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매거진’은 뭐고 ‘브런치 북’은 뭘까? 무슨 차이일까?
앞서 브런치 북부터 만들면 안 되는 이유를 이야기했습니다. 순서를 건너뛰고 바로 브런치 북을 만드는 이유는 무언가 결실을 먼저 내어 보이고 싶은 조급함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또 다른 이유도 있을 겁니다. 브런치 북과 브런치 매거진, 그 둘의 차이를 정말 몰라서란 이유 말이죠.
브런치 북이 생긴 초창기에나 브런치가 그 메뉴에 대한 홍보를 하고 취지나 사용법을 이야기했을 뿐, 이제 브런치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 둘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 기회가 없고, 그렇다 보니 브런치 매거진과 브런치 북으로의 수순을 모르는 게 어쩌면 당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브런치 공모전을 브런치 북으로 진행하니 단계를 넘어선 시도는 오히려 더 활발해졌습니다.
슬기로운 브런치 생활을 위해선 그 둘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브런치 매거진은 하나의 큰 폴더와 같아서 나의 글을 카테고리화해 모으는 것이라 말씀드렸습니다. 브런치 북은 브런치 매거진이 어느 정도 무르익었을 때 책과 같은 형태로 발행해 보는 기능입니다. 제가 계속해서 글→브런치 매거진→브런치 북의 수순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이제 그 차이를 알았으니 우리는 한 단계 더 나아간 질문을 해야 합니다. 브런치 매거진과 브런치 북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 말입니다. 브런치는 그리 어렵지 않은 플랫폼이지만 브런치 매거진과 브런치 북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영향력이 크게 달라집니다.
브런치 북이 없던 시절엔 다섯 권의 책 모두 브런치 매거진을 통해 출판사 연락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브런치 북을 통해 연락 올 가능성이 높고, 브런치 공모전도 브런치 북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전략을 잘 짜야 합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출판사 에디터님들께선 브런치 북뿐 아니라 브런치 매거진이나 쌓여 있는 글 모두를 참고하십니다. 브런치 북 하나 달랑 만들어선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브런치 매거진과 브런치 북의 활용법을 볼까요? 우선, 아래 그림을 먼저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1. 브런치 북과 브런치 매거진을 병행하는 경우
브런치 매거진에 더 이상 쓸 것이 없는 때가 올 수 있습니다. 이땐 브런치 매거진을 그저 놔두기보단 매거진 내에서 좋은 글 10–20개 정도를 골라 브런치 북을 발행해보는 겁니다. 책을 만들어본다는 기분으로, 목차도 스스로 짜 보고 결에 맞게 글을 재배치해봅니다.
그럼 자연스럽게 내 브런치 매거진과 글이 브런치 북으로 홍보가 됩니다. 브런치는 출판사가 예의 주시하는 플랫폼이고, 브런치는 브런치 북을 장려하므로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 전면에 브런치 북을 노출합니다.
이럴 경우, 그럼 남아 있는 브런치 매거진을 어떻게 할까 생각해봐야 합니다.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요. 브런치 북을 발행했으나 브런치 매거진을 남겨두고 병행하는 경우 또는 없애는 경우입니다.
병행하는 경우는 이유가 명확합니다. 더 쓸 것이 남아 있거나, 아니면 해당 브런치 매거진으로 독자 유입이 많이 되기 때문에 굳이 없앨 필요가 없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제 경우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의 브런치 매거진과 브런치 북을 둘 다 운영합니다. 브런치 북은 출간 도서 홍보용으로 맛보기 글을 제공하고, 브런치 매거진은 네덜란드를 검색하는 분들을 유입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브런치 매거진을 없애는 경우는 다른 매거진으로 운영하는 경우입니다. 더 이상 쓸 것이 없으므로 주제를 바꾸고, 브런치 매거진의 제목을 바꾸어 글을 써나가는 거죠. 자, 이때 팁을 하나 드리자면, 기존 매거진에 있던 글은 지우면 아까우니 브런치 매거진 중 하나를 습작 노트로 만들어 해당 매거진에 기존 글을 모아 두는 겁니다. 분명, 언젠가 다시 그 글을 사용할 날이 오게 될 겁니다.
2. 브런치 북만 운영하는 경우
브런치 북을 만들고 브런치 매거진을 더 이상 운영 안 하는 경우입니다. 첫 번째에서도 언급한 내용인데, 또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브런치 매거진은 10개까지만 만들 수 있으므로, 10개가 꽉 찼을 땐 말 그대로 브런치 매거진을 졸업 시켜 브런치 북으로 만든 후 매거진을 삭제하거나 다른 주제로 써나가는 방법입니다.
만약 브런치 매거진을 운영하다 그 매거진을 책으로 출간한 경우 몇 개 글을 골라 브런치 북을 만든 후, 해당 매거진과 글은 삭제하거나 숨기는 것도 방법입니다. 물론, 저는 책으로 출간이 되어도 출간 이전에 쓴 글은 지우지 않고 남겨두는 편입니다.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운영 방법을 택하시면 됩니다.
3. 브런치 매거진과 브런치 북 둘 다 운영하지 않는 경우
물론 두 메뉴 모두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저 글을 쌓아가는 방법인데요. 주제나 장르에 상관없이 우선 글을 쭉 이어나간다면 저는 이 방법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많이 모아 놓으면, 그 안에서 패턴이 보이기 시작하고 서로 엮고 카테고리화 할 수 있는 글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처음 글을 쓰실 때 콘셉트나 주제가 불분명하다면 우선 손길 가는 대로 글을 많이 쓰고 모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나중에 자연스럽게 카테고리화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때 브런치 매거진을 만들면 좋겠죠.
4. 브런치 매거진만 운영하는 경우
저는 브런치 시작하실 때, 최소 세 가지 이상의 매거진을 만드시라고 추천합니다. 업세이, 에세이 그리고 취미나 좋아하는 것에 대한 매거진을 만드는 건데요. 다양하게 벌여 놓고 글을 써야 한 주제에 매몰되거나 막힘 없이, 서로 보완하며 글을 써나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매거진을 글로 채워 나가면 되고, 브런치 북은 서둘러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브런치 북을 만들어야 하는 시점은, 브런치 매거진에 글이 많이 쌓였을 때와 주제가 명확해져서 더 많은 사람에게 핵심을 전달하고 싶을 때입니다. 그 시기가 브런치 북 공모전과 맞닿아 있으면 금상첨화일 거고요.
마치며
이렇게 브런치 매거진과 브런치 북 활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차이점에서 더 나아가 활용법을 깊이 고민하셔야 합니다. 브런치 매거진의 주제가 명확하지도 않은데 서둘러 브런치 북을 만든다거나, 독자 유입에 큰 역할을 하는 효자 브런치 매거진을 삭제한다거나 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다시 한번 더. 글→브런치 매거진→브런치 북 수순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글이 모여 매거진이 되고, 그 매거진을 책으로 알린다는 마음으로 말이죠. 제 글을 읽으셨다면 꼭 그러시리라 믿습니다. 너무 자주 말씀드려서 제 입이, 아니 제 손이 아플 지경입니다.
나에게 정말 많은 기회를 가져다줄 브런치. 그 브런치를 채우는 건 바로 내 글이란 것도 함께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모두의 글쓰기와 슬기로운 브런치 생활을 응원합니다!
원문: 스테르담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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