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이 없는 조직에서 일하는 직장인의 괴로움
왜 일해야 하나요?
이 질문은 여러 측면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 일 자체를 왜 해야 하는지를 묻는 것 .
-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 일을 왜 하고 싶은지를 묻는 것.
- 어떤 목적 및 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어떤 행위(일)의 가부를 결정하는 것
직장인에게 첫째, 둘째 질문의 뉘앙스는 다소 바보같이 느껴진다. 돈을 벌어야 하고, 그러기에 일을 꼭 해야 한다. 다만,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지속성과 벌 수 있는 돈, 쌓이는 커리어가 다르다. 각자 다른 선택을 할 뿐이다.
실제 직장에 들어가서 일을 하는 이들에게는, ‘셋째 질문’에 대한 납득 가능한 수준의 합리적인 답이 필요하다. 조직(대표)의 제시하는 목적과 목표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직 시스템 및 각종 지원 내용은 얼마나 현실적인지 알고 싶어한다. 또 과거에 성공했던 레퍼런스 또는 방법론의 유무에 따라 그 일을 왜 해야 하고(Why), 무엇을 위해 해야 하고(What), 어떻게 해야 하는지(How to)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장에서 위와 같은 경험을 하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다. 이를 통해 느끼는 직장인의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실제 상담하면서 토로하는 답답함은 크게 세 가지 정도이다.
① 명확한 가이드는 부재하고 ② 목표의 실효성 논란이 있으며 ③ 목적(방향)의 중요성은 떨어진다. 그래서 왜 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단순한 일의 원리조차 만들어지지 않았다. 만들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주먹구구’ 식으로 일하는 것이 일상이자 시스템이 된다.
막막하다. 누구도 확실한 결정을 해주지 않는다. 결정해준다고 한들 현장 상황, 고객, 실무자의 입장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저 ‘까라면 까라는 식’이건, 아니면 일단 돌격이다. 그렇게 대부분의 조직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에는 큰 흥미를 두지 않고, 목표라고 하는 ‘매출 또는 이익’을 무작정 좇기만 한다. 그러니 대부분 대표가 조직의 목적이 되어, 무의미한 목표를 좇아가며 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가 ‘조직의 목적’이 되면 일어나는 일
그 와중에 조직을 대변하는 대표(리더)가 조직의 존재 자체를 입증하려고 한다. 자신이 조직을 만들었기에, 대부분의 지분을 자신이 가졌기에(51% 이상), 시작부터 지금까지 쭉 자신이 이끌어왔기에,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모습이 변하지 않을 것이기에 대표의 존재 자체가 ‘목적’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1. 대표가 조직을 지배하려고 한다.
조직을 자신의 의지대로 만들었고, 존재하게 했으니 마땅히 자신의 말에 복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주 작은 원칙까지 만들어 일을 지배하는 것은 좋다. 다만 사람까지 지배하려고 한다면 도가 지나치다. 원래 조직은 사람의 합이 아니라, 일의 합이기 때문이다.
2. 대표가 조직을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
원하는 결과를 위해 마음대로 일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여기에 ‘억지’가 끼어 있으면 안 된다. 논리 없이 대표 마음대로 하는 것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그저 ‘손과 발’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과 같다. 그들도 대표와 같은 사람인데, 적어도 분야에 대한 담당자이자 사람으로 존중은 해야 하지 않을까.
3. 새로운 시도 및 도전은 찾아볼 수 없다.
대표는 크든 작든 일정 규모 및 비율의 성공은 경험했다. 비즈니스는 이러한 성공을 반복 및 재현함으로써 점점 강해지는 것이다. 다만 시대의 변화에 따른 방법론 변화는 있어야 한다. 잘 팔리던 것이 잘 팔리지 않는 경험을 할 때를 대비하여 다양한 시도 및 도전을 미리 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의 성공만 운운하면서 계속 우긴다면 건강한 조직 및 대표라고 말할 수 없다.
4. 시장에서 고립되어 밀려나게 된다.
“자신이 옳다, 법이다.”라는 주장을 입증하려는 대표는 결국 더 많은 매몰비용에 의해 침몰하기 마련이다. 그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나름의 노력은 하겠지만, ‘한 사람(조직)’이 시장을 바꿔놓을 수는 없다. 따라서 시장의 대세로부터 점차 멀어지게 되고 중심에서 자연스럽게 밀려나게 된다.
대표가 만든 원리와 원칙이 결국 시장 및 고객으로부터 왔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수시로 우리의 시스템이 여기에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는지를 점검하면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이 부분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곧 대표가 할 일이다.
‘목적에 의해 회사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다
목적(目的)은 과녁을 보는 눈을 가리킨다.
비즈니스에서는 지향하는 방향 또는 상태를 가리키며, 크게는 철학과 미션 비전 등을 가리키고, 또는 사업 운영의 원리(Principle)를 지칭한다. 이를 바탕으로 목표(Objective, Goal)와 원칙(Rule)을 만들어 준수하고, 목적 지향을 위해 조직 및 개인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평가한다.
따라서 조직의 목적은 조직의 ‘안이 아니라 밖’에 있을 수밖에 없다. 대표가 아니라, 시장 또는 고객이다. 우리와 관계를 맺을 고객이 누구이고, 우리가 몸담고 있으며 가치를 내뿜는 시장이 어디인가에 따라 우리의 목적이 미묘하게 이동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표는 미묘한 목적을 뚜렷하게 정의하고, 적절한 목표를 실행하면서 비즈니스를 존재하게 하는 명분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그들로부터 꾸준한 매출 성장의 기회를 가져오면서 더 많은 이들을 직원으로 참여시켜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것이다.
간혹, 대표가 수시로 “혼자 다 했다고, 나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라고 말한다면 그건 좋은 조직이라고 볼 수 없다. 본래 조직은 ‘존재의 유무를 입증할 상대(고객 및 직원)가 있고, 그들과 꾸준한 관계를 맺어온 증거(데이터)’가 있어야만 한다. 대표는 이러한 프로세스를 만들었고, 여기에 참여만 할 뿐이다.
따라서, 대표는 우리의 목적이 무엇이고, 그것이 나의 욕구 및 욕망이 아닌 고객의 필요 및 요구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논리를 고객과 직원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도록 체계화해야 한다. 비즈니스 시스템은 특별하지 않다. 우리가 실제 가치를 만들어내는 프로세스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고, 왜 이렇게 구성되어야 하는지를 대표가 만들어 고객으로부터 증명하는 것이다.
대다수 비즈니스의 첫 시작은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일정 이상의 규모를 가지게 되면서부터는 혼자 다 할 수 없다. 그래서 조직(시스템, 직무별 연결고리)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통해 각 부문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재)분배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고객의 더욱 다양화되고 높아지는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비즈니스의 원리와 원칙은 시스템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그 일로부터 발생하는 가치는 결국 연결 관계의 확장으로부터 성장이라는 결과로 매듭지어진다. 따라서 조직의 목적이 곧 시작과 끝이 된다.
비즈니스의 목적의 중요성
“짐이 곧 국가다.”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비즈니스는 큰 성장을 거두지 못한다. 오직 나만을 위해 만들었으니, 나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 및 서비스로부터 나올 수 있는 한계는 분명하다. 굳이 선을 긋지 않더라도 결국 시장 및 고객에 의해 선이 그어질 테니 말이다.
운이 좋게 시장의 타이밍을 잘 만나 생각지도 못한 성장을 거둘 수는 있다. 다만 그 운이 언제까지 갈지 모른다. 그 운을 지속시킬 수 있는 것은 결국 나타난 결과를 얼마나 현실적, 합리적 관점으로 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나타난 결과 중 순수하게 내 노력의 몫(기여도 00%?)은 얼마나 되고, 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추가적인 노력을 해야 하는지 자문자답해야 한다.
그래서 목적(目的)은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하다. 목적은 밖(고객 및 시장)을 향하고 있어야 한다. 조직과 고객의 객관적으로 입증 가능한 관계를 얼마나 돈독하게 가져가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얼마나 넓게 확장하기 위한 전략을 쓰는가에 따라 비즈니스의 성장세 및 성장률이 결정될 수 있다.
A. 대표는 조직을 만든 입장에서 조직의 목적이 만약 자신을 향하고 있다면
직원들이 사소한 문제까지도 나에게 물어본다면, 과하게 구성원들이 나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면, 아무도 나에게 묻지 않는다면, 회의 시간에 입버릇처럼, “대표님이 싫어할 거야”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조직 구성원 대부분이 보이지 않는 강직한 문화(법과 원칙)에 의해 지배당한다는 이야기이다.
B. 반대로, 조직을 비즈니스의 목적(고객 및 시장)에 의해 만들었다면
직원들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건설적인 질의응답을 던지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고객이 XXX 같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요즘 시장의 흐름은 우리의 행보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까?
우리의 경쟁사는 아직 우리를 경쟁사로 인식하고 있을까?
확보된 고객을 위한 프로세스의 최적화로 인해 어떤 부분을 빼고 더해야 할까?
자, 어떤 모습을 보고 싶은가? 이 모든 것은 직원이 아니라 대표에 달려있다.
원문: 이직스쿨 김영학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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