법한 병 우유, 혹은 고급 카페에서 파는 병에 담은 밀크티를 닮았다고 할까?
시향가 탁주가 독특한 점은 막걸리에 ‘토란’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토란의 맛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음미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하지만 돌이켜보니 토란은 국으로만 먹어봤다). 다만 투병한 병의 디자인처럼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었다. 다소 걸쭉한 토란국을 생각했다면 금물. 가볍고 부드러운 맛이 우리의 목을 즐겁게 만든다. 마치 인스타그램에서 빛나는 나의 시향가 인증샷처럼 말이다.
원문: 마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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