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올해로 19년째 회사를 다니는데… 단 한 해도 회사가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습니다(물론 사장님 & 임원진 피셜). 그 결과 만성 위기 불감증에 걸려서, 사장님이 아무리 위기라고 그래도 양치기 소년, 아니지 양치기 중년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회사가 위기가 문제가 아니라(물론 여전히 위기라고 합니다만) 진짜로 대한민국이 위기인 것 같습니다. 태영건설 부도 뉴스도 그렇고, 자영업자 뉴스도 그렇고, 각종 연체율을 비롯해서 지표들이 모두 안 좋죠. 작년 한 해 제가 일했던 곳이 거시경제 흐름을 중점적으로 보는 금융전략팀이었기에 개인적으로 위기감은 더 큽니다. 각종 지표들을 봤을 때 심상치가 않거든요.
연초부터 이런 이야기하는 게 저도 우울하지만, 아마도 올 한 해는 모두에게 굉장히 추운 1년이 될 겁니다.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할 판국이니 뭐든 해야 합니다.
그러나 마음은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그런 여러분의 니즈를 고려하여, 저 나름의 절약 비법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아래 내용은 제 기준이며, 왕도는 없습니다. 각각의 항목들을 보시고 여러분이 개인의 상황에 맞게 취하시면 됩니다.
1. 통장 쪼개기는 추천합니다. 가급적 저축은행 통장을 주력으로 하세요
4개의 통장 이후로 유명해진 이야기입니다. 월급이 들어오면 각 항목별 통장으로 나누어 관리하라는 거죠. 1개의 통장으로 관리하면 계획적인 예산관리, 소비가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맞습니다. 1개의 통장이든 n개의 통장이든 뭐가 문제냐, 1개도 관리 잘하면 된다고 주장하실 겁니다. 하지만 언제든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장점입니다. 해 보시면 압니다.
여기서 제가 하나 더 추천드리고 싶은 건, 저축은행 통장을 적극 활용하시라는 겁니다. 저는 웰컴저축은행의 직장인사랑 보통예금(오늘기준 연 3.2%), 다올 저축은행의 Fi커넥트 통장(연 4.0%)을 주력으로 사용 중입니다. 잠깐만 돈을 넣어놔도 이자가 붙는 점을 활용하셔야 합니다.
저축은행 이미지가 워낙 안 좋아서 많은 분들이 꺼려하시죠. 그러나 비대면으로 쉽게 계좌 개설이 가능하고, 이율이 국내 최고 수준이며, 5천만 원까지는 예금자보호가 되니 안전합니다. 안 하면 매우 손해입니다. 대출받는 게 아니라면 신용등급과도 아무 상관이 없으니 꼭 사용하시길 추천합니다.
2. 뭔가 살 때는 국내 가격 비교→ 테무/알리 체크→ 샵백까지 꼼꼼히 챙기세요
온라인 쇼핑할 때 저는 일단 네이버, 다나와 등에서 가격 비교를 합니다. 이후 테무와 알리에서 같은 품목이 얼마나 하나 체크합니다. 급하게 필요한 물건이 아니고 단순한 물품이라면 중국 사이트를 애용합니다.
국내에서 살 때는 Shopback 사이트를 거쳐서 구매하는 편입니다. 여기를 거쳐서 구매하면 결제액의 n%를 적립해 줍니다. 소액을 살 때는 큰 체감이 없지만, 가끔 큰 걸 지르게 되면 반드시 사용하시길 권합니다.
3. 신용카드, 체크카드 리빌딩을 적어도 3개월에 한 번씩은 해야 합니다.
작년 경기가 안 좋아지며 카드사들은 앞다투어 고객에게 좋은 카드를 단종시켜 버렸습니다. 그동안 혜택 경쟁을 했던 이유는 고객을 다른 카드사에 빼앗기기 싫었기 때문인데요, 다 같이 혜택을 줄이면서 대동단결하고 있습니다. (이런 건 참 단합이 잘됩니다…)
저는 소문난 체리피커로서, 각 카드사의 주요 혜택을 잘 찾아 먹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여러분께 받으라고 추천할 만한 카드는 거의 다 단종되어서 사실 추천하기가 쉽지 않네요. 지금 발급받을 수 있는 카드 중 그나마 추천할 만한 카드는 한 종뿐입니다. (좋은 카드는 작년에 다 전멸…)
카드사는 고객 사용액의 일정액을 수수료로 가져갑니다. 그러니 ‘최소한 이 정도는 쓰시오’라는 기준점을 ‘전월실적’이라고 해서 만들어 둡니다. 카드 쓰시면서 다들 보셨을 겁니다. 전달에 30만 원은 써야 이번달에 서비스를 주는 카드가 많죠.
그런데 이번에 좀 상식 밖의 카드가 나왔습니다. BC의 GOAT카드라는 건데요. GOAT는 Greatest of all time의 약어입니다. 이 카드는 전월실적 없이 100만 원까지 국내 1.5%, 해외 3%를 적립해 줍니다. 100만 원 딱 맞춰 쓰시면 되는데, 100만 원 넘어가더라도 국내 1%, 해외 2% 적립되니 여전히 괜찮은 수준입니다.
본인의 주력 카드와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카드는 주력으로 써도 좋지만 본인이 소유한 더 좋은 카드를 다 썼을 때 추가로 사용하기 제격인 카드입니다. 일종의 상비군이랄까요. 카드사 직원 입장에서는 사실 적자를 각오하고 만든 카드로 보입니다. 이런 카드는 고객에게 좋은 카드입니다. 조기에 단종 가능성도 있으니 일단 발급받으시길 권합니다.
4. 통신은 무조건 알뜰폰, 전화기는 무조건 자급제
이전 글에서도 몇 번 적었습니다. 통신 3사를 쓰신다면 가족결합, 유선 결합의 할인 폭을 잘 확인해 보세요. 대부분의 경우 단말기를 중고나 자급제로 구매한 후 알뜰폰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5. 렌털상품은 가급적 쓰지 마세요
허울 좋은 단어인 ‘구독경제’ 이전부터도 우리 주변에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렌털 상품들이 있었습니다. 정수기와 비데가 대표적입니다. 이후 안마의자도 그렇고요.
저도 집에 정수기를 쓰는데, 개인 설치형 정수기를 쓰고 필터만 1년에 한 번씩 구매합니다. 정수기는 전문가가 꼼꼼히 관리해야 한다고 렌털업체에서는 선전하는데, 제가 10년 동안 셀프로 해 본 결과 건강상 아무 문제 없습니다.
정수기와 같은 렌털 상품은 기계값을 다 내고도 반영구적으로 묶여서 끌려다니는, 아주 악독한(제 기준) 상품입니다. 개인 구매 대비 만족도는 낮은데 비용은 높은 대표적인 판매 방식이니 잘 생각해 보세요.
마치며
금융상품에서 주의할 점, 여러분의 생활 속에서 조심할 점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세상 모두가 여러분의 소중한 돈을 노리고 있습니다. 정신 차리고, 한 푼 두 푼 모을 계획을 짜 봅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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