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 Wealth of Common Sense의 「The Path of the Mona Lisa, Pop Culture & NFTs」를 번역한 글입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1507년에 모나리자를 그렸다.
30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후, 이 그림은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그림 중 하나는커녕 다빈치의 최고 걸작 축에도 속하지 못했다. 1750년 프랑스의 미술 전문가들은 세계 100대 그림을 선정했지만, 그 목록에 모나리자는 없었다. 1850년대가 되자 라파엘과 티티안 같은 작가의 작품이 모나리자보다 거의 10배나 되는 가치로 평가받았다.
모나리자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 되기까지는 4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1911년, 루브르 박물관에서 일하던 한 잡역부가 하룻밤 동안 물품 창고에 숨어 있었다. 모나리자의 크기는 우리 예상보다 작다. 다음 날 아침 그는 모나리자를 셔츠 속에 감추고 걸어 나갔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림이 도난당했을 당시, 모나리자는 루브르 박물관은 말할 것도 없고, 걸려 있던 코너에서도 유명한 그림이 아니었다. 누군가 그림이 사라진 것을 알아채기까지 하루가 넘게 걸렸다. 모나리자가 암시장에서 팔리려고 하기 전까지 2년 동안 아무도 그림이 어디 있는지 몰랐다. 마침내 루브르 박물관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모나리자는 하룻밤 사이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 되어 있었다. 도난당했다가 돌아온 그림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제 이야기를 가지게 되었다. 보관 장소도 있었다. 그리고 대중문화 현상이 되었다.
모나리자는 500년도 더 전에 그려졌지만, 세계 최고 걸작들의 가치에서 20%를 차지할 정도로 유명해졌다. 모나리자의 가치는 얼마일까? 10억 달러? 20억 달러? 비웃을 수도는 있지만 누군가 그 돈을 주고 사 갈 것이다. 모나리자가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라고 한다면 얼마 정도 가치가 있을까? 얼마나 많은 초부유층이 자신의 부를 과시하기 위해 그 그림을 사려고 할까?
모나리자의 재미있는 점은 경외감을 갖든 실망에 빠지든 일단 모두가 모나리자를 본다는 것이다. 다른 반응은 없다. 그림을 본 후 ‘듣던 대로네’라고 생각하거나, 완전히 실망하거나 둘 중 하나다. 인터넷 시대에 사람들은 세상을 그렇게 본다.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블록체인의 토큰을 다른 토큰으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암호 화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좋아하거나 혐오하거나 둘 중 하나다. 중간은 없다. 크립토 펑크(Crypto Punks)의 최고 가격을 살펴보자.
각각 1만 개의 고유 픽셀로 그려진 캐릭터가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저장되어 있다. 일곱 자리 금액으로 팔린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더락(EtherRocks)에 20만 달러 이상을 지불한다. 이더락이 뭘까? 말하자면, 본질적으로 인터넷상의 장난감 바위다.
Current #EtherRock Price Floor: Ξ69 Ether ($216,453)
Rock ID 95 Ξ69 Eth
Rock ID 91 Ξ71 Eth
Rock ID 97 Ξ74.9 Eth
Rock ID 65 Ξ75 Eth
Rock ID 52 Ξ80 Eth
Rock ID 43 Ξ84.44 Eth
Rock ID 81 Ξ88Recent Sales
Ξ47.5 Eth 33 min ago
Ξ96 Eth 9 hr 59 min agoATH
Ξ96 Ether 9 hr 59 min ago pic.twitter.com/Yq6BFUWyMI— EtherRock Price (@etherrockprice) August 12, 2021
물론 안 될 건 없다. 이더락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러한 장난감 인터넷 바위는 단 100개만 만들어졌다고 한다. 요즘 희소성처럼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 그림판으로도 그릴 수 있는 구불구불한 선 그림에 큰돈을 쓴다.
암호화폐나 기술 분야에 종사한다면, 이런 유행에 낙관적이어야 한다. 기술 계약서에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좋게 해석될 만하다. 암호화폐나 기술 분야에 종사하지 않는다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분명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사람들은 JPEG로 된 그림 한 장을 사기 위해 여섯 자리, 또는 일곱 자리, 심지어 여덟 자리 금액을 쓴다.
하지만 또 말도 안 되는 것은 인간 그 자체다. 인간은 항상 온갖 미친 짓을 벌인다. 미신을 믿고, 출세를 지향하며, 감정적이고, 규칙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우스꽝스러운 것들을 사들이고 비슷한 결정을 내린다. 여기에 관심이 있는 기술 관련자들은 예술계와 비교했을 때 타당한 현상이라고 말할 것이다.
예술작품은 왜 가치가 있을까? 사람들은 그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희소성이 있으니까. 그리고 값비싼 예술작품을 사면 내가 얼마나 부자인지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기 때문이다. 예술작품과 NFT이 비슷한 점이 있지만, 완전히 다른 점은 예술계가 예술작품의 가치를 아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마치 암호화폐 세계가 NFT를 가치 있게 만들려고 하는 것과도 같다. NFT가 가치 있게 되길 원하기 때문이다.
20대 후반의 기술 관련자라고 상상해 보자. 2016년 관련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가 기분에 1만 달러 상당의 이더리움을 샀다. 그 1만 달러가 이제 3,500만 달러 정도의 가치가 되었다. 그 짧은 시간에 엄청난 돈을 번 것이다. 본질적으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돈이다. 그러할진대, JPEG 형태의 픽셀로 만들어진 그림이라고 안 될 것은 없지 않을까? 동료들이 그 JPEG가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면 가치가 있는 것이다. 적어도 지금은.
모나리자가 이야기를 갖기까지 유명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하자. NFT가 가진 이야기는 희소성, 커뮤니티, 그리고 너무 많은 돈을 가진 정말 부유한 기술 관련자들이다. 하지만 모나리자를 다루는 소셜 미디어는 없다. 어떤 이유를 내세워 가격을 밀어 올리는 온라인 커뮤니티도 없었다. 군중심리는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지금처럼 집단적인 행동이 인터넷 같은 가속기를 가진 적은 없었다.
따라서 디지털 예술작품이 유명세를 치르게 된다면, 400년 이상이 걸릴 것 같지는 않다. 아마 한 400분 정도. 이는 디지털 예술작품 마니아들에게 긍정적인 소식인 동시에 부정적인 소식이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이 분야의 혁신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훨씬 더 빠르게 유명세를 치렀다가 다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사람들이 디지털 예술작품에 지불하는 가격은 말도 안 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영국 음악가 브라이언 이노(Brian Eno)는 “문화적 대상이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전화기가 대화를 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가치가 있는 것이다. NFT 붐에 대해 알아야 할 건 그것뿐이다.
원문: 피우스의 책도둑 &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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