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사람도 성공할 수 있을까? 정답은 ‘예’다. 다만 게으름을 능력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무슨 일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하기 좋든 싫든 해야만 하는 일을 빠르게 끝내야 한다.
이러한 순간적인 몰입과 집중은 시간 제약 없이 일할 때보다 오히려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 순간 게으름은 능력으로 바뀌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게으른 천재’들이다.
게으른 천재가 탄생하는 과정
게으른 천재는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지만 천성이 게으른 탓에 크게 성공하지 못하거나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훨씬 적은 노력으로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충분한 성과를 내는 사람을 의미한다. 사실 천재들은 게을러지기 쉬운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조금만 노력해도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으니 굳이 노력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게을러지기 쉽다.
게으른 천재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 분야는 스포츠 분야다. 어떠한 스포츠든 신체적인 능력을 타고나면 훨씬 유리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스포츠에서는 게으른 천재들이 많이 탄생한다. 오래전부터 성실함은 선이고 게으름은 악으로 구분되어 왔다. 그래서 분명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인 물의나 잘못된 선택으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에게 ‘게으른 천재’ 혹은 ‘악마의 재능’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이 달라졌다.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게으름이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고 게으른 천재가 무조건 어리석은 것도 아니다. 세상이 발전하는 만큼 요구하는 능력들도 더욱 많아졌다. 더 열심히 일할수록 더 많은 일들을 해야 하고 여유를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기 시작했다. 재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격렬하게 게으른 천재가 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게으른 천재들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유형을 다르게 해석하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만 무섭도록 집중하기 때문에 천재일 수도 있다. 즉, 그 외의 일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해서 게을러 보이는 것일 뿐이다. 실제로는 스스로 재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게 맞는데 그 방법이 극히 효율적이거나 일반의 방식과는 매우 동떨어져서 오히려 게으르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특히나 게으른 천재 타입은 혁신을 창출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등 글로벌 기업의 CEO들이 게으른 천재를 좋아한 이유다. 이러한 유형은 일이 귀찮아지는 이유와 비효율적인 요소를 한눈에 알아보고 고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창의적으로 일을 처리한다. 이와 반대로 오히려 노력하고 부지런한 타입은 일이 비효율적으로 돌아가더라도 조금 더 몸으로 고생하며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혁신과 창의적인 일에는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예전과 다르게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대체한다. 이러한 빠른 변화는 몇 년 사이에 수십 개의 직업을 새로 탄생시키기도 하고 수십 개의 직업을 없애기도 한다. 현재 잘 나가는 기업들은 단순 반복적인 일을 수행하기 위한 성실함이 아닌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혁신을 인재를 더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여기에 가장 적합한 유형이 게으른 천재인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게으른 천재가 아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게으른 천재가 아니다. 천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게으른 천재와 일반인의 공통점은 게으르다는 것 하나밖에 없다. 편하게 쉬고 싶다는 본능만 같을 뿐이다.
그렇다고 게으른 천재에 대해 무력함과 상실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실제로 이런 사람들은 주변에서 찾기도 힘들며 대부분의 노력으로 실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할 정도로 경쟁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일반인들은 비슷한 재능이라면 조금 더 노력한 사람이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게으른 천재는 아니더라도 그들이 일을 처리하는 방법들의 핵심원리만 알고 이들을 흉내만 내도 충분히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다.
게으름을 능력으로 바꾸는 방법
게으른 천재와 일반인이 가장 큰 차이점은 멈추는 것이다. 게으른 천재는 일이 잘되건 못되건 어느 정도의 노력을 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멈추고 휴식을 취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도중에 멈추지 못한다.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더 돈을 벌기 위해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더라도 과감하게 멈추지 못한다.
게으름을 능력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멈춰야 한다. 해야 할 일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일로 인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보다 나은 성과를 만들기 위해 창의적인 방법을 찾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어떤 훈련이 필요한지 조금 더 상세하게 살펴보자.
1. 생각 멈추기
주어진 일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조급하게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불 가리지 않고 그렇게 하다 보면 실수가 잦아지고 사고가 터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금방 지치게 된다.
너무 잘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일이란 것은 흐름이 있다. 일찍 성공을 맛보면 금방 나태해지고 목표를 잃을 수 있다. 반면에 너무 늦게 성공하면 그 과정이 매우 힘들 수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자연스럽게 풀리게 된다.
너무 무리해서 일을 그르칠 필요가 없다. 무리하면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 위염, 장염 등을 달고 산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감정이 예민해지고 일은 더욱 풀리지 않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럴 땐 외부와 차단된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 공간은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다. 공간을 만들기 위해 주로 활용하는 것이 명상인데 명상이라는 것은 굉장히 이로운 행위이기는 하나 아직 낯선 것이 사실이다.
너무 거창하게 명상을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간단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행동들을 멈추어 보자. 스트레스와 함께 생각나는 일들이 있을 것이다. 이 일들을 잠시 머릿속에서 삭제한다. 일단 멈추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아… 이거 지금 안 하면 안 되는데…’이다. 이러한 생각들은 자신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정작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떠오르는 모든 생각을 멈추어야 한다.
단순하게 생각하기
잠깐 멈추었더니 마음이 한결 후련해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멈춤도 잠시 또다시 하는 일마다 안 풀리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직장에서는 행동 하나하나에 결정을 해야 하고 이 결정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결과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 결정을 할 때마다 신중하게 해야 하고 이 선택의 기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복잡하고 힘든 결정을 내릴 때는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
축구를 잘하는 선수들 중 축구 지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선수가 스페인 축구팀 FC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했던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 사비(Xavi)다. 사비는 볼 배급과 탁월한 패스 능력으로 유명한 선수다. 당시 스페인은 짧은 패스 위주의 ‘티키타카’ 전술로 세계를 제패하고 있었고 이 중심에는 사비가 있었다.
사비가 어떻게 정보를 인지하고 행동으로 움직이는지 2014년 일본에서 뇌를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축구 경기 영상을 보여주면서 어느 장면에서 화면을 멈춘 후 어떤 동료에게 패스를 줄지 0.5초 안에 선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같은 실험을 240회 진행했고 그 결과, 사비는 일반 축구 선수들과 달리 무언가를 생각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행동이 기억이나 지식으로 저장되어 있고 이 저장된 패턴을 통해 직관적으로 축구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축구 지능이 뛰어난 선수들은 축구를 할 때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직관에 따라 움직인다. 오히려 생각을 많이 할수록 몸이 더 부자연스러워질 뿐이다. 축구를 잘하는 선수들 중 축구 지능이 좋다고 하는 선수들의 특징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평소에 반복된 훈련과 학습으로 몸에 익힐 뿐이다. 그리고 실전에서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최적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패스를 한다.
아무리 고민해도 더 이상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을 때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단순하게 생각해야 한다. 생각을 밀어내고 그저 자연스럽게 일이 벌어지게 놔두는 것. 그것이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무의식의 힘이다.
몰입 상태 지속하기
몰입은 어떤 한 분야에 집중하여 다른 생각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 순간만큼은 몰입하고 있는 내용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잡생각을 없앤 만큼 스트레스는 줄어든다.
게으른 천재들처럼 압도적인 몰입과 집중을 오랜 시간 동안 지속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일반인들은 금방 싫증을 느끼고 집중력을 잃어버린다. 몰입 상태를 지속하기 위한 힘을 길러야 한다. 찔끔하다가 스마트폰을 잠금 해제한 후 SNS 잠깐 보고 다시 해볼까, 이런 생각은 버려야 한다. 한 번 시작했을 때 꾸준히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게으른 천재들만큼 타고난 재능으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순 없지만 <생각 멈추기 – 단순하게 생각하기 – 몰입 상태 지속하기> 즉, 이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방법만 따라 해도 대부분의 상황은 나름대로 풀리고 기존의 방식보다 더 나은 성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일 중독에서 벗어나 게으른 천재들처럼 적당하게 일하고 좀 더 느긋하게 쉴 필요가 있다. 느긋하게 인생을 보냄으로써 진정한 행복과 새로운 기회들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원문: 김화초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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