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트래블메이트 남주임: 안녕하세요.
리승환: 갑님…
남주임인: 일해라. 노예야.
리승환: ……
남주인: 일단 컨셉은 짐을 최대한 많이 넣어보는 ‘탈조선 짐싸기’로 해보죠.
리승환: ……
1. 게으른 여행자의 대충 짐 싸기
남주인: 나라를 뜨는데 짐이 이게 다예요?
리승환: 가진 건 다 끌어온 건데…
남주인: 그 와중에 샴푸를 통으로 가져가다니, 참으로 대단한 마인드군요.
리승환: ……
남주인: 대체 어떻게 하면 20인치에도 들어갈 짐이 24인치에 들어가지 않는 거죠(…)
리승환: ……
남주인: 다시 싸요.
리승환: 네(…)
남주인: 그 ‘믿음의 탄생’이라는 책은 정말 읽는 건가요?
리승환: 아니오. 뇌섹남 코스프레 필수템입니다.
남주인: …….
남주인: 흠, 역시 대충 싸면 닫히지 않는군요.
리승환: 애초에 그런 앵글을 원하시지 않았습니까. 트래블메이트의 우수성을 강조하기 위한, 극적 반전을 위한 다이나믹한 연출… 저같은 헬조선의 노예는 역시 주인님에게 알아서 충성해야…
남주인: 그 입 다무세요.
리승환: …….
2. 트래블메이트와 함께 제대로 짐 싸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주인… 나무주임… 아니 남주임이에요. 결국은 글러먹은 노예놈 때문에 직접 일해야 하는 슬픈 주인이죠.
‘캐리어 짐싸는 법’ 페이스북에서 한 번쯤은 보셨을 텐데요, 실제로 해보시면 알겠지만 그거 겁나 귀찮잖아요. 티셔츠, 반바지, 속옷, 양말 한꺼번에 돌돌 말아둔 거… 맘 바뀌면 다시 넣었다 빼기가 월요일 출근만큼 힘들다고요.
우리 노예처럼 게으르면 게으를수록 트래블메이트가 필요하다는 사실! 짐은 싸야겠고 캐리어는 안 닫힐 때, 트래블메이트표 짐 싸는 노하우를 단 7단계로 보여 드릴게요.
STEP1. 셔츠는 구김이 가지 않게, 아이콘 셔츠 폴딩팩
숨쉬기도 귀찮아하는 노예 주제에 가져가는 셔츠가 무려 3장.
빳빳한 카라가 노예간지를 살려주니까 구김이 가지 않게 잘 접어요.
출장 갈 때 이걸 쓰면 노예남도 간지남이 되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획기적인 압축률은 보너스^^
STEP2. 번거로운 속옷과 양말은 아이콘 멀티의류팩으로
양말은 이해하겠는데 속옷은 왜 이렇게 많은 거에요?
노예놈 주제에 매일 팬티를 갈아 입는 모양이에요.
자비로운 저는 캐리어 안에 흉하게 흩어져 있던 팬티들을 한 자리에 모아봤어요.
속옷 7벌과 양말 5켤레가 이렇게나 작아집니다. 앞 포켓에 벨트 수납은 보너스^^
STEP3. 모든 옷의 수납은 아이콘 양면웨어팩으로
옷을 돌돌 말아주면 부피가 줄어드는 건 다 아실 거예요.
우리의 노예는 바지는 딱 2개 챙기고 셔츠만 5장이나 챙겼네요.
자취방에 흩어져있던 모든 옷가지들이 이 3가지에 모두 들어갔답니다.
이 정도면 전세금 올라 월세 올라 맨날 이사 다녀야 하는 헬조선에서도 끄떡 없겠어요.
STEP4. 세면도구는 아이콘 핸드 워시팩으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노예는 세면도구를 검은 봉다리에 담았습니다. 당장 꺼내…
저걸 화장실에 두면 쓰레기인 줄 알 거라고요.
호텔 샴푸는 빡빡한 경우가 많죠. (많은데… 그래도 샴푸 통째로 가져가서 대체 뭐할 거야…)
우리 노예처럼 탈모가 걱정되는 분들은 자신이 쓰던 샴푸와 린스를 딱 쓸 만큼만 덜어가세요.
무게와 부피가 열 배는 줄어듭니다.
한 손에 잡히는 세면키트 완성!
탈조선 후 현지 샴푸에 적응하기 전까지 한 달은 거뜬히 버틸 수 있답니다.
STEP5. 신발 두 켤레는 하나의 아이콘 슈즈팩으로
짚신은 소중하니까! 를 외치며 박스 채 신발을 들고 가려 하던 우리의 노예.
고양이님께 안락한 상자를 양보하기 위해 신발은 슈즈팩에 넣어봅니다.
뒷면에는 슬리퍼를 넣을 포켓이 있어 함께 수납할 수 있어요.
STEP6. 본격 잡다한 팁 대방출! 니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이것저것 준비해봤어
팩에서 왠지 꾸리꾸리한 냄새가 날 때에는 앞 쪽 포켓에 페이퍼 세제를 한 장 넣어주세요.
향기가 은은하게 배는 효과가 있어요. 급할 때는 빼서 세탁할 때 쓰세요.
남자들이 극혐하는 야상은 은근 노트북 같은 전자기기 보호(…)에 좋답니다 밀리터리 파우치
카메라는 모자에 담아줍시다. 모자는 각이 잡히고, 카메라는 보호되고,
캐리어 공간도 확보되니 일석 삼조의 대다난 수납력이죠!
STEP7. 남주인님의 하해와 같은 은덕으로 짐싸기 완성
리승환: 이거 과대광고 아닙니까? (…)
남주인: 병(丙)님, 돈 받고 싶으면 닥치세요.
리승환: ……
남주인: 을질 한 번 제대로 당해볼래요?
리승환: ……….
리승환: 시키는 대로 짐도 쌌는데 정말 탈조선 시켜 주시나요?
남주임: PPL 하면 보내줍니다. 차이나조이 출장 때처럼 뒤통수 때리면 이번엔 정말 맞습니다.
리승환: 그냥 고양이랑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남주임: ….
에필로그
슈퍼마케팅팀 윤영웅 팀장(이하 ‘히어로 윤’): 으음… 그래서 광고안은 잘 나왔습니까?
나무주임: 다시는 ㅍㅍㅅㅅ와 일을 하지 않겠습니다. 리승환 망해라.
히어로 윤: 이번 추석에 여행 취소하고 야근을 해서라도 슈퍼마케팅팀에 걸맞는 메가톤급 광고안을 뽑아내세요.
나무주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