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정 나무창작소도토리 협동조합 대표: 경력단절 여성들로 구성돼 지역사회와 가치 공유
서울시 양천구에 있는 나무창작소도토리 협동조합을 찾았습니다. 근처에는 양지근린공원, 한울근린공원 등 크고 작은 공원이 인접해 있었는데요. 목공을 하는 나무창작소도토리 협동조합과 잘 어울리는 위치더군요.
지난 2020년 3인의 목공 공예가(이승정 대표, 명미영 이사, 김영선 작가)가 나무창작소도토리 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초기성장지원사업’을 통해 협동조합을 설립했고, 예비마을기업에 선정됐습니다.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주관한 ‘포스트 코로나 대응 2020년 롯데홈쇼핑 입점판매 및 성장지원사업’ 선정되기도 했고요. 작년엔 ‘2020 서울여성공예창업대전’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경력단절 여성들이 만나 목공을 통해 제2의 직업을 꿈꿉니다. 이승정 대표와 명미영 이사를 만나 나무창작소도토리 협동조합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래는 이승정 대표와의 일문일답입니다.
Q. 나무창작소도토리는 어떻게 시작됐나요?
A.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뭉친 것이 아니라, 자녀들의 동아리 활동을 통해 만나게 됐어요. 자녀들이 다니는 서울신은초등학교에는 아이들을 위한 목공 동아리가 있었는데, 여기 회원으로 들어가면서 접하게 됐습니다.
목공이라는 것이 선생님 혼자서 아이들을 돌볼 수 없잖아요? 선생님을 보조하며 교육 기부 활동을 한거죠. 5년 동안 교육 기부 활동을 하다 보니 목공이 자연스럽게 취미가 됐고요. 이 취미를 잘 살려 우리들의 공방을 열어보자고 해서 만든 것이 나무창작소도토리 협동조합입니다.
아이들의 목공 시간을 보조하는 교육 기부 활동에서 시작했다 보니, 목공을 위한 주제 또한 교육 문화에 맞춰졌는데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숲속 플리마켓’이라든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목공 클래스’ 등을 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간단한 목공품을 만들고, 지역 주민들을 위한 정규 수업엔 기획부터 톱질, 조립까지 ‘DIY(Do it Youself)’ 과정을 열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키트나 작은 생활소품 등을 만들기도 하면서 말이지요.
본격적으로 협동조합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입적인 면은 많지 않지만,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초기성장지원사업 및 예비마을기업 선정 등을 통해 꾸준하게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지원을 통해 원목 휴대폰 거치대라던가 마스크 걸이 등의 제품을 많이 만들 수 있었는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양천구청 등에 납품하기도 했습니다. 원목 휴대폰 거치대의 경우 온라인 펀딩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Q. 같은 경력단절 여성들이 만난 거네요?
A. 네, 그렇지요. 결혼 전에는 각자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결혼을 하고 자녀들을 키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회사를 그만두고 경력단절이 됐어요. 목공이라는 취미가 생겨 다시 목공방까지 만들게 됐네요. 디자인을 했던 분도 있고, 회계를 하던 분도 있는데요. 목공을 통해 제2의 새로운 직업을 찾게 됐습니다.
만들고 싶은 작품이나 생활소품을 생각한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에서 목공의 매력을 느꼈습니다. 나무가 주는 자연적 느낌도 좋았고요. 다시 내 일이 생겼다는 것에서 설렘도 있고 기쁨도 있지만, 지금의 나무창작소도토리 협동조합이 꾸준한 수익을 내기 위해선 계속해서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제품을 기획, 개발해야 할 것 같아요.
Q. 펀딩을 준비하는 원목 휴대폰 거치대는 어떤 건가요?
A. 원목 휴대폰 거치대는 우리 나무창작소도토리의 효자 제품이에요. 이미 양천구청에서 이 거치대를 500개 이상 구입하기도 했고요,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펀딩하게 될 제품이기도 합니다.
스마트폰, 태블릿을 많이 사용하는 현대인들이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이에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수업이 많아졌잖아요? 눈높이에 맞는 휴대폰 거치대가 있다면 피로감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바른 자세로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을 거예요.
원목 휴대폰 거치대에 들어가는 주요 자재, 부자재 모두 친환경 재료로 준비했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을 안정성으로 꼽았어요. 아이들이 사용하는 제품이라 생각하고 신경을 많이 썼지요.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제품을 수정하고 또 수정하며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처음에는 모서리 부분이 각이 진 모습으로 만들었는데요. 명미영 이사님이 이 끝부분을 다듬으면 어떻겠냐고 해서 지금의 라운드 모양이 됐습니다.
Q. 협동조합을 운영할 때 어려운 점은 어떤 게 있나요?
A. 생각보다 정부 지원 사업이 많더라고요. 위에서 언급한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초기성장지원사업 및 예비마을기업 등이 예가 되겠네요. 그런 것들을 찾고 지원하고 하는데 있어 조금 더 많은 직원이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재 3명이 나무창작소도토리 공방을 이끌고 있는데, 더 많은 이들과 함께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수익 모델이 생겨야겠더라고요.
아직까지는 수입이 불규칙하기에 나무창작소도토리를 함께 운영할 분들을 찾기가 쉽지 않네요. 직원들 간의 사업에 대한 서로 다른 온도차도 고려해야 하더라고요. 아직까지 그리 많은 수익이 되지 않다 보니 여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으니까요.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꾸준하게 목공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이를 지속적인 수익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좀 더 전문적인 목공 제품을 위해 시간을 할애해서 캐드 같은 수업을 계속 받고 있고요. 계속해서 목공을 통한 수익화 모델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키트 개발이라든가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해 목공 용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나무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많이 없고, 이를 활용한 활동도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는데요. 나무를 통해 장난감을 만들고, 필요한 생활소품 등을 만드는 이런 과정이 참 의미 있는 것 같아요.
경력단절 여성이지만 만들고자 한 것들을 바로 만들 수 있는 목공이란 것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거나 지역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목공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잘 살려 경력단절 여성들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고, 이를 아이들이나 지역 주민들과도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원문: 이로운넷 / 작성: 이기동 청년기자(8기),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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