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을 완결시키지 않기로 유명한 태만 작가 다나카 요시키(田中芳樹)가 완결 지은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 『은하영웅전설(銀河英雄伝説)』의 등장인물, 양 웬리.
번역판을 모두 다 읽고, 원판을 찾아서 다 읽고, 외전을 다 읽고 지금까지 출시된 게임을 다 하고, OVA는 대사를 줄줄 읊게 될 때까지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극장판과 외전을 다 보고, 유학 시절에는 영문 번역판(동인활동)도 하다가, 일본 여행을 갔을 때 타카라즈카 판 뮤지컬을 보고 눈과 귀가 썩는 경험을 하고, 가와무라 류이치가 나오는 또 다른 뮤지컬을 동영상 사이트에서 찾아내서 보면서 또 한번 눈과 귀가 썩는 경험을 했다.
그런 은하영웅전설에서 양 웬리의 입을 빌어 다나카 요시키가 뱉어낸 몇 가지 명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 10가지를 꼽으라면.
- 전쟁의 90%는 후세 사람들이 질려 버릴 만큼 어이없는 이유로 일어났다. 나머지 10%는 당대 사람들까지 질려버릴 만큼 더욱 어이없는 이유로 일어났다.
- 아무리 비현실적인 인간이라도 불로불사를 믿지 않는데, 그게 국가가 되고 나면 국가가 영원불멸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멍청한 놈들이 있다는 건 참 신기한 일 아닌가.
- 최악의 민주정치는 최선의 전제정치를 낳지 못하지만, 최악의 전제정치는 일시적이나마 최선의 민주정치를 낳아준다.
- 정치의 부패란, 정치가의 부정축재를 말하는 게 아니야. 그건 개인의 부패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가가 뇌물을 받아도 그걸 비판하지 못하는 상태를 정치의 부패라고 하는 거지.
- 법을 준수하는 것은 시민으로서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국가가 스스로 정한 법에 반해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려고 했을 때, 그걸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시민으로서 오히려 죄악이다. 왜냐면 민주국가의 시민에게는, 국가의 범죄나 오류에 이의를 제기하고, 비판하고, 저항할 권리와 의무가 있기 때문이지.
- 전장에 도착하기까지는 보급이, 도착하고 나서는 지휘관의 질이 승패를 결정한다.
- 사람은 전쟁터에서 멀리 있을수록 호전적이게 된다.
- 국가가 세포 분열해서 개인이 된 것이 아니라 주체적인 의지를 지닌 개인이 모여 국가를 구성하는 것인 이상, 어느 쪽이 먼저고 어느 쪽이 나중인지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명한 이치이다.
- 전술은 전략에 종속되고, 전략은 정치에, 정치는 경제에 종속된다.
- 위인이니 영웅이니 하는 자들의 전기(傳記)를 어린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선량한 사람에게 변태(異常者)를 본받으라 하는 것과 같은 거니까 말이지.
결론
양 웬리는 변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