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연합뉴스는 어설픈 합성 짤로 북한보다 못한 남한의 포토샵 기술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까이는 국가적 망신을 초래했다.
이에 ㅍㅍㅅㅅ는 1위에게 참치를 주는 합성 짤 응모 대회를 주최하였으며, 필자의 잉여력을 총동원하여, 무사히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참조 링크 : 박근혜 악수 포토샵 대회 결과 발표) 참여자가 4명 뿐이었지만, 내 인생에 1위를 차지한 영광의 시기는 꽤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아래는 영광의 대상.
그러한 영광을 등에 업고, 이런 합성짤 매뉴얼을 기고할 기회를 준 ㅍㅍㅅㅅ 관리자분들께, 심심한 참치를…… 아니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아무튼, 연합뉴스처럼 구린 합성이 아닌 제대로 된 합성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연합뉴스의 합성, 왜 실패했는가?
우선 악수 짤의 실패 요인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위의 악수 짤이 까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하단 텍스트의 구라가 1차적 과실이긴 하나, 어깨와 손이 중복되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최소한 국민변태 윤모씨의 엉덩이 합성 짤처럼 손과 어깨를 중복해서 합성하지 말았어야 했다.
위 합성 짤은 두 인물의 사지육신이 중첩되지 않는 최고의 예라고 할 수 있다. 보라, 손목의 시계조차 중복되지 않았으며, 각도마저 치밀하다. 이에 반해 오바마-박근혜 합성 짤에는 무려 4개의 손이 등장한다. 더불어 연합뉴스 합성 팀의 명성(?)에 도전하듯, 박근혜-오바마 악수 짤의 좌우 정렬의 레이아웃을 혀가 찰 정도로 날카롭게 담아내지 아니하였는가? 이 훌륭한 합성 짤은 박대통령의 방미 성과(?) 만큼이나 쾌거라고 할 수 있겠다.
뿐만 아니라, 윤창중 짤방의 제작자는 윤씨의 종교적 입장도 대변해주듯,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표현하며, 합성 시, 왼팔은 과감히 날려버렸다. 이를 통해 좌뇌가 술에 취해 이성을 잃어버리고, 우뇌만 활동하는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미학적으로도 잘린 팔은 의미가 있다. 사진은 본디 모든 것을 담으려 하면 안된다. 오히려 필요 없는 것을 제거해 나가는 ‘비움의 미학’이 필요하다. 비록 사람 팔이 잘려나갔지만, 어차피 한쪽 팔 더 있어봐야 grab밖에 더하겠는가? 이에 반해 박근혜-오바마 합성 짤은 키메라인지, 히드라인지 무슨 팔다리가 저렇게 많냐…
아무튼 저 정도 합성 짤은 그림판 센스만으로도 충분히 제작 가능하지만, 센스가 없는 대다수의 소시민들을 위해, 단 세 가지의 TIP으로 합성 짤 만들기 메뉴얼을 밥로스만큼 쉽게 설명하여, 하루가 다르게 터지는 이슈들에 즉각 대처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하나, 포토샵을 마련하도록 한다.
강남에 점포 내는 것 보다야 저렴하지만, 우리에게 포토샵을 살 돈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청담동의 겁나 비싼 집 김밥이나, 김밥지옥 김밥이나 어차피 위에 들어가면 똑같다. 그러니 오픈소스를 활용하도록 하자. http://pixlr.com/ 는 웹기반의 이미지 편집 툴인데, 포토샵이랑 상당히 유사해서 큰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더군다나 한글지원도 된다. 김밥나라 김밥과 김밥천국 김밥을 블라인드 테스트해서 찾아낼 수 있을 정도의 레벨이 아니라면, 두 프로그램의 차이점을 제대로 알 수 없을 정도로 흡사하다. 이제 더 이상 합성 짤을 위해서, 사진가게 아들에게 과자를 먹일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둘, 싱크로율이 높은 사진을 준비하자.
합성에서 중요한 건 아이디어 센스보다 싱크로율이다. 이미지 A와 이미지 B 사이의 싱크로율이 높지 않다면, 웬만한 고수가 아니면 쉽지 않다. 싱크로율이 높은 사진만 잘 찾는다면, 당신도 밥로스처럼 ‘참 쉽죠?’를 연발할 수 있다.
당신이 머릿속에 어떤 아이디어를 그렸든, 이미지들의 싱크로율만큼은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선별해야 한다. 대략 어떤 이미지를 합성할지 마음속으로 정했다면, 합성에 사용할 이미지 A와 이미지 B를 마련하도록 한다. 필자가 ㅍㅍㅅㅅ에 응모했던 이미지를 예로 들어보도록 하겠다.
일단 메인 이미지 A를 정했다면, 이미지 B를 선정할 때, 많은 것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구도와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 자뻑하기 부끄러우나, 필자는 이미지 A에서, 옆에서 본 (구도), 악수를 거부당한 아주머니의 심리(분위기)를 적극 반영하여, 울고 있는(분위기) 오바마의 옆모습(구도)을 선택하였다.
덤으로 아줌마의 빠마 머리는 흑인의 머릿결과 매치되며, 의도치 못한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었다(…)
셋, 짤라서, 붙이고, 지우고..
지금부터 밥로스 그림 그리듯 합성하는 진짜로 들어가자. ‘마스크’니 ‘패스’니 하는 용어는 야근하는 디자이너나, 디자이너 코스프레하는 블로거들이 자위할 때나 쓰라고 하자. 우린 초보다. 허세 부리는 용어 따위 필요 없다. 단지 ‘짤’라서 그럴싸하게 붙일 뿐(합성)이다.
먼저, 온라인 포토샵에 들어가서, 이미지 파일 A, B를 열어두고, 이미지 파일 B의 오바마의 얼굴을 옮기는 작업부터 해보자. 파일을 여는 것도 할 수 없다면, 깔끔하게, 이쯤에서 접어두도록 하자.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려고 하는데, “저는 오병이어를 배우고 싶은데요?”라고 하면 곤란하지 않은가?
A. 짜르기
좌측 도구 박스에서, 사각형 점선 모양 아이콘(선택도구)을 클릭하고, 이미지 B에서, 합성하고자 하는 부분을(이 예제에서는 전체) 주~욱 댕겨서 선택하고, 화살표 모양 아이콘(이동도구)을 클릭해서, 이미지 B의 선택된 부분을 누르고, 이미지 A로 잡아당기자. 어떤가? 참 쉽지 않은가? 이미 합성의 50%는 다 된 셈이다.
이미지 B의 선택컷이 이미지 A로 옮겨지면, 한 파일에 두 개의 이미지가 들어가게 된다. 우측에 ‘레이어’라는 박스를 보면, 배경(이미지 A), 레이어1(이미지 B)로 표현되는 걸 볼 수 있다. 그렇다. 이미지 A 안에 들어간 이미지 B의 선택영역 이미지는 이제부터 독자적으로 편집하고 움직일 수가 있게 된 거다. 원본 이미지 B 창은 존잘 흑형의 진심 어린 눈물이 거슬리므로 닫아두도록 한다.
B. 붙이기
머리크기를 변경하는 것이 다음 순서이다. 메뉴->편집->자유변형을 선택하면, 삽입된 이미지 B의 모서리에 꼭짓점이 표시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여기서 비례가 중요하다. 보통 초보들은 비례를 생각하지 않고 줄이다가, 이런 결과를 초래한다.
명심하자, 이미지 크기를 줄일 때는 Shift 키를 누르고, 대각선 쪽에 있는 꼭짓점을 선택해서 줄이면 비례를 유지하면서 줄일 수가 있다.
크기에 알맞게 줄인 이미지는 짐 캐리 마스크를 씌우듯이 아주머니의 얼굴에 살포시 포개준다. 좀 전에 이용한 자유변형을 다시 삽입된 이미지B에 적용하고, 이미지 외의 부분을 클릭하면, 회전 모양으로 마우스 포인트가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아주머니 각도와 삽입된 이미지 B의 각도를 맞추도록 한다.
여기서 아주머니의 얼굴이 가려져서 안 보인다면, 삽입된 이미지 B의 레이어에 투명도를 주면 작업하기가 수월해진다. 투명도 설정은, 오른쪽 레이어 창의 좌측 하단에 코딱지 만한 버튼을 누르면 활성화가 된다. 위와 같이 불투명도에 있는 숫자의 슬라이드바를 움직여서, 작업하기 편하게 적당히 조정해 둔다.
C. 지우기
자 이제 진짜 마지막이다. 좌측 도구에서 지우개 아이콘(핑크색)을 선택하자. 뭔가 아이콘 모양이 괴랄하지만 지우게 맞다. 난 처음에 진동 기능이라도 있는 줄 알았다.
아무튼, 삽입된 이미지 B의 주변부를 머리만 남도록 이쁘게 지워준다. 지우개 아이콘을 선택하고 나면 상단 메뉴 아래에 브러쉬, 불투명도를 적당히 조절해서, 지우기 편하게 사용하도록 한다. 한 줄 팁이라면, 불투명도를 잘 조절해주면 한번에 확~지워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뽀얗게 동그란 지우개로 지우면 끝 부분이 딱딱 끊어지게 지워지는 것을 막을 수가 있다.
지우개질이 끝나면, 삽입된 이미지B의 불투명도를 다시 100으로 만들어 놓으며 끝!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아주머니의 손등의 색상을 바꿀 필요가 있으나, 숙제로 남겨두도록 하겠다. 팁이라면, 새로운 이미지 C를 찾지말고, 레이어를 새로 하나 만들어서, 피부색과 유사한 색으로 대충 칠한다. 그리고 짜르고, 옮기고, 투명도 주고, 지우개질. 아까와똑같은 방식이다.
다시 한번 기억하자. 자르고, 붙이고, 적당히 문질러서 지우고.
이렇게 합성은 끝이다. 어떤가? 밥로스 처럼 그리는 그림보다, 훨~~씬 쉽지 않은가? 이제 오늘부터 여러분도 소시민에서 합성 짤 제작 용병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단, 저작권과 명예훼손 고소미가 옵션으로 따라갈 수 있으니, 적절한 모자이크와 우회하는 풍자는 센스에 맡기도록 하겠다.
이상 포토샵을 이용한 합성 짤 만들기 매뉴얼을 마치도록 한다. 나머지는 밥로스가 매일 그림을 그리듯 반복 학습하는 것뿐이다. 청와대도 윤창중 제대로 데었으니 막장 인선이 좀 줄어들지 않겠나? 여러분도 반복하면 좋은 짤을 만들 수 있을 것이고, 그 결과 구치소에서 윤창중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