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곤충의 대명사인 개미 역시 휴식을 취합니다. 물론 여가를 즐기기 위해서는 아니고 에너지와 개체를 보존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최근 미주리 공대의 연구팀은 개미들이 생각보다 일을 덜 하는 곤충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미주리 대학의 첸 후 (Chen Hou)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새로운 방법을 이용해서 개미들이 얼마나 휴식을 취하거나 혹은 일하는지 분석했습니다. 과거에도 수작업으로 개미들의 이동속도나 활동을 측정한 연구는 있었지만, 그 숫자와 시간에 제한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2시간에 걸쳐 자동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을 이용했습니다. 덕분에 이전 연구보다 훨씬 큰 개미 군집의 활동량을 측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투명한 유리 안에 있는 개미들은 초당 0.2~1.4cm 정도의 속도로 이동하는데, 당연히 많이 이동할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됩니다. 만약 20% 정도 더 많은 활동 개미를 가진 군집이 있다면 에너지 소모는 180% 정도 증가하게 된다고 하네요.
즉 게으른 개미를 많이 가질수록 에너지를 덜 소모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먹을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매우 중요한 에너지 절약일 것입니다.
인간의 관점에서 개미가 매우 부지런한 것은 밖에서 나와 활동하는 개미만 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개미굴 안에는 대기 중인 개미의 숫자가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개미는 개미 군집을 방어하거나 혹은 일개미 숫자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예비 개미들일 것입니다. 충분한 여분의 개미를 지니므로써 전체 집단이 안전해질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이 모두를 다 먹여 살리긴 어렵기 때문에 일이 없는 개미는 조용히 휴식을 취하면서 식량 소모를 줄일 것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개미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쉬는 개미도 많다는 것입니다. 30마리가 있는 군집은 60% 정도가 휴식을 취했지만, 300마리가 있는 그룹은 80%나 휴식을 취했습니다. 이는 에너지 효율성이라는 측면을 볼 때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개미 한 마리당 에너지 사용량은 큰 군집일수록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인간의 휴식과는 의미가 다르지만, 개미 역시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휴식을 취합니다. 인간 역시 적당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매우 중요한 것과 같이, 개미 군집도 휴식을 통해서 에너지 효율성과 생존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