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제안이 옵니다. 일명 콜드메일(cold mail)이죠. 대부분은 협업을 제안하는 내용인데요. 거절을 하더라도 웬만하면 답장을 합니다. 제안을 해주신 것 자체가 감사하니까요.
그렇다고 모든 메일에 회신을 하지는 않습니다. 읽으면서 불쾌하고 화가 난 적도 있거든요. 과연 이게 나와 무언가를 해보려고 보내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이렇게 몇 번의 강제적인 경험을 하고 나니, 나름대로의 기준이 생겼습니다. 오늘은 이 기준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해요.
1. 자기소개
콜드메일 메일도 업무 메일입니다. 소속/직책/실명을 밝히세요. 상대방의 신뢰를 얻으려면 내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 합니다.
이미 나를 아는 거래처와 연락을 주고받을 때도 소속, 이름을 밝히잖아요. 더군다나 콜드메일은 상대방이 나를 모르는 상황인데, 거기서 감추는 게 보이면 더욱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 예시 1) 안녕하세요. 카카오 브런치 담당자입니다.
- 예시 2) 안녕하세요. 카카오 브런치 홍보/제안 담당자 용진욱입니다.
예시 1, 2중 어떤 자기소개에 더 신뢰가 가시나요?
2. 제안하는 이유
메일을 받는 사람의 어떤 점이 좋았는지, 1줄이라도 구체적으로 적어주세요. 이 사람이 나를 자세히 알아봤구나, 라는 호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 받았던 메일에 적절한 사유가 담겨있어 소개합니다. 이러한 느낌의 내용이 적혀 있었어요. 우선 기분이 좋았습니다!
작가님이 00와 00에 대해 쓰신 글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희가 하고 있는 사업의 00한 부분과 잘 맞을 것 같아 이렇게 제안드리게 되었습니다. 긍정적으로 검토 부탁드리며, 기타 문의 사항 있으신 경우 아래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연애할 때도 그렇잖아요. “자기는 내가 왜 좋아?”라는 질문 한 번쯤 받으시잖아요. “자기 눈이 이뻐서” 라는 대답보다는 “네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이야기할 때, 내가 생각하던 것과 같더라. 너랑 함께하면 정말로 그렇게 살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내용이 더 좋지 않을까요?
3. 베네핏(benefit)
우리와 협업을 했을 때, 줄 수 있는 물질적 이득을 명시하세요. 정확하진 않아도 대략적인 금액대는 적어주세요.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인적 자원을 활용하려면 그만큼의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살며시 언급만 해도 실제 컨택률은 기존보다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업계에서 1위이며 최근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니 우리 서비스에 참여해봐라” 식의 회사 자랑+설문 양식 폼 링크로 이어지는 콜드메일은 매력적인 내용이 아닙니다. 재능기부를 원한다면 처음부터 적어주시는 게 낫습니다.
정리하자면
- 자기소개를 할 때는 소속/직책/실명을 밝히세요.
- 메일을 받는 사람의 어떤 점이 좋았는지, 1줄이라도 구체적으로 적기
- 협업을 했을 때, 줄 수 있는 물질적 이득 명시
내일 보내는 콜드메일은 조금 더 따뜻한 답변을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원문: 용진욱의 브런치
글을 쓰고, 생각을 담는 글쓰기 모임 ‘쓰담’과 함께하는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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