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승환(ㅍㅍㅅㅅ 대표, 이하 리): 요즘 어찌 지내십니까?
빠숑(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 김학렬): 언제나처럼 열심히 부동산 연구를 합니다. 또 1월에 ‘스마트튜브’라는 새 회사를 설립했어요. 그간 ‘리서치그룹’의 부동산 조사소장으로 소속되어 있었는데, 이제 완전 독립하게 된 거죠.
리: 기존에 하던 일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빠숑: 예전부터 해온 아파트 수요 조사, 상품 조사 등의 일은 그대로 해요. 리서치업이 마진율이 낮아요. 완전 3D업종이거든요. 지금까지는 외부 의뢰 용역을 위주로 진행했었는데, 이제는 연구소 자체 연구 용역을 많이 늘리고자 해요. 이렇게 개발한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할 계획도 있어요.
이미 멤버십 서비스를 런칭했다!
빠숑: 20년 정도 리서치 업무를 하다 보니까 정보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일반인들의 판단에 도움이 안 되겠더라구요. 그래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분석으로 꼭 필요한 분들께만 정보를 공유하는 쪽으로 가고 싶어요.
리: 2018년 때 PD 수첩에 적폐로 몰렸는데… 뭐, 그런 사람들도 있긴 하겠죠?
빠숑: 찍어주기 강의하는 나쁜 사람이 없지는 않죠. 그렇지만 제가 그런 사람하고 같이 분류로 묶이는 게 너무 싫었어요. 저는 유료 컨설팅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모든 소득에 세금도 규정대로 다 냅니다. 제 연구 결과를 비판하는 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죠. 그런데 찍어 준 물건을 중개하는 것처럼, 저와 전혀 관계도 없는 일로 가짜뉴스를 만드는 방송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가끔 쪽팔릴 뿐입니다.
15억 이상 아파트, 현금 넘치는 부유층의 세상이니 신경을 끄자
리: 12월 16일, 새로운 부동산 정책 발표가 굉장히 시끄럽던데 어떻게 생각하셨습니까?
빠숑: 다들 강력한 정책 아니냐 하는데, 우선 다주택자들에게는 이전 2019년 9·13 대책과 큰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그전까지는 투자층들만 규제했었는데, 이제 실수요층까지 규제를 강화한 것만 다를 뿐이죠. 결국 ‘돈 있는 사람들만 서울에 양질의 아파트를 사고, 현찰이 충분하지 않으면 서울 밖으로 나가’란 겁니다. 그럼 정부의 목적은 뭐냐? 집값을 내리는 게 아니라, 세금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사람들만 세금을 많이 내는 곳에 살게 하고 싶은 것이죠.
리: 돈 있는 사람들만 서울 아파트를 사면 정부에 좋을 게 뭐죠;;;
빠숑: 세금은 늘고 조세저항은 사라집니다. 부자들도 세금 많이 내는 것에 불만이야 있지만, 어차피 돈이 많아서 큰 관계는 없습니다. 반면 중산층과 서민층들은 세금이 조금만 올라가도 불만이 엄청 증가합니다. 바로 정부 욕하고 여당 쪽으로 투표를 안 하겠죠.
리: 지방도 시세는 오르지 않습니까?
빠숑: 그렇죠. 서울은 어차피 돈 많은 실수요 사람들만으로도 오르는 것이고. 반면 지방은 투자자들이 들어가야 가격이 오릅니다. 서울이든 지방이든 세금을 더 걷겠다는 목적에는 부합되는 거죠.
리: 그래도 이 정부의 숙원 중 하나가 집값 안정화 아닌가요?
빠숑: 부동산 시세 하락은 문재인 정부뿐 아니라 어느 정부도 원하지 않을 겁니다. 국가 예산을 만드는 세금을 줄이고 싶어 하는 정부가 어디 있겠어요. 다만 중산층과 서민의 불만이 폭발하지 않아야 하니 서서히 오르길 원하겠죠.
리: 현재 집값 상승이 정부의 책임이라 보는지요?
빠숑: 대세와는 무관하지만, 단기 영향은 있었습니다. 이번 정부의 최대 실책은 공급을 줄인 것이죠. 미래에 공급이 없다는 불안심리가 있으면, 비싼 걸 알면서도 사게 됩니다. 서울 아파트는 가격이 너무 올라서, 어차피 투자자들이 놀 수 있는 시장이 아니에요.
리: 그럼 누가 삽니까-_-?
빠숑: 그냥 현찰 많은 사람이 사는 겁니다. 어차피 다주택자는 대출이 안 나와요. 돈 많은 사람이 실거주 목적으로 사는 거죠. 그럼 이 사람들이 왜 2–3채를 사는가? 자식한테 증여해 주려는 겁니다. 양도소득세가 많이 올랐는데, 증여세는 여전히 세율이 낮지요. 그렇게 서울의 좋은 아파트는 세금을 충분히 낼 만큼의 경제력이 있는 자들의 세계가 될 겁니다.
9억에서 15억, 당분간 1주택자들의 이사 수요로 남을 것
리: 이번에 대출 기준선이 9억이 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빠숑: 역시 아무 의미 없다고 봅니다. 옛날에 6억 때도 마찬가지였죠. 그냥 9억은 세금을 많이 부과해도 기꺼이 낼 수 있는 사람들까지만 규제하겠다는 거죠. 3년 전 김민규(구피생이) 님이 『돈이 없을수록 서울의 아파트를 사라』라는 책을 썼잖아요. 그땐 그게 가능했어요. 악착같이 1–2억 모아서 대출 잔뜩 받아서 살 수 있었죠. 1–2억이 작은 돈은 아니지만 못 모을 돈도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은 ‘돈이 없는 사람들은 서울에 아파트를 살 수 없는’ 시대로 바뀐 겁니다.
리: 그렇다면 돈이 없음의 기준이 얼마일까요?
빠숑: 정확히 말하면 15억 이하는 서울의 양질의 주택을 살 수가 없습니다. 정부가 15억 이상부터는 대출이 안 나온다고 기준을 정해줬잖아요. 8억짜리 아파트를 사려 할 때 대출이 40%까지 나오죠? 그럼 5억은 가져야 해요. 무주택자가 5억 모으려면 대기업 다니며 돈 잘 받는 부부도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15억 이상은 상류층의 세계로 끝났고, 9억 이상도 어지간한 중산층은 쉽지 않을 겁니다.
리: 좀 저렴한 아파트를 사서 존버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빠숑: 이미 강북의 새 아파트들은 지금 다 기본이 15억이라 봐야 합니다. 청량리 새 아파트들 분양가가 2,800인데, 아직 공사 중이니 준공될 때 즈음이면 100% 15억을 넘습니다. 마용성 새 아파트도 다 15억 넘었잖아요. 입지가 좋은 아파트도 아니에요. 그냥 새 아파트는 다 이렇습니다. 서울 아파트의 양극화라는 흐름 자체는 이전부터 있었지만, 저도 이렇게 빠른 초양극화로 갈 줄은 몰랐죠.
리: 그러면 9억에서 15억 시장은 누가 바라봐야 합니까…
빠숑: 1주택자의 이사 수요가 상당수인 시장이라고 봅니다. 그들은 항상 조금 더 좋은 집으로 가고자 하니까요. 제가 항상 이야기하는 게, 지금 사는 집보다 조금 더 좋은 입지, 조금 더 좋은 아파트로 가라고 해요. 투자가 아니고, 그래야 다음 미래가치가 확보되는 곳으로 갈 수 있어요.
리: 이미 그럭저럭(?) 좋은 아파트에 올라탄 분들은 여전히 주목할 만하군요.
빠숑: 그런데 매물도 없고 대출이 안 나와서 이 시장도 당분간 좋지 않을 겁니다. 지금 구성비가 1주택자가 60%, 무주택자가 30%, 다주택자가 10%입니다. 그런데 10% 막으려고 1주택자와 무주택자의 90%의 시장을 막아놓은 게 지금의 시장인 셈이죠.
리: 양도세를 조절해서 거래를 더 촉진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빠숑: 이번에 완화책이라고 나왔는데 사기에 가까워요. 10년 동안 소유한 사람만 한시적으로 양도세를 완화하는데, 10년 동안 소유한 사람들은 투자자가 아니에요. 비자발적으로 어쩔 수 없이 잡은 아파트죠. 재건축 때문에 평생 갖고 갈 주택이거나, 결국 안 팔 아파트와 내놔도 안 팔리는 아파트만 남아요. 그런 건 시장에 나와도 아무 영향이 없습니다.
다수 실수요자가 원하는 아파트는 투자자들, 선수들이 단기적으로 샀던 아파트입니다. 그걸 한시적으로라도 풀어줘야 해요. 6개월 동안 풀고 다시 묶으면 되잖아요. 결국 풀어줄 생각이 전혀 없었던 거죠.
그래도, 할 수 있는 한 되도록 좋은 아파트를 사야 하는 이유
리: 그러면 무주택자나 그다지 좋지 않은 1주택자는 어떤 아파트를 사야 합니까?
빠숑: 많은 분이 그렇게 물으시는데, 답변은 정해져 있습니다. 가능한 한 제일 좋은 걸 사면 됩니다. 그러면 시간과 정부가 시세를 올려 줄 겁니다. 막말로 평당 1억인 아크로리버파크를 살 수 있다면, 그걸 사는 게 제일 이익이죠.
리: 조금만 더 현실적으로 이야기해주십시오…
빠숑: 사실 아직 대안은 많습니다. 서울 안에서 경제력이 되는 한 가장 좋은 입지를 찾아야지요. 우선 서울의 개념을 분명히 해야 할 것 같은데, 행정구역 서울이 아니라, 서울 도심 근접성을 생각하면 됩니다. 용산에서 컴퍼스로 원을 쫙 그려봐요. 광명, 과천, 성남, 하남, 다산신도시, 고양시 덕양구는 원 안에 다 들어가요. 그런 곳을 이야기한 거죠. 과천은 이미 가격이 서초구 급이에요.
리: 집값 급등했으니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풀리길 기대하는 게 맞지 않나요?
빠숑: 그 사이 집값이 또 올라 있겠죠. 좋은 곳일수록 더 오를 거고요. 그런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요. 정부는 만능이 아니에요. 주택가격을 하락시킬 수 없어요. 지금 정책으로 할 수 있는 건 다주택자에게 부담 주는 거예요. 그런데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안 해요. 무주택자들, 실수요자들에게 아파트 지금이라도 사라고 해야죠.
리: 그러려면 대출을 많이 해 줘야 하는데 규제로 묶여있지 않습니까?
빠숑: 무주택자들 같은 경우는 그래도 대출 여건이 그렇게까지 까다롭진 않아요. 그런데 그런 혜택들을 적극적으로 홍보도 안 해요. 공식 석상에서 김현미 장관이든 문재인 대통령이든 경제부총리든 공식 석상에선 집 사란 얘기는 단 한 번도 안 했어요. 가급적이면 사지 말라는 신호만 줬죠.
리: 뭐, 이제 와서 사는 것도 보통 힘든 게 아니지 않습니까…
빠숑: 저는 힘들게 살아가더라도, 좀 더 좋은 아파트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게 현명하다고 봅니다. 부동산 비싸다고 못 산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지금 중소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특공이 되거든요. 이런 걸 모르시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
리: 특공이라니요?
빠숑: 특별공급, 즉 0순위로 청약에 당첨될 수 있어요. 그런 것들조차 몰라서 시도를 안 해요. 가구합산소득 7,000만 원 이하면 특공이 돼요. 신규 아파트면 입지가 안 좋아도 어지간하면 가격이 올라요. 그래서 전 정부가 잘못됐다 생각하는 게, 이런 고생 하며 돈 모으는 분들도 집 살 수 있다고 홍보해야 하잖아요. 근데 이걸 이야기 안 하니까 여유 있는 사람들만 주워가지요.
리: 아무리 그래도 서울 집값 이렇게 올라서 살 게 있나 싶긴 한데…
빠숑: 이게 숫자의 착시도 있습니다. 2019년 서울 아파트가 3.29% 정도 상승했어요. 그런데 강남 어지간한 아파트는 다 10억씩 올랐거든요. 다들 50% 이상 오른 거죠. 그러니까 오른 아파트는 엄청 올랐지만, 오르지 않는 것들은 빠졌단 거예요. 오래된 나홀로 아파트는 다 빠졌고 입지 좀 별로다 싶은 곳도 다 빠졌어요. 10억 아파트가 10억 오르고 3억 아파트 10채가 3,000 빠졌다, 그러면 7억 오른 걸로 돼요. 생각보다 빠진 아파트가 엄청 많아요.
급하다고 아무 아파트나 사지 않아야 하는 이유
리: 그럼 언젠가 서울 아파트는 재건축될 테니 낡은 아파트 사서 존버하는 건 어떨까요?
빠숑: 입지 좋은 곳이면 가능합니다. 입지 나쁜 데는 불가능해요. 강북 사는 중산층과 서민들은 추가분담금 낼 돈이 없으니까요. 그러니까 정부가 용적률 높여서 더 많은 사람이 들어와서 사업성을 높이는 수밖에 없어요. 대신 이익 남으면 세금 가져가면 되지요. 실수요자는 공급 늘고 국가는 세금 늘고, 윈윈입니다.
리: 경기도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빠숑: 지금 3기 신도시를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에 만드는데 그러면 2기 신도시는 죽습니다. 2기 신도시가 김포, 파주, 운정, 양주, 옥정 등인데, 아직 활성화가 안 됐어요. 전철 뚫린 김포가 아직 평당 1,000만 원 수준이에요. 그런데 3기 신도시가 서울에 더 가깝다? 2기 신도시는 못 버티죠. 장기적으로 3기는 괜찮다고 봅니다.
리: 그럼 2기 신도시는 어떻게 되는 거죠…
빠숑: 이미 기반시설이 찬 2기 신도시들, 판교, 광교, 동탄2, 이들은 좋습니다. 그 외의 2기 신도시는 잘 모르겠습니다. 2020년 3기 신도시 토지 보상이 끝나면 5년 안으로 공급을 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활성화 안 된 2기 신도시는 100% 죽습니다. 심지어 그 뒤에 있는 1기 신도시, 일산 일부도 죽을 가능성이 있지요.
리: 에이, 일산이 설마 죽겠습니까…
빠숑: 고양 창릉 신도시, 삼송, 지축, 원흥, 원당, 능곡, 향동, 덕은, 여기까지 15만 세대가 있는데, 일산 구축은 데미지가 클 겁니다. GTX역이나 새 아파트 뺀 곳들은 영향이 클 겁니다. 이들은 지금도 이미 집값이 정체돼 있어요. 안 좋은 곳은 계속 안 좋다는 거죠. 이 역시 양극화입니다.
리: GTX는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요?
빠숑: 조금은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런데 언제 개통할지 모르겠네요. A는 착공했다는데, 짓는 속도에 대해선 아무도 몰라요. B와 C는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D 얘기하고… 실질적으로 진행되는 건 하나도 없으면서 말만 많아요.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 때는 집값 올랐을 때 사과도 하고 책임도 지고, 그러면서 결국 그다음 정권 초기에 집값도 잡긴 했잖아요. 그런데 현 정부는 사과도 없고 책임도 없어요. 김현미 국토부 장관 결국 그대로 가잖아요.
리: 돈이 없으니 다세대 빌라라도 사자는 생각은 어떻게 보세요?
빠숑: 사면 안 됩니다. 지금 아파트가 없는 게 아니에요. 사람들이 원하는 입지의 주택이 부족한 거죠. 다세대 빌라, 나홀로 아파트는 이미 많습니다. 지방 가면 공실도 많아요.
리: 나홀로아파트도 안 좋게 보시는 건가요?
빠숑: 30년 가까이 된 나홀로 아파트들은 용적률이 다 차서 재건축이 안 돼요. 아파트를 살아 본 사람들은 아파트로만 가고, 새 아파트를 살아 본 사람들은 새 아파트로만 갑니다. 그러면 새 아파트 수요는 계속 늘어나요. 결국 좋은 아파트를 살수록 인플레이션 헷지도 쉬워지죠.
지방 아파트, 서울과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리: 지방 쪽도 서울과 마찬가지의 논리가 적용되나요?
빠숑: 다릅니다. 서울은 들어오고 싶은 사람이 많은데 집이 부족한 거죠. 서울 인구는 980만이 아니라, 경기도권까지 2,000만이라 봐야 해요. 다들 서울에 들어오고 싶은 대기 수요니까요. 서울은 항상 수요 과잉입니다. 반면 지방은 인구가 딱 수요죠. 부산은 350만 인구에 350만 수요고, 대구는 250만 인구에 250만 수요입니다. 여긴 규제하면 내려가고, 안 하면 올라갑니다.
리: 그러면 지방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세요?
빠숑: 다주택자들, 투기꾼들을 막으려면 지금 규제해야 돼요.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차이가 뭐냐면, 노무현 정부 때는 전국에 있는 151개 지자체를 투기지역으로 다 묶었어요. 그때는 진짜 투기가 다 조정이 되고 결국 집값이 안정화됐죠. 근데 지금은 지방 규제를 안 하니까 서울 투기가 지방으로 몰려서 지방 집값도 오르죠.
리: 그럼 지방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좋은 입지, 신축 프리미엄으로 가야 한다는 명제는 같나요?
빠숑: 네. 막말로 지금 일단 가격이 올라가는 아파트들을 보고 따라가도 됩니다. 부산의 동래구, 수영구, 해운대구가 규제 지역이었는데 해제되자마자 올랐어요. 그 지역이 제일 좋은 입지니까요. 거기에 새 아파트면 천하무적이죠. 다 마찬가지예요. 대구도 수성구는 대기 수요가 많죠. 이런 곳 새 아파트는 향후 20년 동안 빠질 걱정이 없어요. 광주 같은 경우는 서구, 남구, 대전은 서구, 유성구… 아무튼 지금 좋은 곳이 앞으로도 가격 방어력이 좋은 건 마찬가지입니다.
리: 지금 지방에서, 예를 들어서 대구 수성구가 아니라 동구 같은 데 신축이 나왔다. 좋은 건가요?
빠숑: 도심에 있는 거면 괜찮습니다. 왜냐면 그 지역 내에서도 신규 아파트가 필요하니까요. 그러면 외부에서 유입되지 않아도 그 지역 내에서 들어오려는 수요가 있습니다. 딱 인구만큼은 수요가 찬다는 거죠. 다만, 지방 투자에서 유의할 점이 있다면 택지개발은 여간해서는 안 됩니다.
리: 왜 그렇죠, 그건?
빠숑: 택지개발은 인구가 없는 데다가 아파트를 만드는 거잖아요? 도심에서 끌고 와야 하는데, 지방은 인구가 유입되지 않으니 끌고 갈 인구가 없어요. 서울은 다른 게, 모두가 서울에 살 수 없으니 택지개발이 성공하는 거고요. 지방은 택지개발하면 안 됩니다.
리: 뭐 지방 사람들도 우리도 개발 좀 하라고 계속 요구는 하니까…
빠숑: 집이 낡으면 재건축, 재개발해야죠. 저는 도심 재생이 맞다고 봐요. 일본도 쓸데없는 집을 너무 많이 만들어서 공실로 고생 많이 했잖아요. 주택보급율이 130% 넘어가고 했어요. 한국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신도시 개발보다는 도심 재생을 많이 하는 게 맞다고 봐요. 막말로 아파트 35층 층고 제한 풀고 70층 아파트 짓는다 생각해봐요. 35층 민간 수입하고 35층 국가 수입해도 서로 다 좋아요. 35층을 임대아파트로 넣을 수도 있고요.
결국은, 공급을 늘리는 것만이 집값 안정책이다
리: 뵌 지 2년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들었던 이야기 중에 제일 암울한 얘기만 잔뜩 하시는 느낌입니다.
빠숑: 저도 참 찝찝한 이유가, 점점 중산층들한테 해줄 얘기가 없어집니다. 그 밑의 계층에게는 아예 할 말이 없고요. 이제 와서 제가 사회초년생들 붙잡고 “집을 사십시오.” “자가 마련을 하셔야 합니다.” “집이 있어야 마음 놓고 다른 일을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물론 아직 중산층에게 이야기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3년 사이 시장이 그렇게 바뀌었습니다. 가격도 많이 오르고 대출도 힘들어졌죠. 이건 정책 잘못이라고 봅니다.
리: 서울 집값은 언젠가 이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은 합니다. 서울만 한 대도시가 세계적으로도 드물잖아요.
빠숑: 맞습니다. 허나, 문제는 양극화의 가속입니다. 2017–2019년도가 사상 최대의 입주 물량이었어요. 그냥 놔두면 조정이 되는 시장이었거든요. 올해도 강동구에 1만 세대가 입주를 하는데, 그러면 전세 시세가 빠져야 해요. 보통 신규 입주가 1만 세대 이상 대량으로 들어올 때는, 전세 받으려고 서로 전세가 깎아주기 경쟁을 해요.
그런데 2년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고 임대를 못 하게 하니까 집주인들이 그냥 들어가 사는 거죠. 전세 물량이 싹 줄어들고 전세 시세가 다시 올라가요. 1만 세대가 입주하는데도 시장에 나온 매물이 없으니까, 공급이 없어서 매매가도 올라가요.
리: 거래절벽 이야기 나온 지 1년은 넘은 것 같은데요.
빠숑: 매물이 더 없어졌어요. 미래가 불안하니까 좋은 주택들은 안 팔려고 하죠. 반대로 나쁜 주택들은 미래가 불안하니까 안 사요. 돈 정말 많은 부자만 좋은 아파트를 걸 막 골라 담을 거예요. 반면 중산층들은 대출을 못 받으니 못 사요. 결국은 공급을 늘리는 것만이 집값을 안정화하는 길입니다.
리: 어쨌든 공급을 늘리는 수밖에 없단 거군요.
빠숑: 네. 용적률 풀어서 도심 재생을 빨리해주는 게 맞죠. 강남에 용적률 더 주면 어때요? 돈 많은 사람 세금 털 기회잖아요. 초과이익환수제 유지하면 그것도 세금이고요. 이렇게 해서 가격이 빠질 것 같으면 이해를 하겠는데, 안 빠져요. 강남 집값 잡으려 하면 할수록 더 오른다니까요.
리: 그러면 결국 할 수 있는 건 재건축 재개발밖에 없지 않나요? 근데 서울의 재건축이나 재개발도 박 시장님이 좀 많이 막고 그러지 않나요?
빠숑: 노골적으로 막죠. 오죽했으면 얼마 전에 상암 롯데몰 빨리 진행시키라고 감사원에서 시정 명령이 내려왔어요. 사직1구역의 스페이스본이 2008년 입주했어요. 그런데 같은 시기에 시작한 사직2구역은 문화재 보호 명목으로 시작도 못 한 거죠. 그런데 서울시가 소송에서 졌어요. 그런데도 인허가를 지연시키죠.
문화재 보호야 그러려니 하겠지만, 잠실주공 5단지도 재건축하려고 서울시가 시키는 대로 다 했어요. 설계도 바꾸고 서울시에 기부채납도 하기로 했어요. 은마도 50층 포기하고 설계를 바꿨어요. 그런데 다 진행을 안 시켜줘요. 이거 다 수천 세대에요. 이런 공급을 막고 어떻게 집값을 안정시켜요? 목동 2만 6천 세대를 5만 6천 세대로 재건축하는 것도 제대로 시작도 못 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2021년부터는 신규 물량도 없어요. 집값을 안정화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아파트는 권력을 넘은 신분, 그럼에도 대안을 모색해야
리: 딴소리인데, 이명박이나 오세훈 시장 정책은 어찌 보십니까?
빠숑: 개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은 별로 안 좋아했지만, 시장일 때 업적은 인정해요. 버스전용차선과 환승은 말할 것도 없고, 뉴타운도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죠. 금융위기 때문에 질퍽거릴 때도 있었지만, 지금 뉴타운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요. 청계천도 환경 이슈가 있긴 했지만, 주변 상가와 오피스 확 깔리고 좋아졌잖아요.
리: 오세훈은 어떤가요?
빠숑: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했지만, 한강 르네상스 계획은 좋았다고 합니다. 그때 비판했던 이들도 지금 한강 개발하려 하잖아요. 이게 또 웃긴 게, 그 박원순 시장도 용산, 여의도 개발하려 했는데, 이번엔 국토부 장관이 이걸 막아요. 근데 이제는 김현미 장관이 최근에 용산을 개발한다고 해요. 결국 개발할 건 해야 하는데, 계속 시기를 미루며 서로 민망해지고 그러네요.
리: 다음 정부에 관해 과감하게 예측해 주신다면…
빠숑: 지금은 양질의 주택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에요. 그런데 지금 정부에서 풀린 주택은 이 정부 작품이 아닌 이명박, 박근혜 때 시작한 거죠. 문제는 이 정부에서 시작한 다음 아파트가 없어요. 요즘 제가 하는 부동산 리서치 업황이 정말 안 좋아요. 제가 1년에 수요조사를 아무리 적게 해도 50건 이상은 했어요. 그런데 이제 할 필요가 없어요. 왜? 공급이 너무 줄어서 분양 조사를 할 필요가 없어요.
리: 지금 이 시장 속에서 행복한 사람이 누군가요? 현금 부자인가요?
빠숑: 이미 좋은 아파트, 새 아파트 쥐었던 사람이지요. 특히 문재인 정부 때 분양받은 사람은 엄청난 시세차익을 경험했을 겁니다. 부유층이야 원래 돈 많으니 그렇다 치고, 운 좋은 중산층은 부유층이 될 수 있겠죠. 향후 20년 그 아파트 팔지만 않으면 그들도 부자가 되겠지요.
리: 이제는 서울 아파트가 그냥 권력이군요.
빠숑: 네. 권력을 넘어 신분일 수도 있습니다. 이제 부부가 모두 대기업 다닌다고 해서 좋은 아파트 살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신분 세습처럼 돈 많은 부모가 물려주는 수밖에 없겠죠.
리: 그렇다고 이대로 계속 오르진 않을 거 아니에요.
빠숑: 이미 조금 완화는 됐습니다. 이거는 정책 때문이 아니라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죠. 또 말한 대로, 살 사람들은 이미 다 샀습니다. 그러니 한동안은 크게 오르는 일은 없겠지요.
리: 어떻게 이야기를 하고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네요, 너무 암울한 상황이라서.
빠숑: 어차피 저도 부유층 대상 강의를 하진 않습니다. 그들은 돈 있으니 알아서 하겠죠. 계속 일반, 중산층 이하 사람들 대상으로 ‘그럼에도 내 집은 빨리 마련하는 게 좋다’고 이야기하지요. 서울에서 밀려나기 시작하면 다시 서울 진입을 못 해요. 서울에 살고 싶으면 지금이라도 사야 합니다. 그 방법밖에 없습니다.
[빠세클럽 X 픗픗] 2020 월천대사, 빠숑, 아임해피, 부룡, 부동산 콘퍼런스: 내 살 곳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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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2020년 2월 15일(토) 13–18시
- 장소: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518 섬유센터 2층 이벤트홀
부산 ☞ 바로 가기
- 일시: 2020년 3월 1일(일) 13–17시
- 장소: 부산 동구 충장대로 206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대구 ☞ 바로 가기
- 일시: 2020년 3월 14일(토) 13–17시
- 장소: 대구 북구 엑스코로 10 EXCO
대전 ☞ 바로 가기
- 일시: 2020년 3월 21일(토) 13–17시
- 장소: 대전 유성구 대학로99 충남대학교 정심화홀
광주 ☞ 바로 가기
- 일시: 2020년 3월 28일(토) 13–17시
- 장소: 광주 북구 첨단과기로176번길 27 광주디자인센터
강의 안내
입장 안내
- 입장은 강의시작 30분 전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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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을 완료하신 참가자 대상으로 행사일 전 참가 안내 사항을 별도 연락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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