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상 가능성 및 관리능력
시간과 자금이 핵심인데, 모든 조직과 운영 구조에 필요한 두 가지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지속가능성이 달라질 것이다. 특히 돈이 들어오고 나가고에 대한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가장 먼저고, 이후에 인력 배치와 조직 구성별 역할 분담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시간은 결국 돈으로 귀결된다. 예상할 수 있는 지출과 예상하지 못하는 지출을 나누고 이에 따라 돈을 쓰고 시간을 단축하든지, 시간을 늘려서 돈을 세이브하든지를 결정해야 한다. 우유부단하거나 머뭇거리면 그 순간만큼 크게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은행에 대출을 실행하면 돈이 바로 들어오지 않는다. 신청부터 입금까지 최소 한 달은 잡아야 한다. 투자사가 투자한다 말해도 바로 입금해주지 않는다. 심사역이 내부 승인거치고 LP에 자금 신청하고 계약하고 입금되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최소 1달부터 3달 정도가 필요하다.
거래처와 계약해도 바로 입금되지 않는다. 어음을 받으면 더 늘어난다. 이번달에 일하면 계산서를 끊고 익월에 입금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사업적 거래는 거의 후불거래 신용거래가 많아서 자칫하면 돈이 밀릴 수도 있다. 세상은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물론 사람도 바로 뽑히고, 뽑아도 능력을 바로 발휘하지 않더라.
그러니 지금 회사, 내 통장에 돈이 얼마나 있고, 언제 얼마가 들어오고 조직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는 알아야 한다.
2. 자기 객관화의 중요성
공간을 만들고 조직이 만들어져서 출근하는 누군가를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 하지만 그건 순간의 감정이다.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서 보다 철저하게 접근해야 한다. 그러니까 나의 능력과 사업의 가능성 그리고 한계에 대해서 계속해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내가 지금 능력도 자금도 안되는데, 갑자기 조직을 늘리거나 사옥을 구입한다거나 하는 것들은 순간의 만족일 뿐이다. 철저하게 보수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사람을 채용한 순간부터 보이지 않는 돈들이 빠져나가는 것에 대해서 계획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초심자의 행운처럼 소위 ‘오픈빨’을 경험하게 되면 계속 잘될 거란 착각을 한다. 나의 능력도 과대평가하게 된다 빚내서 투자하거나 투자도 안 받았는데 자금이 왕창 들어올 거란 생각으로 직원들을 많이 뽑거나 잔뜩 벌리거나 한다. 절대로 신중해야 한다. 할 수 있다면 내가 모든 일을 다 해야지, 누군가에게 의존적인 상황을 만들면 안 된다.
그러니까 나와 회사의 능력과 방향에 한계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정말 급박한 상황에선 누구도 날 도와주지 않는다. 그러니 급박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늘 주시하고 객관하 해야 한다.
3. ‘가능성 중독’에서 벗어나기
사업도 사람도 일말의 성공을 경험하면 그것이 지속될 것이란 착각에 빠지게 된다. 과거의 영광이 되풀이될 가능성에 중독되는 것이다. 그러면 하던 것만 되풀이하게 된다. 그사이 시장과 상황은 정말 빠르게 바뀐다.
그러나 ‘가능성 중독’ 상태에서 벗어나 무엇이든 도전하고 시도해야 한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연결고리가 하나에서 두 개로, 열 개로 늘어나는 경험도 하게 된다. 그러니까 가능성에만 머물지 말고 가능성을 만들고 도전하자.
4. 안전자산을 만들자
어느 순간 돈을 크게 벌 때도 있고, 생각지도 못한 현금이 쌓이기도 한다. 소위말하는 ‘작은 성공’의 시기인데, 그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 그럴 때마다 차곡차곡 돈을 쌓아놔야 한다. 그게 부동산이든 예금이든 상관없다. 환금성이 높은 무언가에 돈을 저장해놔야 한다.
사업이 계속 잘될 거란 보장이 없다. 어느 순간 자금줄이 마르고 은행도 거절하는 상황에 이른다. 무엇보다 철저하고 냉철한 집단이 은행인데, 작은 실수나 틈만 보이면 자금을 무기로 협상하려 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는 현금보유량을 갖춰야 한다. 어려울 경우 안전자산을 확보해야 한다. 돈이 생겼다고 그 순간에 도취해 차 사고 접대하고 골프 치면 어느 순간 감가를 제대로 맞은 자산만 남을 것이다. 친하게 지내며 술 사고 밥 사준 누군가는 똑같은 어려움에 처해 서로 돕기 힘든 지경에 이를 것이다.
나는 최고의 안전자산을 부동산이라 생각한다. 사업자 특성상 회사자금을 주식이나 펀드, 금융 상품으로 운영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조금만 힘들면 빼버릴 수도 있다. 그러니 가치가 오를 수 있는 부동산을 확보해 두는 게 좋다고 본다.
5. 착한 사람이 되지 말자
싸가지 없는 놈보다 더 나쁜 놈은 체불하는 놈이다. 임금이든 거래처든 돈 제대로 못주는 대표는 어제까지 하하 호호 지내도 오늘부터 나쁜 악당이자 사기꾼이 된다.
악독한 사람이 되자는 게 아니라, 우유부단하면서 거절 못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는 것이다. 결국 결정은 대표의 몫이다. 순간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많은 것이 바뀐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지만, 우선순위는 회사의 이익에 맞춰줘야 한다.
또한 직원과 동료는 친구가 아니다. 무조건 계약에 의거하여 결정과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친하다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부탁을 들어주고 애매한 태도로 수락해 버리는 순간부터 관계가 파탄나기 시작한다. 그러니 합리적이고 이익에 우선이 되는 거래와 합의가 필요하지, 상대부터 배려하고 생각하면서 손해를 감수하는 것은 더 큰 손실로 돌아온다.
18년의 사업자로 살아오면서 최근처럼 위기라고 느낀 순간이 별로 없다. 하지만 과도기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에이전시 사업을 펼치며 의존적인 비즈니스로 지속성을 잃어버린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걸 떨쳐내고 스스로 만들어내며 이겨낼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 제로투원처럼 처음부터 새로 사업을 하는 기분이다.
조금씩 조금씩 성과가 나고 있다. 자신감은 비례하며 상승하고 있다. 돈 벌면 차부터 바꾸고, 옷부터 샀던 적도 많았다. 월급쟁이로 일하다가 갑자기 몇십 배나 되는 돈을 벌다 보니 정신 못 차리고, 사회를 위해서 미래를 위해서 좋은 사업에 투자한다고 오만하게 군 적도 많았다. 남을 배려한답시고 자기 밥그릇 제대로 못 챙겨 먹기도 했다. 네트워킹 좋아해서 사람들 만나서 대접받기도 좋았다.
사실 다 필요없는 행위였다. 결국 회사의 이익과 가족이 가장 우선이었다.
원문: 김건우의 브런치
미디어자몽 김건우
개인적으로는 미디어와 콘텐츠 커뮤니케이션에 빠져 살고 있고, 음악을 좋아해 아이디는 20년째 위니스밴드입니다. 2017년 『1인미디어 당신의 콘텐츠를 캐스팅하라』를 집필했고, 사회학 박사 학위를 수료했습니다. 최근까지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했습니다. 최근에는 F&B에 빠져있고, 도시와 공간을 좋아하기에 부동산도 같이 좋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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