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복지는 이제 멤버들의 회사에 대한 애정을 넘어 기본기로 느껴지고 있다. 그러면 경영학의 시조새인 피터드러커는 이러한 복지에 대해 뭐라고 이야기하고 있을까? 드러커는 다음과 같이 복리후생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이야기한다.
기업에서 복리후생비는 임금과 원가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비용이다. 그러나 퇴직제도나 건강보험 등 각각의 프로그램은 관리가 잘되고 있는 반면, 복지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관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고 있다. 이렇게 커다란 원가중심점을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잘못된 경영이다. 또한 단순 비용보다도 복리후생에 훨씬 많은 위험이 존재한다. 지금부터라도 경영진은 복리후생을 경영자의 진정한 책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구체적으로 복지제도는 다음과 같은 모습이 되어야 한다.
- 수혜자인 근로자에게 비용 대비 가장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체계적인 복지제도를 마련해야한다.
- 복리후생비의 하한선을 정해야 한다.
- 각각의 노동 집단이 복리후생 프로그램을 별도로 마련해서 금액을 납입하는 대신, 기업 차원의 전체적인 복리후생 규모를 결정한 다음 노동 집단이 자신의 니즈에 부합되는 복리후생 혜택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옳다.
- 복리후생제도 관리에 대해서는 작업공동체가 최대한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
- 『고용, 소득, 복리후생 from management』 피터 드러커, 1973
이를 현대적으로 풀면, 그리고 경험을 반영하면 다음과 같다.
- 근로자에게 언제나 제공해줄수 있는 아주 좋은 혜택보다는 정말 필요할때 도움이 되는 좋은 혜택이 훨씬 의미 있다. 예를 들어 근로자가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 지급 능력이 있는데도 의료비 전액을 부담해주는 것보다는, 실직했을 때 의료비를 부담해주는 것이 훨씬 큰 혜택이 될 수 있다.
- 최소한의 복지는 회사 설립시부터 해줄 수 있는게 좋다.
- 국내 실정상 건강보험은 이미 대부분 국가의 정책에서 커버가 된다. 그렇다면 국내 실정에 맞게 커피, 야근 식대,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분위기 등을 갖추면 더욱 좋다.
- 일괄적 복지보다는 선택적 복지가 좋다. 브라운백의 경우 2018년부터 선택적 복지를 실험적으로 도입하고, 2019년부터 전사적으로 도입해보았는데 멤버들의 만족도가 매우 좋았다. 예를들어, 2030의 경우 건강검진에 대한 니즈가 낮고, 여행에 대한 니즈가 높았다.
- 근로자들의 현금 부담을 줄일수 있는 복지가 좋다. 역시 꼭 필요한 것을 대체해줄수 있는게 좋다는 의미다. 예컨대 필요없는 선물보다는 필요한 식대가 훨씬 도움이 된다.
- 커뮤니티의 의견을 잘 반영하는게 좋다.
브라운백에서 기존에 복지 제도를 선택할때는 탑다운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 멤버에게 건강검진을 제공한다거나 하는 것이 기획되었다. 그런데 실제로 멤버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여행이나 휴무를 좋아했고, 연차의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것에 대한 지지가 높아서 그것부터 실행했다.
그 이후로는 아예 리더급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구성해서 복지 및 리크루팅(추후 설명 예정)의 기능을 확장했다. 이렇게 하니 시간을 더 잘 쓸 수 있고, 진짜 필요한 복지를 한정된 자원에서 먼저 제공할 수 있었다.
드러커는 현금소득보다 여가에 대한 선호, 업무보다 복리후생에 대한 선호는 합리적인 선호라고 지적한다. 복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근로자의 주요한 요구이자 니즈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근로자들은 이제 단순히 업무를 하러 회사에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일부를 할애해서 회사에 오기 때문이다. 동료들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영자는 이제 큰 코를 다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우리는 과연 동료들의 삶을 필요에 의해서 존중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회사는 구글처럼 멋진 복지를 제공하며 지금의 사업을 키울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최고의 복지를 제공받는 대기업의 임직원은 회사에서 모두 행복한가? 그렇지 않다.
의식주의 해결이 어느정도 해소된 지금의 사회에서 가장 먼저 갖추어져야 할것은 인간 대 인간의 존중과 시선이다. 이를 갖추지 못한 복지는 위선에 가깝게 전달되기 좋고, 이를 갖추지 않은 복지는 자기만족과 멤버들의 불만 사이에서 격차를 극복하기 어렵다.
좋은 실적과 성과를 내야하는 경영자의 입장에서 복지는 하나의 과제로 인식되기 쉬운데, 가장 근본적인 출발점은 그게 아니라 멤버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있다. 그들이 어떤 생각인지,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지 리더들은 정말 알고 있는가?
이것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인텔의 전설적인 경영자 앤디 그로브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1대1 면담은 업무 관계를 유지시키는 기본적인 방법이다. 일반적인 회의를 갖는 것과 정기적으로 1:1 면담을 진행하는 것은 굉장한 차이가 있다.
일대일 면담을 하는 좋은 방법은 다음과 같다.
- 관리자는 자신의 직속 부하 직원과 모두 면담을 해야한다.
- 일대일 면담의 횟수는 해당 직원의 업무 성숙도(TRM)에 따라 결정한다. 가령 업무 성숙도가 낮으면 주당 1회, 경험히 풍부한 베테랑이라면 월에 1회 정도로 한다.
- 업무 분야에서 변화가 잦은 경우 리더의 지식 성숙도를 높이고, 그게 어려운 경우 면담을 좀 더 자주해서 업무 진행 속도와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
- 1:1 면담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짧으면 인사만 하고 본론은 거론되기 어렵고 너무 길면 부담이 크다.
- 일대일 면담의 장소는 상사의 근처가 아니라 부하직원의 근처나 희망 장소가 좋다. 그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 면담 주제는 반드시 미리 배포되어 부하직원이 사전에 준비하고 상사는 정보에 대한 대응 위주로 준비한다.
- 면담에서 상사는 부하직원의 설명을 이끄는 유도의 책임과 상황을 파악하고 코치하는 역할을 맡는다. 부하직원이 자신의 문제를 잘 이야기하도록 만들수 있을수록 좋은 상사이다.(from Drucker)
- 부하직원이 자신의 문제를 잘 이야기하도록 하려면 질문을 하나 더 하라!
- 이 모든 것의 목적은 성장과 문제해결이다. 이것을 잊으면 산으로 간다.
2021년을 맞은 지금 회사의 복지를 채우는 요소는 과거보다 다양하지만, 사람이 중심에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더 건강한 회사, 웃음이 가득한 조직, 완벽한 행복(BLISS)이 있는 조직은 리더에게서 비롯된다.
원문: 손종수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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