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아마존 프라임은 배달도 무료!
아마존은 진출한 시장마다 기존 질서를 파괴하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걸로 유명한데요. 이번에 새로운 목표물을 찾았다고 해서 화제입니다. 아마존이 선택한 다음 타깃은 바로 음식 배달 서비스 시장인데요.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유료 멤버십 아마존 프라임이 제공하는 혜택에 그럽허브의 무료 배달을 더한다고 발표한 겁니다.
물론 처음 1년간만 무료로 혜택을 받을 수 있고요, 그 이후에도 이를 계속 이용하려면 월 9.99달러의 그럽허브 플러스에 가입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 내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는 무려 1억 5천만 명을 넘기 때문에, 이번 제휴 효과 자체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이고요. 한때는 업계 1위였지만, 도어대시와 우버이츠에 밀려 시장 3위로 전락한 그럽허브에게도 반등의 기회가 될 거라는 전망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 아마존이 음식 배달 시장을 단순한 제휴 대상이 아닌, 사업 확장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배달시장은 아주 매력적인 곳이라 보긴 어렵습니다. 식당의 마진율이 기본적으로 적기 때문에, 배달 업체의 수익성도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운영 비용도 높아서, 관리하긴 어렵고요. 네트워크 효과까지 강력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후발주자가 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제휴를 하면서 아마존은 그럽허브의 지분 2%를 사들일 옵션을 확보했으며, 향후 이를 최대 15%까지 추가로 매입할 수 있도록 합의함으로써 본격적인 배달 시장 진출에 여지를 남겨둔 상황입니다.
굳이 배달까지 진출하려는 이유는?
심지어 아마존의 음식 배달 시장 진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2015년에 시애틀에서 아마존 레스토랑이라는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고요. 2019년에 결국 서비스는 철수했지만 이후 바로 영국의 음식 배달 서비스 딜리버루에 투자하는 등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이 아마존이 음식 배달 서비스에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는 것은, 해당 사업이 물류망 확보와 온라인 식료품 시장 장악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아마존은 지금까지 확보한 대규모 물류망을 기반으로, 택배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물론 이를 활용하여 시장 내 독점적인 지위를 구축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배달 기반의 근거리 배송은 물류 공급망의 주요한 축 중 하나입니다. 아마존이 결코 놓칠 수 없는 대상인 거죠.
더욱이 이와 같은 근거리 배송은, 아마존이 그 어느 것보다 더 원하는 온라인 식료품 시장의 핵심으로도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미 인스타카트가 당일 배송 형태로 식료품 시장 내 영향력을 늘려가자, 아마존은 동일한 방식의 퀵커머스 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고요.
홀푸드 마켓이란 훌륭한 배송 거점까지 가지고 있는 아마존인 만큼, 배달 서비스가 가진 라이더 인프라만 확보하면 정말 완벽한 준비를 끝마치게 되는 셈입니다.
아마존바라기 쿠팡이 과연 또?
그런데 이와 같은 아마존의 행보를 바라보면서 떠오르는 기업이 하나 있지 않으신가요? 바로 아마존이 간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걸로 유명한 쿠팡입니다. 심지어 배달 시장에서 이미 한번 물먹은 아마존과 달리, 쿠팡이 만든 쿠팡이츠는 요기요와 함께 시장 2위 자리를 다툴 정도로 성장한 상황이죠. 작년에는 쿠팡이츠마트라는 퀵커머스 서비스도 론칭하였고, 일본과 대만에도 동일한 모델로 사업을 벌일 정도로 이에 진심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로켓와우 혜택에 쿠팡이츠 무료 배달을 더 하는 것은 결코 무리한 상상이 아닐 듯한데요. 이미 유료 가입자 수가 무려 900만 명에 달하는 만큼, 실현만 된다면 초창기 단건 배달로 배달 시장을 뒤흔들었듯이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다만 무엇보다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적자의 주원인 중 하나이기도 한 쿠팡이츠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매우 적긴 합니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되면서 시장 환경이 급격히 좋아진다거나, 혹은 지금처럼 수익성 개선 자체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된다면, 언제든 로켓와우 내 쿠팡이츠 혜택 편입 시나리오는 현실화될 수도 있을 겁니다.
원문: 기묘한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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