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Slack의 개발사인 Tiny Speck가 2013년 7월 31일 내부에 공유한 내용을 번역한 것입니다. Slack을 개발한 지는 7개월이 지났고, 프리뷰 릴리즈 2주 전이었습니다. 내부 자료로의 링크와 구체적인 출시 전략을 제외하고는 그대로 옮겼습니다.
편집자 주. Slack은 대표적인 협업 툴로, 기업용 SNS라고도 불린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굳이 비유하자면 (업무용으로 사용하던) 네이트온과 네이버 밴드 등의 훨씬 더 발전·특화된 버전 정도. 2014년 공식 출시 이후 초고속으로 성장해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Slack류의 툴이 그룹웨어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는 이메일을 축출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참조: 「슬랙(Slack)으로 커뮤니티 운영하기」)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라
우리가 진정으로 쓸모 있는 뭔가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우리 스스로 알고 있습니다. Slack을 사용하는 어느 팀이든 Slack을 사용하기 이전보다 훨씬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 테니까요. 그 말인즉슨, 우리는 사람들이 원하는 무엇인가를 창조해 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팀들의 대부분은 자신들이 Slack을 원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합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요? 왜냐하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Slack과 같은 것들을 들어본 적조차 없고, Slack 비슷한 것을 원한다고 상상 정도 하더라도, 그렇게 상상하는 사람의 수는 아주 적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들이 적어도 뭔가 원하기라도 한다면)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절대 Slack을 찾지 않습니다. (물론 GUI 나 포스트잇도 아무도 찾지 않긴 마찬가지였죠.)
우리가 하는 일 중에서 진정으로 쓸모 있는 뭔가를 만들어 사람들의 삶을 더 간편하고 생산적으로 만드는 일 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Slack의 가치를 적절한 형태로 풀어내어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일입니다.
물론 그런 일의 대부분은 그냥 마케팅일 겁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처음 Slack에 계정을 만들 때의 경험부터 서비스를 실제 쓰기 시작해 끝날 때까지 겪는 모든 경험들이 잘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최고의 슬로건이나 광고, 멋진 랜딩 페이지, PR 캠페인 등등은 아무 쓸모 없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신이 원한다고 믿는 것’ 들을 이해해 Slack의 가치를 그에 맞게 적절한 형태로 풀어내는 일”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만든 모든 것들의 합인 셈이죠. 우리는 Slack의 회원가입 양식 문구에서, 로딩 페이지에서, 환영 이메일에서, 정확하고 이해도 높은 검색 결과에서, 사려 깊게 적용된 멋진 기능들에서 이를 해내야 합니다.
“양방향 마케팅”
“Product-Market Fit”에 대해서는 지난 몇 년간 많은 글들이 있었습니다. 아마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대중화의 결과로 생긴 현상 같습니다. (린 스타트업의 개념은 더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 같지만) “Product-Market Fit” 이란, 충분한 프로모션과 적절한 가격정책, 고객 지원 등만 이루어진다면 제품/서비스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런 상태를 찾기 전까지는 앞서 말한 활동들이 제품/서비스를 거의 성장시키지 못하겠죠.)
Marc Andreessen의 옛 블로그 글에서는 스타트업이 “오직 하나만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Product-Market Fit이라고 합니다. 그리곤 스타트업의 수명을 Product-Market Fit의 전과 후, 두 시기로 나눕니다. 제품이 시장에 맞는다면, 그 스타트업은 ‘실제로 팔리는’ 제품들을 가지고 프로모션 하는 일이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Fit을 찾기 전과 후에 기업이 하는 일들은 아주 다릅니다. (주로 실험&반복 대 성장&최적화라고 볼 수 있죠.)
우리는 첫 번째 시기의 정 중앙에 있습니다. 긍정적인 신호들이 보이며 아주 잘하고는 있지만, 우린 아직 첫 번째 시기입니다. 약속의 땅으로 가기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는 정말 정말 알기 힘듭니다. (‘마지막 10%가 모든 노력의 90%다’ 와 같은 말도 있죠.) 그래서 우리는 제품과 시장, 양방향으로 신중하게 작업을 해 나가야 합니다.
그 두 가지 방향은 바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을 더욱더 잘하는 일 (그들이 알든 모르든)과 더욱더 효과적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그래서 자기들이 Slack 을 원한다는 걸 알 수 있도록)입니다. 가장 좋은 건 변증법적인 상황입니다. 제품 자체와 사람들이 제품을 쓰는 방식이 제품이 가진 가치를 새롭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고, 그렇게 가치에 관해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이 진화함으로써 제품 기능개선과 디자인 과정에서 내려야 할 결정들을 더 명확하게 해주는 것이죠.
우리의 상황은 많은 스타트업들이 겪는 상황과는 매우 다릅니다. 우린 경쟁자가 명확하고 시장이 잘 정의된 상황에서 싸우는 게 아닙니다. (사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그룹 채팅들은 구린데, 우리 건 완전 좋아!”라고 할 수 없는 면도 있죠.) 직접적인 경쟁자들이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비슷하고 조악한 툴들로 점철된 역사를 가진 시장을 뒤로하고 우리는 새로운 시장을 정의하려 합니다. 그 말은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제품을 개선하는 정도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시장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는 제품이 아닌 “혁신”을 판다
혁신을 측정하기에 가장 좋은─그리고 아마 유일한─ 방법은 사람들의 행동이 어떻게 바뀌는지 보는 것입니다. 사실 혁신에 관한 정의는 “전체 시스템 전반에서 오는 변화의 총합”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받아들이는 편이 더 유용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 혁신은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지 못하죠. 작은 혁신들은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는 방식을 크게 바꿔놓지 못했지만, 큰 혁신들은 그러한 일에 언제나 성공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Slack은 거대하며 현실적인 혁신입니다. 무인자동차나 체내 칩처럼 이목을 끌진 않죠. 하지만 조직에서 Slack을 사용하기만 하면, 시간을 쓰는 방법과 소통이 일어나는 방법, 팀의 정보가 축적되는 방식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납니다. 팀원들이 서로 관계 맺는 방식이 변하기 시작하며, 최종적으로는 생산성이 놀랍도록 향상됩니다.
우리가 “그룹 채팅 시스템”을 잘 파는 건 불가능해 보입니다. 왜냐하면 “그룹 채팅 시스템”을 사는 사람들이 그저 충분치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어디선가 말했던 것처럼, 우리 회사 팩스 기계는 아주 잘 작동합니다. * 옮긴이 주: 그룹 채팅 시스템 대신 팩스를 써도 문제가 없다는 농담.)
그러므로 우리가 팔아야 하는 건 바로 “조직의 변혁(Organizational Transformation)”입니다.
우리가 파는 건 소프트웨어 제품이 아닙니다. Slack과 같은 소프트웨어 제품을 살 고객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소프트웨어” 를 사는 이유는 비디오 편집과 영업 관리 등 그들이 이미 알고 있는 구체적인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서죠.) 하지만 우리가 만약 “커뮤니케이션 비용의 감소”, “손쉬운 지식 관리”, “더 빠르고 좋은 결정들”, “팀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언제 어디서나 찾을 수 있다는 것”, “75% 더 적은 이메일” 등 Slack 이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치 있는 결과들을 판다면 훨씬 더 많은 고객들이 구매하겠죠.
그게 바로 우리가 “조직의 변혁”을 파는 이유입니다. 소프트웨어는 이를 팔기 위해 우리가 쓸 수 있는 수단 중 하나일 뿐입니다. (우리의 몫을 잘 챙길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고요.)
우리는 정보 과부하, 스트레스로부터의 해방을 파는 것이며, 지금까지 사내에 쌓은 데이터들로부터 가치를 뽑아낼 수 있는 새로운 능력을 파는 겁니다. 우리는 ‘더 나은 조직’과 ‘더 나은 팀’을 팔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파는 것이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이 구매를 원할 것이며, 우리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팔기에도 더 좋습니다. 우리가 ‘좋은 팀’을 파는 한, 우린 성공적일 겁니다.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살펴봅시다. 말 안장을 파는 Acme Saddle Company가 있다고 가정해보죠. 이 사람들은 그저 말 안장만을 팔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판다면, 이 회사는 말 안장에 쓰는 가죽의 질, 말 안장에 더할 수 있는 세련된 장신구 정도를 강조하겠죠. 다양한 사이즈나 스타일, 내구성, 가격에 대해서도 강조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승마’를 팔 수도 있습니다. 만약 ‘승마’를 파는 것에 성공한다면, 그들은 말 안장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완벽한 맥락을 갖추는 동시에 시장 자체를 그들의 제품에 맞게 키울 수 있게 됩니다. 그러한 성공은 회사를 시장 리더의 위치에 올려놓을 것이며, 다양한 마케팅과 프로모션 기회들을 부여해 줄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승마를 가르쳐주기 위한 학교와의 제휴라던가, 자연 보호, 지도 제작 등까지요.) 또한 회사에게 큰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며, 잠재적으로는 큰 성장을 할 수 있게 해줄 겁니다.
사실 이건 그리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닙니다. 이미 많은 브랜드들이 실제로 그들의 제품이 아닌, 더 큰 무엇인가를 파는 마케팅 활동들을 하고 있죠. 할리 데이비슨은 모터사이클 라이딩을 팔며, 더 나아가서는 ‘자유’와 ‘독립’을 팔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들은 ‘더 나은 나’를 팔고 있습니다. (자신이 되고 싶은 더 부유한, 더 멋진, 더 매력적인 사람 등등을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최근의 예시는 요가복과 요가 장비를 파는 기업인 Lululemon입니다. 이들이 막 시작했을 때는 요가 중심의 운동 장비 시장이 그리 크지 않았죠. 그래서 이 회사는 ‘요가’를 미친 듯이 팔았습니다. 사람들의 집 근처 요가 스튜디오를 찾아주는 일부터 공짜 강좌를 개설하고, 스폰서십과 학위도 지원하며, 지역 홍보대사와 교육까지 했죠. 그 결과로 Lululemon은 최근 회계연도에서 요가 관련 액세서리 판매로 1조 5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다시 안장을 팔던 Acme Saddle Company로 돌아가자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은 이 회사가 ‘승마’를 파는 일과 같습니다. 다만, 거의 4,000여 년 전에 말이죠. 10년에서 20년 사이에 중앙 집중화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모든 이메일을 대체할 거라는 것은 명백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트렌드를 촉진시키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할 것이며, 트렌드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전환의 시작점에 서 있습니다. 우리에겐 카테고리 자체를 정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며, 시장 전체의 성장을 선도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기회를 잡지 않는다면 정말 미친 짓이겠죠. 왜냐하면 앞서 말한 Product – Market fit을 찾는 최고의 방법은 자기만의 시장을 정의해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고객들이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는가?
몇 달 전에, 그저 그런 전자책 하나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당신의 고객이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는가?”라는 제목의 책이었습니다. 이 책이 그저 그랬던 이유는 책의 핵심 아이디어가 나빴던 게 아니라 20페이지면 끝날 이야기를 70페이지가량 서술해 놓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핵심 아이디어는 아주 괜찮았고, Slack 의 미래를 생각하기에도 아주 유용했습니다.
모든 제품은 고객들이 가진 무엇인가를 계속 요구한다는 것이 책의 요점입니다. 어떤 일을 특정한 방법으로 하는 것, 스스로를 특정한 방식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 등등을요. 그리고 보통 그런 요구는 어떤 사람의 행동 자체를 바꾸거나, 그 행동을 하는 방법을 바꾸죠. 어떤 경우에는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바꾸기까지 합니다.
우린 고객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10년 넘게 써서 익숙해진 이메일을 중심으로 한 업무 체계를 버리고 새롭고 낯선 프로그램을 하루에 몇 시간씩 사용하라고 요구하고 있죠. 또한 고객들에게 ‘공개가 기본인’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라고 말합니다. 거의 성공하기 힘들 정도의 요구죠.
이렇게 거대한 요구에 고객들이 응하게 만들려면, (1) 고객들이 스스로의 노력을 정당화시킬 수 있을 만큼의 보상을 제공하고, (2) 그 보상을 제공하는 일을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실행해야 합니다.
앞서 말한 보상을 어떻게 제공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정하려면, 우리의 고객들이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는지 생각해보면 됩니다.
우리는 우리의 고객이 검색 한 번이면 자신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언제나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앎으로써 항상 자신감에 차 있고 생산적인 사람이 되길 원합니다. 정보의 흐름에 압도당하는 정보의 노예가 아닌, 자신의 정보를 관장하는 사람이 되길 원합니다. 자신의 팀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는 당황스러움을 덜 느끼길 원합니다.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소통을 하며, 자신의 질문 하나하나가 팀에게 가치를 가져다주는 사람이길 원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가 고객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것들이며, 우리의 목표이자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지향하고 있는 바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고객들이 Slack과 함께 한다면 어떤 것을 얻을 지 이해시켜줘야 하는 동시에, 미친 듯이 일해서 고객이 분명 그것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 일을 어떻게 하는가?
정말, 정말로 존나 멋지게 해야 합니다.
(We do it really, really fucking good.)
앞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특출남으로 실행’을 해야 한다고 말한 이유는 이겁니다: 당신이 뭔가를 굉장히 원한다면 그것의 단점 정도는 잘 보이지 않죠. 그렇지만 뭔가를 원하는지 아닌지 모르는 상태라면(옮긴이 주: Slack의 현 상태와 같이), 단점에 대한 인내심은 매우 낮아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최대한 아름답고, 우아하며 사려 깊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우리가 제품에 투입하는 모든 고뇌와 개선, 배려는 고객들을 끌어당겨 줄 것입니다. 반면 아무리 작은 걸림이라도 존재한다면 고객들은 Slack에 자신의 노력을 투입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버릴 겁니다.
그렇다는 것은, 우리는 그런 작은 걸림돌을 샅샅이 찾아내 모두 제거해 버려야 한다는 것이죠.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작업들을 이 모든 제품을 새로 접하는 고객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솔직 담백하게요. 논리적으로 말이 되는지? 당신이 저 버튼을 클릭했을 때, 혹은 메뉴를 열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있는지? 클릭이나 탭이 열렸을 때 충분한 피드백이 있는지? 충분히 빠른지? 휴대폰에서 받은 이메일에 있는 링크가 깨져있지는 않은지? 등등을 말입니다.
스스로의 제품을 가지고 이런 일들을 하는 건 언제나 어렵습니다. 단점들은 그냥 재껴두고, 다음에 고칠 계획에 포함시키곤 하죠. 우린 우리 제품이 어떤 모델을 쓰는지, 어떤 용어들을 쓰는지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초심자의 마음으로 Slack에 접근하기란 꽤 어려운 일이죠. 그렇지만 해야 합니다. 그것도 매일 매일이요. 손질하고 또 손질해서 우리 제품이 옻칠한 마호가니만큼 매끈해질 때까지 다시 보아야 합니다.
여러분 모두는 “정말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는 어떤 일이 제대로 마무리 된 게 아닐 때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우린 남의 소프트웨어엔 분명 충분히 불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린 제품의 첫인상이 그 제품을 판단하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죠. 정확히 그런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판단할 겁니다.
Slack에 처음 접속하는 누군가의 입장이 되어본다는 것 ─특별히 현실적인 사람들, 아침을 못 먹어서 약간 짜증나고, 주말에 놀러 가기 전에 프로젝트를 끝마쳐야 해서 걱정도 많은데 마침 상사가 Slack을 한번 알아보라고 시킨 사람을 상상해 보세요─ 이런 사람의 입장이 되어본다는 것은 여러분이 아무런 관심이나 투자도 하지 않은 소프트웨어를 처음 대하듯이 Slack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탁월함을 위해 가혹해 지세요.
왜?
작게 되기 위해서 이런 일들을 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는 커져야 합니다. 세상엔 Slack을 써봐야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이유이면 좋을 겁니다. 커진다는 것에는, Slack이 그만큼 정말 정말 좋아져야 한다는 의미도 포함됩니다. 하지만 그건 간편하죠. 정말 정말 좋지 않다면 그 일을 하는 데에 의미가 없을 테니까요. 중간 정도 가는 일을 하기엔 삶은 너무나 짧고, 구린 것들을 만들기엔 더더욱 짧습니다.
그렇게 잘하려면, 우린 매주 할 일들 만을 생각하는 관점에서 벗어나 전체를 봐야 합니다. 어떤 기능을 추가했지만, 그 기능이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주지 못한다거나, 사용자들이 Slack을 이해하도록 도와주지 못하거나, 우리가 사용자들을 이해하도록 도와주지 못한다면, 우린 여전히 0점입니다. 우리가 제품을 개선하는 모든 행위는 그 자체를 끝나지 않습니다: 모든 일들이 더 큰 목적을 위해 정확히 조준되어 있어야 합니다.
아주 멋진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팀과 그들이 들이는 노력을 상상해 보세요: 공간, 분위기, 타이밍, 전시, 집중, 여러분의 요구에 대한 부응 (그리고, 물론 음식 자체도); 어떤 하나도 빗나가는 것이 없습니다. 남을 위한 서비스를 업으로 삼는 것에는 언제나 고결함이 있죠. 그리고 잘 운영되는 레스토랑(혹은 호텔이나 소프트웨어 기업들)들은 디테일에 세심하게 주목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우리가 모방하기엔 완벽한 모델입니다.
모든 조각들이 하나로 모여 완성되게 하는 것은 다른 누구의 일도 아닌, 여러분의 일입니다. 여러분의 직함이 무엇이든, 어떤 역할을 하고 있든 말이에요. 그런 목적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Slack은 레스토랑 보다는 어떤 면에선 좀 더 복잡하죠. 새롭고 낯선 서비스이니만큼, 우리가 참고할만한 좋은 사례들은 별로 없을 겁니다. 그 말인즉슨 우리는 신중하게 듣고 보며, 분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용자의 행동과 반응을 잡아낼 수 있는 도구들을 만들어야 할 것이고, 그렇게 포착한 정보들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여 계속해서 개선해야 합니다.
우린 아주 훌륭한 소프트웨어 개발팀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훌륭한 고객 개발팀도 되어야 합니다. 제가 이 문서의 초반에 “시장 점유율을 늘려라”고 하지 않고 “고객 기반을 만들어라”고 말한 이유가 이것입니다. 두 가지 일의 본질은 서로 다릅니다. 우리를 믿고 팀의 커뮤니케이션을 맡겨 준 고객들 한명 한명을 이해하며, 더 나은 방식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앞서 질문한 “왜?”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겁니다.
“왜냐하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아니라면 도대체 살아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
이제, 시작합시다.
원문: 지원준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