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가 보는 수영은 주로 옆모습이었다. 화폐계수기 너머 손님에게 미소짓고 열중하고 상냥하게 인사하는 얼굴. 들키지 않으려 곁눈질로 볼 때마다 상수는 창구 밖 손님들처럼 수영을 마주 앉아 보고 싶었다. 손님이 아닌, 동료도 아닌 다른 관계로. 수영의 눈동자는 조금 특이할 만큼 밝은 갈색이었다. 갈색 단발머리와 잘 어울렸고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있었다. 얼굴은 갸름했고 피부는 청결할 만큼 맑았다. 입술은 조금 얄팍했는데 빈약해 보이기보다 벚꽃잎 한 장을 감추고 있는 것 같았다. 일솜씨도 훌륭했다. … [Read more...] about 둥근 술잔 위에 비치는 밤의 불빛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