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운동은 혼자 할 수 없다. 그래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누차 설득해 왔다.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싶다면, 오히려 제대로 된 교육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당신이 혼자서 해 보겠다고, 헬스클럽을 비롯한 각종 운동센터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낭비했는지 돌아보라.
비용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도 않을 운동기구를 할부로 구매해서 빨래걸이로 사용하고, 가지도 않을 운동센터들을 수도 없이 등록하고 아까워했다. 그뿐인가? 해마다 다이어트와 미용에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인가?
어떻게든 이번엔 제대로 된 근육을 만들어보겠다고 시간과 비용뿐만 아니라, 노력까지 해 보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더 혹독한 시행착오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무턱대고 아무에게나 근력운동을 배운다면, 어렵게 결심한 이번의 시작이 평생 근육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피트니스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수준 이하의 강사나 트레이너들이 도처에 있기 때문이다. 무턱대고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외모나 검증 안 된 이력만 보고 트레이너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오늘은 사이비 트레이너 구별법을 정리해 보았다.
수업할 때마다 순간 생각나는 것을 기분 내키는 대로 시키는 트레이너
근력운동은 근육 자극을 통한 회복이 무척 중요한 운동이다. 회복되지 않은 부위를 움직이면, 피로물질이 쌓여 근육생성을 방해한다. 또한 어떤 부위든 소외된 근육은 약점이 되어 신체 균형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그만큼 수업의 구성(커리큘럼)이 중요하다.
회원이 주 몇 회 나올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트레이너가 수업 차트를 만들고 진행한 수업을 개인적으로라도 기록해 놓아야 한다.
어떤 사이비 트레이너는 전 시간에 어떤 운동을 했는지 오히려 회원에게 묻기도 한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가입 전에 다른 회원들 차트를 한 번 보여달라고 하면 어떤 식의 프로그램으로 관리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순간 생각나는 것을 기분 내키는 대로 시키는 트레이너는 당신의 건강에 대한 계획이 없는 것이다.
회원을 리드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트레이너
회원과의 관계를 막역하게 만드는 트레이너들이 있다. 이것을 나쁘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친한 친구들, 어쩌면 가족보다 자주 보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서로 함부로 하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어찌 보면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트레이너로서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것에 대한 존경심을 끌어내는 것은 고사하고 만만한 상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실패한 트레이닝이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래서 선을 지켜나가야 한다. 운동은 배웠어도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소통능력을 배우지 못한 트레이너들은 너무 빠르게 그 바닥을 보여준다. 가족이나 친한 친구 사이에 무엇을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겪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어느 순간 트레이너에 대한 존경심은커녕, 불만이 생겨날 것이다. 회원을 압도하지는 못하더라도, 서로 존중하는 선을 지켜야 그 회원의 몸을 바꾸도록 설득할 수 있다.
규칙적인 반복보다는 다양성에만 초점을 맞추는 트레이너
우리가 무엇인가를 하는 것을 넘어서, 잘하게 되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 그것은 당연히 규칙적인 반복이다. 배우는 사람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교육의 대한 부담을 줄여주려면, 그리고 확실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려면 다양성보다는 규칙적인 반복을 통해 근육의 베이스를 만들면서 그로 인한 자세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트레이너의 임상이 짧을수록, 아는 것이 적을수록, 무엇인가를 더 가르치고 싶다. 아니 가르치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그것은 자격지심이다. 유능한 트레이너일수록 프로그램에 대한 확신이 있고, 그 프로그램을 단순화시킨다. 그리고 결과를 빠른 시간에 만들어낸다.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는 트레이너들이 위험한 이유는, 그 또는 그녀를 가르친 자신의 스승의 트레이닝으로 자신의 몸을 만들었고, 자신의 몸을 만든 그 트레이닝을 맹신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몸은 개인차가 존재하며, 개인차에 대한 임상경험이 그 트레이너의 철학을 만들 것이다. 이번 주 월요일에 한 운동을 다음 주 월요일에도 반복할 수 있어야 초보자 트레이닝이다. 더군다나 초보자들에게는 단순한 반복도 이미 복잡하고 어렵다.
회원의 체중을 줄이기 위해 유산소성 트레이닝만 시키는 트레이너
각종 미디어에서 비만자들을 트레이닝시키는 모습을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처음에 그러한 방송을 접했을 때는 경악스러웠다. 그리고 그 다음번 접했을 때는 피디들이 시청률 때문에 억지로 설정을 해 놓은 것이라 생각하며, 애써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사이비 트레이너들이 주변에 많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수업 시간에 당신의 체중을 줄이려고 하는 트레이닝은 유격훈련과 다를 바 없다. 유격 훈련의 목적은 정신무장이다. 당연히 해병대 캠프로 가야 한다. 2박 3일은 견딜 수 있지만 일반 대중들이 지속할 수 있는 훈련이 아니다. 당신의 몸속은 아무도 모른다. 당신도 모르고, 의사도 모르고, 트레이너도 모른다. 당연히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한다. 다음번에 가기가 두려운 방식의 수업을 진행하는 트레이닝은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지금 그러한 트레이닝을 겪고 있다면, 한시라도 빨리 말해야 한다. 나는 근육을 만드는 트레이닝을 배우고 싶다고. 묵묵히 유격훈련을 소화하는 당신의 관절은 지금도 손상을 입고 있으며, 근육생성은 고사하고 있던 근육도 조금씩 없어질 것이다.
지금 하는 운동을 왜 하는지 설명해 주지 못하는 트레이너
단순히 하라는 대로만 따라 한다면,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다. 교육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기 위해서다. 물론 근력운동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시키는 것을 하는 것이 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이 평생 개선하고 유지해야 할 근육이다. 그리고 지금 움직이고 있는 것은 당신의 몸이다. 스스로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기 위해 작심하고 시작한 것 아니겠는가.
관심 없어 하는 회원들마저도 관심을 갖게 만드는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이런 트레이너를 만나야 평생 내 몸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습득할 수 있다. 트레이너가 설명해 주지 않는다면, 운동 간 휴식 사이에 꼭 질문해보자.
이 운동을 통해 만들어지는 근육은 무엇인가요? 이 운동을 왜 하나요? 내 몸은 언제쯤 이런 몸이 가능할까요? 이 몸을 만들기 위한 앞으로의 계획은요? 그러기 위해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이 있나요?
당장 질문하고 트레이너의 대답을 경청하라. 그리고 그 또는 그녀의 설득이 당신을 설득하고 있는지 느껴보라. 당신이 궁금해하지 않는다면, 사이비 트레이너는 당신에 대한 어떤 목표도 갖지 않을 것이다.
자신만의 포트폴리오가 없는 트레이너
새로운 트레이너 면접을 볼 때마다 묻는다.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있으면 보여줄 수 있는지.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단 한 명도 면접 시에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준비해 오는 트레이너를 겪지 못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믿고 이 트레이너를 채용해야 할까?
대회 입상경력이나 자격증은 사실 검증 자료가 될 수 없다. 자신의 몸을 만드는 것과 회원의 몸을 만들어주는 것은 다르다. 자격증 역시 시간만 들이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취득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다른 사람의 몸을 제대로 만들어 준 결과물이 없는 트레이너는 당신의 몸도 제대로 만들어 줄 수 없다.
실험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트레이너의 임상경험과 더불어 포트폴리오를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공개하도록 흔쾌히 허락할 것이다. 포트폴리오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회원들에 대한 목표 설정과 동기부여에 관심이 없는 트레이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동기를 주지 못하는 트레이너
트레이닝의 목적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시간과 비용이 아깝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계속해서 트레이닝을 받는 것도 좋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당연히 우리 인생에서 꼭 알아야 하는 내 몸 관리 방법인 근력운동법은 교육을 통해 ‘셀프 트레이너’로 거듭나는 것을 목적으로 두어야 한다.
정체 상황에서 회원에게 맞는 동기부여를 해 주지 못하는 트레이너는 그 회원을 지속하게 할 수 없다.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은 단순한 트레이닝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인문학적 사고가 바탕이 되어야 하며,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그 회원의 가능성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그 소통 방법은 항상 사람이 중심이 된다.
능력이 있는 트레이너는 임상 경험을 통해 사람을 알아가고, 끊임없이 보고, 읽고, 써서 알리는 과정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세상과 어떤 방법으로든 소통하려 할 것이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을 철저히 수용하여, 자신의 안에는 새로운 창조물이 가득할 것이다. 그게 좋은 트레이너의 기준이다.
마무리하며
트레이너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대회 입상 성적이나 자격증이 아니다. 물론 기준은 될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을 설득하지 못하는 트레이너는 결국 당신이 채 깨우치기도 전에 그만두도록 만들 것이다.
어떤 훌륭한 트레이닝도 사람보다 먼저일 수는 없다. 단순히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에서 근육이 주는 혜택을 정확히 이해 시켜 스스로 근육을 유지, 개선하도록 만드는 트레이닝이어야 한다.
사이비 트레이너를 만나면 아무리 노력해서 근육을 만들어도 곧 사라질 것이다. 잠깐의 지나가는 운동이 아닌, 건강을 위한 삶의 일부가 되도록 설득하려면 트레이너의 철학이 회원들의 동기 부여로 나타나야 하는 것이다.
원문: 바디스컬터RYU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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