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비슷비슷했던 IT 제품 시장에 등장하자마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1990년대에는 급격히 매출이 떨어졌고, 시장점유율과 수익성 모두 악화되었다. 급기야 고객들이 외면하면서 회사는 파산 직전에 이를 정도였다. 대체 1990년대의 애플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우리 회사가 걸어갈 때, 경쟁사는 달리고 있다
먼저, 1990년대 Apple의 매출이 떨어지게 된 이유는 경쟁사의 기술 진보를 꼽을 수 있다. 당시 컴퓨터 시장의 주도권은 IBM이 쥐고 있었고, 거기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윈도우 3.0이 출시되면서 애플의 맥과 유사한 기술 차별점을 지니게 되었다.
두 번째로 진입장벽을 만들지 못한 점도 경쟁 우위를 유지하지 못한 원인이 된다. 다른 제조사가 맥 복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맥 OS 라이선스를 허용했던 정책은 맥 OS만의 고유한 장점이 희석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세 번째 원인으로 과도한 투자와 파트너십으로 재정 관리가 엉망이었던 점이 있다. 그들은 혁신적인 OS를 개발하기 위해 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였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과도한 투자로 재정은 더욱 악화되었고, 결국 IT 기업의 핵심 R&D 역량에 제대로 투자하기 어려워지면서 경쟁 우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영 악화를 경험하면서 당시의 CEO 역시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나름 고심하였다. 스티븐 잡스가 떠나고 여러 CEO들가 다양한 전략을 펼쳤지만 아쉽게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Sculley의 재임 시기에는 라인업을 다양하게 추구하면서 출판과 교육 분야의 마케팅에 집중하였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IBM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새로운 OS를 만들었고, 최상위 고급 기종부터 저가형 라인까지 다양한 PC 라인업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출판과 교육 분야에서 애플만의 인터페이스가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나 시장 점유율을 8%까지 올리게 되었다.
그러나 결국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이유는, 특허 등의 기술 진입장벽을 만들지 못해 경쟁사의 빠른 추격을 허용하였기 때문이다. MS 역시 맥과 유사한 인터페이스를 구현하면서 애플 맥 PC만의 차별점이 희석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시장의 트레이드 오프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모든 타겟에 맞춰 다양한 라인업을 출시하면서 경쟁력이 흔들린 결과라고 볼 수 있다.
Spindler, Amelio의 재임 시기에는 개방형 정책을 취해 맥 OS를 복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거나 IBM과 조인트 벤처를 만드는 등의 시도를 취하였다. 하지만 진입장벽을 만들거나 맥 OS를 타 제조사가 사용하는 데 있어 Recurring Revenue를 만들거나 하는 비즈니스로 연결하지 못한 채 개방하여, 결과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낮추게 되면서 경쟁력을 잃었다고 보인다.
이렇게 애플이 허덕거릴 때 다시 스티브 잡스가 돌아왔다. 그가 돌아와서 가장 먼저 취했던 전략은 어지러웠던 라인업을 단순화하였다는 점이다. 맥만의 장점인 사용 편의성을 크게 개선하는데 집중하여 성공적으로 침체기에 빠진 애플의 PC 시장을 끌어올렸다.
라인업을 매우 단순하게 만들어 타겟층을 좁혔고, 기존과 다르다는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워 혁신의 이미지를 강조하였다. 감성에 입각한 디자인과 기술의 혁신이 만나 프리미엄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모든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가져가기보단, 세그먼트를 세분화하여 프리미엄 시장에 일관성 있게 타겟팅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애플이 경영난을 겪었을 시기부터 오늘날의 애플이 있기까지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HW 제조사에서 벗어나 애플 페이, 애플 뉴스, 애플 헬스와 같은 SW·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면 앞으로 애플의 PC 사업은 경쟁력이 지속 가능할까?
그렇게 독특하고 신선했던 애플도 1990년대 휘청거렸던 것처럼, 미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의 사업 경쟁력은 지속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거기에 애플 다른 제품군의 기술을 PC에 재적용하고 연결하면서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거라 예상한다. 상식처럼 당연시되었던 USB 동글과 같은 표준을 제거하고 터치와 같은 기술을 적용하면서 PC는 더욱 진화해 나갈 것이다.
또한 PC에서 적용할 수 있는 SW·서비스를 추가하면서 프리미엄 PC 시장을 더욱 공고히 다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공급자와의 협상력을 줄이기 위해 자체 칩셋을 개발하고 자체 원천 특허를 확보하여 타 경쟁사와의 추격 간극을 넓힐 것이다. 여전히 대중 시장에는 IBM, MS가 지배적이겠지만, 프리미엄 시장은 애플이 지배적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원문: 여행하는 기획자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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