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요시키(田中芳樹)의 장편 SF소설 『은하영웅전설(銀河英雄伝説)』의 양 웬리와 더불어 또 다른 주인공인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혹은 라인하르트 폰 뮤젤)은 작가의 말을 빌리면 고금동서의 수많은 영웅 이미지를 한데 섞어서 만들어낸 캐릭터라고 한다.
특히 젊어서 수많은 무훈을 세운 후 어린 후계자를 남겨두고 요절해버린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1세, 전쟁의 천재로 불렸지만 여색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스웨덴의 카를 12세, 천한 하급귀족으로 태어나 군인으로서의 커리어를 쌓아나가며 종국에는 일국의 황제로 등극한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등에게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재미있는 건 휘하 장수 중 하나인 에르네스트 메크링거가 ‘살아 있는 예술품’이라 칭할 만큼 외모도 미소년 그 자체인 라인하르트의 모델은 영화배우 다이앤 레인이라는 점이다.
110편의 OVA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던 오쿠다 마쓰리(奥田万つ里)가 다이앤 레인의 광팬이었다고 하며, 특히 레인의 데뷰작이었던 〈리틀 로망스(A Little Romance)〉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참고로 〈은하영웅전설〉은 마쓰리가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한 두 번째 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각설하고, 라인하르트의 명대사를 몇 가지 소개를 해볼까 한다. 단 개인적으로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이라는 인물은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닌지라, 몇 가지만 소개하고 끝내는 정도로.
- 평화로운 시대라고 하는 것은 무능함이 가장 큰 죄악이 되지 않을 만큼 행복한 시대를 지칭하는 것이다.
- 체제가 민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단 두 가지만 있으면 된다. 하나는 공정한 재판, 그리고 또 하나는 공평한 조세제도. 그것뿐이다.
- 착각하지 말게, 오벨슈타인. 나는 우주를 훔치려는 게 아니라 빼앗으려는 거다.
- 민주공화정치란 민중이 자유 의지로 자신들이 선택한 제도와 정신을 깎아내리는 정치 체제를 말하는 건가?
- 명장이란, 자고로 전장에서 물러날 때와 도망칠 방법을 잘 아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호칭이다. 진격하는 것과 싸우는 것밖에 알지 못하는 맹수는 그저 사냥꾼의 체면만을 세워줄 뿐이지.
- 지위를 찬탈하는 것이 세습하는 것보다 나쁜 것이라고 누가 정했단 말인가. 그건 자신의 세력과 기득권을 지키려 하는 지배계급의 자기 합리화를 위한 궤변일 뿐이지 않나. 찬탈이나 무력 반란 이외에 권력의 독점을 타파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면, 변혁을 원하고 꾀하는 자가 그 유일한 길을 선택하는 건 당연한 이치인 것이다.
뭐 솔직히 이 정도가 아닐까. 아, 하나 더 있다!
“누님께선 키르히아이스를 사랑하셨던 건가요…”
결론
금발의 애송이 녀석 같으니라구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