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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ㅍㅅㅅ

필자와 독자의 경계가 없는 이슈 큐레이팅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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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게이머의 유년기를 함께한 90년대 게임들 총망라

2013년 3월 26일 by Mei Karma

이 글은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게임이었다 – 나는 왜 여성 게이머가 되었는가? 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안녕하신가 힘세고 강한 아침? 바바바바바반가워 가이들? 이것은 게임특집의 대단원을(마음대로) 장식하는 2부가 될 것이야?

나는 쓴다 원고를. ㅍㅍㅅㅅ는 한다 편집.
나는 쓴다 원고를. ㅍㅍㅅㅅ는 한다 편집.

였지만…

<SYSTEM> 문명5 스팀 세일이 진행 중입니다.
<SYSTEM> 디아블로3 1.08 패치가 적용되었습니다.
<SYSTEM> 군단의 심장 베타가 진행 중입니다.
<SYSTEM> 심시티 5 발…

그만해.
그만해.

라는 –하라는 원고는 안 하고- 이런저런 어른의 사정으로 원고가 다소 늦어진 점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약속한 108 콤보는 자비심 없이 ㅍㅍㅅㅅ의 리수령에게 보내주시면 적극 반성하도록 하겠다.

 

내가 MSX를 만나지 않았으면… 겜덕이 되지 않았을텐데…

저번 시간에 우리는 ‘나는 어쩌다 이 지경인 여성 게이머가 되었나?’ 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대한민국에서 90년대까지 유년기를 보낸 사람이라면 익숙한 오락실 게임과 그 경험에 대해서 소소한 추억도 나누었다. 하지만 오락실을 밟은 것만으로 과연 그 험난한 덕력이 단련되었다 할 수 있겠는가? 보통 그 나이 또래 어린이들은 게임 같이 상호작용하는 놀이기구에 매력을 느끼게 되어있는데 여기서 ‘덕후’로 가는 길을 밟으려면, 다양한 장르에 관한 관심을 기반으로 취향을 발전시켜 세분화하여 성장해야 한다. 조금 거칠게 말하자면 게임이라는 대상, 그리고 그것을 돌리는 PC나 게임기 자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필요로 한다. 나아가 관련된 서브컬쳐에 관심을 두거나 게임을 하기 위해 어학 공부를 한다든가 하는 식이다. 그 확장의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패기 돋는 가격과 본격 부모를 속이는 광고.
패기 돋는 가격과 본격 부모를 속이는 광고.
추억 돋는 파란 화면
추억 돋는 파란 화면

내가 어렸을 때 컴퓨터는 상당히 부르주아 아이템이었다. 16bit 컴퓨터가 보급되기 전에는 8bit 컴퓨터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대우에서 파란 화면의 IQ2000 이라는 MSX2 규격의 컴퓨터(모델명은 CPC300)를 내놓았고, 이것이 내 친척집에 있었다. 정확한 나이는 기억나지 않지만, 유치원도 다니기 전부터 나는 그 친척집에 가는 것을 매우 열광했으며(…), 항상 컴퓨터 있는 방으로 돌격했다.

나의 렙업의 역사는 이 집의 컴퓨터 업그레이드 역사라고 할 수 있고, 앞서 가는 덕후가 후배 덕후를 끌어준 셈이다. 물론 기질의 영향인지 환경인지 둘 다인지는 몰라도 일단 ‘다양한 게임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의 비중은 상당히 클 것이다.

게임을 접한 순간 내 인생은 끝났어...
게임을 접한 순간 내 인생은 끝났어…
그 집에 간 순간부터 나는…
그 집에 간 순간부터 나는…

MSX에 대한 것은 위키백과나 엔하위키 등을 참고하시고, 우리는 지면에 한정이 있으니 게임 이야기로 가보자. 학습기기를 표방했고 Basic 프로그램 좀 만져본 가이들의 필수요소도 맞기는 한데 아무도 그 용도로 쓰지 않았다(…) MSX에는 키보드 본체 쪽에 게임 카트리지(우리가 말하는 게임팩) 꼽는 곳이 있다. 즉 간단하게 게임 카트리지를 꼽고 켜기만 하면 게임이 나오기 때문에 컴퓨터를 몰라도 게임을 할 수 있었다. PC라는 것은 “훼이크다, 이 병신들아!”에 가깝고, 게임기로서의 비중이 훨씬 높았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MSX에서 게임 기판과 시스템을 분리하여 나온 게임기가 그 유명한 대우 재믹스다.

엄마가 생각하는 용도
엄마가 생각하는 용도
우리가 생각하는 용도
우리가 생각하는 용도

 

유명했던 게임들은 위 짤로도 유명한 폭탄인간(봄버맨) 부터 원더보이, 왕가의 계곡, 마성전설, 자낙, 마법사 위즈, 남극탐험, 랠리x(방구차), 서커스 찰리, 양배추 인형, 올림픽, 트윈비, 로드런너 등등… 이미 우리의 유년기를 빛낸 게임들에 대해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엄살이 아니라 갈 길도 멀고 MSX 게임만 다뤄도 특집 10개는 낼 수 있다. 내 인생이 이렇게 망했어…

정식 버전인지 모르겠으나 재미있게도 한글화다.
정식 버전인지 모르겠으나 재미있게도 한글화다.
*바 더러운 자본주의...
*바 더러운 자본주의…
기억하는가? 추억의 MSX 롬 카트리지
기억하는가? 추억의 MSX 롬 카트리지
꿈대륙 어드벤처는 남극탐험 같지만 스토리, 보스전, 아이템 등의 요소가 들어간 전혀 다른…어?
꿈대륙 어드벤처는 남극탐험 같지만 스토리, 보스전, 아이템 등의 요소가 들어간 전혀 다른…어?

 

그러나 정작 미래의 덕후를 양성하는데 이바지했던 게임은 바로 이것들이었다.

플레이스테이션의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로 계승된 메탈기어.
플레이스테이션의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로 계승된 메탈기어.
놀라운 게임성과 지금도 귀에 감기는 BGM이 인상적이었던 악마성 드라큐라.
놀라운 게임성과 지금도 귀에 감기는 BGM이 인상적이었던 악마성 드라큐라.

 

초등학생이 넘을 수 없는 언어의 장벽, 일본어…

물론 그 외에 유행했던 영화인 킹콩이 RPG 게임으로 있었고, 조낸 블레이드 러너를 따라한 스내쳐라는 게임은 화면이 만화 같아서 어떻게든 그 당시 플레이해보고 싶었지만, 옆에서 구경만 하다가 집에 간 적이 많았다. MSX의 코나미사는 지금 PC계의 블리자드쯤 되었기 때문에, 처음 언급했던 다양한 아케이드류 게임부터 시작해서 위와 같은 ‘블록버스터’ 게임들을 MSX로 줄기차게 내놓았다. 물론 이 당시는 아직 PC게임이 오락실 기판의 퍼포먼스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으므로 얼핏 보면 열악해 보이지만 좀 더 치밀한 게임성과 복잡한 재미를 주었는데 이것이 나에게 엄청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컴퓨터 못하는 아동에게 상당한 장벽이 있었다. 악마성은 롬 카트리지로 나온 것이 있었지만, 친척집에는 ‘카세트테이프’ 버전의 게임이 있었던 것이다. 이 테이프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90년대 음악들을 때의 그 테이프가 맞다. 롬팩이 보급되기 전까지 테이프로 게임을 불러오고 심지어 저장도 했었는데, 워낙 불안정한데다 지금 기억에도 악마성을 플레이하기 위해서 모종의 작업(?)을 거친 뒤 1시간 가까운 로딩 후에야 게임을 실행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시켜주지 않으면 할 수가 없었다.

내가 플레이 했던 악마성은 ‘드라큐라’라는 이름에 애플도 아닌 것이 사과 로고가…
내가 플레이 했던 악마성은 ‘드라큐라’라는 이름에 애플도 아닌 것이 사과 로고가…

 

그다음의 문제는 메탈기어였는데, 악마성 드라큐라는 실행만 해주면 어떻게든 플레이가 가능한 액션 아케이드 게임이었지만, 메탈기어나 스내처는…

......
어라? 일본어다?
뭐라 쳐씨부려산노?
뭐라 쳐씨부려산노?
니는 씨부려라. 나는 스킵한다.
니는 씨부려라. 나는 스킵한다.
일본어의 장벽 앞에 나는...
일본어의 장벽 앞에 나는…

 

언어의 장벽을 이제 갓 초등학생이 된 녀석이 어쩌겠는가? 그러나 이 때 1차 각성이 일어나게 되었으니, 컴퓨터에 커맨드를 입력할 때 중요한 Enter 키의 존재를 익힌다든가(옛날에는 리턴키라고 부르기도 했다.), 집에 있는 컴퓨터 책을 꺼내 똑같이 치면 무언가 구현되는 원리를 막연하게 익히고 있었던 것이다. 친척이 집에 없으면 악마성을 할 수 없어서 실행하는 방법을 아예 보면서 외워두었다가 로딩하여 플레이 하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친척은 지금 내가 친척 꼬마들이 집에 오는 것을 두려워하듯이 날 두려워했을지도 모르겠다.

언어만은 어떻게 할 수 없었지만 사실 친척도 그리 우월한 덕후는 아니어서, 저런 게임들에 대한 정보는 게임잡지를 통해서 얻었던 모양이다. 그러니까 나도 친척이 저런 게임을 할 때 뭔가 몰라서 존나 가만히 구경만 하기 심심하니까 잡지를 보기 시작했다. 스내쳐만 해도 잡지 공략에 위의 사진의 모가지 댕강 같은 것이 나오는 패기가 있었다. 게임 잡지의 공략을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하고, 보다가 도저히 또 존나 모르겠으면 옆에 잡히는 건담 비디오테이프를 플레이 해서 본다든가… 눈물이 멈추지 않아요… 왜죠…

이 집에서 MSX의 시대는 저물고, 흑백 286 컴퓨터가 들어오면서 나는 좀 더 게임을 하는데 진화가 되어야 했다. 일단 게임 팩을 꼽는 곳이 없었고, 검은 화면은 뭔가 ‘잘못 만지면 아주 그냥 *되는 거야… 작은 컴퓨터를 건들면 *되는 거예요..’ 라는 간지를 뿜어댔다.

재미있는 것은 보통 친척집에 가서 게임을 시켜달라면 보통 TITUS사의 폭스, 고인돌이나 너구리 같은 게임을 시켜주는 게 보통이었는데, 나의 진화를 지켜본 친척은 물론 그런 게임도 보여주었지만, 소코반이나 인디아나 존스3, 폴리스 스토리, 삼국지2 같은 게임을 틀어주었고, 본인은 래리(Larry)라는 천조국의 성인 코메디 어드벤처 게임을 즐기곤 했다.

여기서 이미 기존에 오락실에서 게임을 즐기던 친구들과 나는 멀어지고 있었다. 소코반은 그냥 퍼즐 게임이지만, 인디아나 존스만 해도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게임에 영어가 가득하고 중학교 때서야 제대로 클리어했던 게임인데 나는 그게 게임이라는 이유로 마냥 좋았고, 친척집에는 항상 프린트 한 공략집이나 잡지가 있기 때문에 잡지를 달달 외워 게임을 했고 그것이 너무 행복했던 것이다.

이걸 초딩이 어떻게 했냐고 묻는다면... 안선생님... 게임이... 하고 싶어요...
이걸 초딩이 어떻게 했냐고 묻는다면… 안선생님… 게임이… 하고 싶어요…
이미 당신의 머리 속에는 BGM이 울리고 있다!
이미 당신의 머리 속에는 BGM이 울리고 있다!
내 머릿속 여우의 이미지는 아직도 저녀석으로 남아 있다.
얘두라 흑백 샷을 찾을 수가 엄써… 다 흑백으로 했는데...
얘두라 흑백 샷을 찾을 수가 엄써… 다 흑백으로 했는데…

 

운동권이 아닌 진짜 386 PC의 추억

그리고 초등학교 4학년의 어느 날, 친척집에 가니 친척은 비장한 표정으로 놀라운 것을 보여주겠다고 컴퓨터를 켰고, ‘띠리리링 띠리리링’하는 소리와 함께 페르시아 왕자가 철문 앞에 서서 칼라의 놀라운 자태를 보여주었다. 드디어 386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Loom과 원숭이 섬의 비밀 같은 게임을 칼라로 즐기면서…

여러모로 시대를 풍미한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 길에서 흉내내는 병신들을 다량 양산시켰다.
여러모로 시대를 풍미한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 길에서 흉내내는 병신들을 다량 양산시켰다.

이쯤에서 나는 이미 컴퓨터를 어느 정도 다룰 줄 알았고, 친척집에 있는 디스켓을 다 뒤져 깔아보고 돌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인크레더블 머신, 고블린, 레밍즈나 울티마 같은 고전 명작도 섭렵했고 어디로 입수한 건지 모를 대만과 일본게임들도 있었다. 당시 듣기로는 방위들이 게임을 잘 구한다고!? 게임을 풍요롭게 접할 수 있게 되자 취향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말 그대로 어떤 스타일의 게임이 좋다던가 어렴풋이 잘 만들어졌다는 게임성 같은 것을 스스로 평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나에게 초등학교 시절까지 충격을 준 게임은 윙코맨더2와 놀라운 던전 RPG 스케일과 기술력을 보여준 오리진의 울티마 언더월드가 있었다. 그 외에 각종 어드벤처 게임을 하면서 어느 정도 어학능력과 상상력이 풍부해졌다. 쉽게 말하면 중2병 개망상 학교에서 컴퓨터 게임 얘기를 하는 남자아이들이 Joe & mac 같은 것을 이야기할 때 나는 울티마 언더월드에 대해서 설명하는 허세 초딩이었다.

야, 니들 이런 거 해봤냐? 이거 존내 재밌다!
야, 니들 이런 거 해봤냐? 이거 존내 재밌다!
이 게임은 놀라운 스크롤과 방대한 게임성이 인상적이고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입니다.
이 게임은 놀라운 스크롤과 방대한 게임성이 인상적이고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입니다.

 

하지만 진짜 충격은 따로 있었으니…

따... 딸근... 아니, 딸을 키우는 거다!!!
따… 딸근… 아니, 딸을 키우는 거다!!!
그대, 기억하는가? DD.LBX의 추억을...
그대, 기억하는가? DD.LBX의 추억을…

 

친척집에는 프린세스 메이커 정발도 아닌 일본판이 설치되어 있었고, 칼라로 보이는 예쁜 그림에 –속아- 넘어가서 말도 잘 모르고 게임을 했는데, 뒤에서 딸이 웬 여자애같이 흐뭇하게 시간을 보내시던 엄마가 14세 여름 바캉스 화면이 나오자. 그냥, 그게 1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신나는 쿨타임 매타작 시간이 돌아왔고 그날 내내 눈치를 보면서 게임을 해야 했다. 그래서 또 실행한 다른 게임은 폴더 이름이 Nooch 였… 아 이거 야겜 특집이 아니구나.

여성을 게임계로 대거 유입시킨 프린세스 메이커. 사실 아청법에 실로 위협적인 존재였다.
여성을 게임계로 대거 유입시킨 프린세스 메이커. 사실 아청법에 실로 위협적인 존재였다.

 

미물들아! 내 발가락을 핥아라!
미물들아! 내 발가락을 핥아라!

 

이때 2차 각성이 일어나 일본어를 막연히 잘 알아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그것이 초등학교 5학년 때. 이미 4학년쯤에 게임을 하기 위해 혼자 ‘저는 컴퓨터를 하나도 모르는데요’ 라는 책으로 공부해서 도스 기본을 할 줄 아는 상태로 친척집 컴퓨터에 이것저것 다 깔았다가 지우고 가곤 했었고, 일본어 글자와 간단한 한자 정도와 표현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뷁뚫셁궭!’ 에서 ‘스케쥬ㄹ을 ??합니다’ 같이 초기 야겜 번역기 돌린 것 같은 해석이 가능해졌고 좀 더 다양한 게임을 할 수 있게 되었… 아 이거 야겜 특집이 아니구나.

컴퓨터나 게임기는 그 이후로도 상당히 오랫동안 엄청난 고가의 장비였고, 게임들은 비싸고 구하기 쉽지 않았다. 그때 게임잡지는 게임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간접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어쩌다 친척집에서 가져온 잡지는 달달 외웠고, 가끔 용돈을 모아 사서 구경하면서 무슨 게임기가 가지고 싶고 무슨 게임을 하고 싶은지 적어놓고는 했다.

북미 게임은 물론 일본 게임 정보를 보면서 PC가 아닌 게임기를 알게 되었는데 상당히 접하기 어려웠고 그 외 불법인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정보를 같이 얻을 수 있었다. 동네 꼬마들이 해적판이나 틀린 내용을 알고 있으면 어차피 다들 모르는 말로 그걸 지적해서 잡아주는 재수 없는 초딩이었다(…). 아마 애니메이션 덕후 테크로 빠진 사람 중에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 사람이 적지 않을 듯하다. 친척집은 자주 가는 곳이 아니었고, 나는 게임을 즐길 방법이 없었으므로 대체로 잡지에서 얻은 지식으로 ‘입게임’ 을 하던 시기로 볼 수 있다.

좀 사는 동네에서는 92년 당시 390,000원이던 수퍼패미콤(현대 정식수입 버전 컴보이)이나 메가드라이브(삼성 수퍼 겜보이) 있었다고 하지만, 패미콤(패밀리)의 경우 55,000원 정도 했기 때문에 간혹 있는 친구들이 있었다. 나도 초등학교 6학년 때 돈을 모아 패미콤을 구입했는데, 책상 구석에 숨겨두고 몰래 즐기다 책상 검사를 하는 마덜에게 들켜서 ‘주인집 아들에게 빌린 것’이라는 핑계를 대고 내가 산 오락기를 그 노마에게 생으로 줘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패미콤 오리지널 게임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MSX 시절의 게임들이 컨버전 된 경우가 많았었고, 패미콤판 카드 게임 드래곤볼이나 열혈 시리즈를 친구들과 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일본어가 (조금은) 가능해진 상태였기에, 이런 게임이 있으면 나름 ‘우와 대단하다’ 소리를 들었다. 재미있는 것이 이 당시 용산 말고 동대문에서 패미콤 팩을 추가 금액을 받고 교환해주었고 아이들은 위험한 줄 모르고 팩 바꾸러 가서 아저씨의 추천대로 웬 거지 같은 게임을 가져와서 제임스 롤프가 되었다. 이런 점에서 미리 정보를 아는 나는 같이 가서 게임팩을 골라주고는 했고, 초딩들의 게임 스타일리스트로 등극하여 아이스크림 등을 얻어먹을 수 있게 되었다.

썅! 동대문 아저씨가 나에게 똥을 줬어!
썅! 동대문 아저씨가 나에게 똥을 줬어!
초딩들을 한 자리에 모았던 열혈 시리즈.
초딩들을 한 자리에 모았던 열혈 시리즈.

그 이후에는 어땠을까? 사실 앞선 시절에 즐겼던 놀랍고 소개해주고 싶은 게임이 많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그 유명한 동키콩과 파이널 판타지 6를 접하게 되어 또 쇼크로 정신을 못 차리게 된 이야기도 쓰면 한 편의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일단 여기서 유년기의 게임 이야기를 접도록 하자. 지면도 모자라고 내 의지력도 모자란다(…)

위와 같이 온갖 게임기, PC게임을 접해가며 유년기의 끝을 맞이했고 친척집의 386dx2 4M램 칼라 컴퓨터는 무려 중학교 1학년때 우리 집에 오게 된다. 4M라고요? 지금은 8G 램 인민에어에서 원고를 쓰고 있는데…

 

Filed Under: 문화

필자 Mei Karma

수령이 이걸 하면 일확천금과 명예를 얻을 수 있다고 했으나 현실은 저품격 백수.
별 하나에 캐리건, 별 하나에 레이건... 아니, 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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