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20년, 2021년. 주식, 부동산, 코인이 매일같이 전고점을 돌파하며 자산 시장이 폭등하던 시기였다. 주식은 도박이라 외치던 사람들도 주식 계좌를 만들어 삼성전자를 샀고, 회사에서는 모두들 주식과 부동산 이야기만 했다. 누군가는 코인으로 대박나서 퇴사했다 했고, 매일 단타로 월급보다 많은 돈을 번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너도나도 다 전문가였다.
물론 그렇게 좋은 시장에서도 겁이 나 시작 못 한 사람이 있고, 소심하게 적은 금액만 매수하며 별다른 재미를 못 본 사람들도 있다. 그러니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을 그저 ‘운이 좋았다’라고 치부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고 코스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하던 2021년 하반기부터 점점 ‘자칭 전문가’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전문가들만 사라진 게 아니다. 시장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 자체가 사라졌다.
2.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십만 전자, 갓삼전’을 외치던 사람들에 분노에 차서 ‘삼전 개잡주’라 외치고 있다. 매일 단타로 용돈벌이를 한다던 동기들은 쎄게 물렸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그런 시기가 근 1년 가까이 이어졌다. 사람들의 관심사는 주식, 부동산, 코인에서 여행, 차, 드라마로 옮겨갔다. 이제는 더 이상 코인으로 대박 나서 퇴사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전처럼 주식이나 부동산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 오히려 코인이나 주식으로 차 한 대씩 날려 먹었다는 이야기만 한다. 유튜브 섬네일은 커다란 제목을 자극적으로 박아 놓았다.
집값 폭락합니다. 절대 집 사지 마세요.
나는 주식이나 부동산에 대해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 용도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약 3년 정도 되었다.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들었다는 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도 체감하고 있다. 2020년에 한참 주식시장이 좋을 때는 하루 5~7,000회의 조회수를 찍었다. 그런데 점점 줄어들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3~400회 정도로 폭삭 가라앉았다. 내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방식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말이다.
3.
그러나, 시장이 바뀌었다고 경제에 대한 관심을 꺼 버리거나 스탠스를 바꾸어 폭락만을 외쳐대는 것은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식 계좌가 녹고 있어도, 차 한 대가 날아갔다 해도,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모든 자산 시장은 순환한다. 무조건 오르기만 하는 것도 없고, 무조건 떨어지기만 하는 것도 없다. 시장이 좋을 때만 관심을 가지면 타이밍을 놓친다. 기회를 잡는 사람들은 아무도 시장에 관심 없을 때에도 시장에 머무는 사람들이다. 장이 안 좋을 때는 외면하다가 돈 번다는 소식을 듣고 기웃거리면 이미 늦었다. 파티는 이미 한참 전에 시작했고, 내가 입장했을 때는 이미 끝물이다. 남은 과자 부스러기나 주워 먹는 꼴이다.
누군가는 핀잔을 줄 것이다. 부동산은 이제 끝났는데 미련하게 무슨 공부를 하느냐며. 하지만 시장이 좋을 때와 안 좋을 때를 모두 경험해 봐야 본인만의 투자 기준이 성립된다. 그 투자 기준은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알아보도록 도와줄 것이다. 시장의 등락에 따라 사라지거나, 다시 나타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원문: 찐테크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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