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학위 논문 초고를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보내자마자 엄청난 무기력, 허탈감, 공허함이 밀려왔다. 솔직히 힘들 줄 알았지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한 학기 먼저 졸업하신 동기쌤이랑도 통화했는데 그 쌤도 졸업하고 3개월은 번아웃이셨다고 하셔서 지금 이 상태가 정상이구나 싶었다. 논문 심사도 아직 못 받았는데 심사받고, 수정하고, 제출까지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까마득하더라.
그래도 배운 게 심리코칭이고, 완벽주의와 무기력 회복으로 먹고사는 심리 코치인지라, 지금 내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빨리 파악할 수 있었다. 에너지를 많이 쓴 이후에는 지치는 게 당연하다. 이럴 때는 빠른 회복이 목적이 아니라, 천천히 연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지금껏 달려온 나 자신의 수고스러움을 인정해 주자. 지칠 수밖에 없는 지금을 존중해주자. 쉬어야 한다고 내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자. 그다음 일은, 그다음에 생각해도 충분하다.
원문: 서늘한여름밤의 블로그
이 필자의 다른 글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