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일을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이라도, 회사에서 일 안 될 때는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오거나 마땅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 보기 좋은 블로그 10곳을 소개한다.
제목은 ‘일 안 될 때 보기 좋은 블로그’이지만, 사실 스타트업·프로덕트·투자에 관해 인사이트를 얻기 좋은 블로그들이다. 회사에서 아무리 일이 안된다 하더라도, 음악 게임 블로그를 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하지만 아래 블로그를 보면서 한숨 쉬어가면 한결 마음이 편할 것이다. 새로운 생각을 접하면 리프레시하기도 좋고, 찾던 문제의 답이 나올 수도 있다.
약 1년 전쯤에는 「나의 성장을 도와주는 미디어 7곳」이라는 글을 썼다. 지금은 자주 보는 블로그들이 꽤 달라졌다. 물론 그때 자주 보던 미디어들도 여전히 잘 보고 있다.
스타트업
스트롱벤처스의 공동 대표이자 『스타트업 바이블』의 저자 배기홍 님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창업 관련 블로그다. 창업가, 그로스 마인드셋, VC로서의 경험담 등에 관한 글이 올라온다.
글 한 편당 길이가 긴 편이 아니라서 부담 없이 읽기에도 좋다. 새 글이 올라올 때마다 뉴스레터로 받아볼 수도 있다. 이렇게 바쁜 분도 자주, 그리고 꾸준히 글을 쓰는데 나도 내 글을 꾸준히 계속 써야겠다는 자극을 받는다.
국내에서 CX(Customer Experience)라는 개념을 대중화시킨 천세희 대표가 운영하는 그로우엔베터 블로그다. 국내외 스타트업의 사례, 프로덕트, 오퍼레이션 관련 콘텐츠가 많다.
개인적으로 해외의 앞서가는 그로스, 스타트업 관련 콘텐츠를 보고 싶은데 영어의 압박으로 인해 쉽사리 접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로우엔베터에서 해외의 좋은 아티클을 번역해줘서 정말 재밌게 봤다. 앞으로도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번역 아티클이 계속 올라왔으면 좋겠다.
최근 가장 재밌게 본 글은 「당신은 어떤 전문성을 가진 PM인가요?」와 「VC가 당신에게 투자하지 않는 70가지 이유」다.
개발/기술/스타트업 뉴스 서비스다. 사실 개발과 기술 뉴스 서비스인데, 스타트업 관련 소식을 간간히 전해주는 정도의 느낌이긴 하다. 홈페이지도 보면 진짜 개발자스럽다.
잘 찾아보면 스타트업 관련 재밌는 아티클들이 많다. GeekNews도 그로우엔베터처럼 해외 아티클을 많이 번역해서 소개해준다. 차이점이라면 그로우엔베터는 한 편의 긴 글을 정말 디테일하게 번역하고, GeekNews는 핵심적인 내용들만 아주 짧게 짧게 번역해준다(이러한 차이에서도 ‘문과스러움’과 ‘개발자스러움’이 느껴진달까).
개인적으로 재밌게 본 글은 「내가 2021년에 배운 52가지」, 「2년 만에 8조 원 가치가 된 스타트업에서 배운 것」, 「케빈 켈리의 68가지 조언」 등이 있다.
프로덕트
IT 서비스 메이커들을 위한 소셜 네트워크 디스콰이엇이 운영하는 매거진이다. 디스콰이엇 매거진에서는 제품 개발 섹션과 실제 국내 스타트업들의 다양한 사례를 볼 수 있는 메이커 스토리 섹션이 재밌다. 아마 심리테스트 SaaS인 「도다툴의 메이커 스토리」가 가장 관심을 많이 받지 않았을까 싶다.
디스콰이엇 매거진
디스콰이엇은 메이커들을 위한 공간이에요. 메이커들이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제품 개발 인사이트, 트렌드, 스토리를 기고해요. ✍️
국내에서 아임웹과 더불어 홈페이지 제작 솔루션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식스샵의 CPO 정선우 님이 운영하는 블로그다. SERIES에 퀄리티 좋은 글들을 굉장히 많이 올리고 계신다. 여기도 세쿼이아 캐피털 및 해외 프로덕트 메이커들이 작성한 좋은 번역 아티클이 굉장히 많이 올라온다.
이쯤 되면 내가 해외 아티클 보는 걸 좋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찌 보면 프로덕트를 만드는 입장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가장 앞서 나가는 프로덕트 트렌드를 빠르게 습득해서 적용하는 능력이 아닐까 한다. 그런 면에서 이렇게 해외의 좋은 글을 번역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다. 참고로 이 블로그를 통해서 Hashnode라는 CMS를 처음 알게 됐는데, 나중에 꼭 한번 써보고 싶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블로그 중 가장 최근에 알게 된 블로그다. 데이터 분석을 주로 다루고 있다. 인과 추론, 그로스와 같이 같이 꼭 알아야 할 개념들을 쉽게 설명해주는 아티클이 있어 흥미를 돋우기 좋은 블로그다.
물론 읽을 수만 있고 이해는 어려운 글들도 있다. 데이터 전문 직군이 아니라면 가벼운 글만 읽어봐도 좋고,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직군이라면 천천히 하나씩 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서비스 기획, UI/UX 관련 아티클이 많은 블로그이다. 뉴스나 브런치처럼 한 회사나 서비스의 개요 정도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스플래시 화면이나 장바구니 화면 등 되게 디테일한 부분을 분석한 아티클이 많다.
운영자인 한성규 님은 커리어리에서도 「디테일의 간격 시리즈」라는 서비스 분석 아티클을 올리고 있다. 전체 프로덕트의 퀄리티는 정말 사소한 디테일이 모여 결정한다. 그런 면에서 이 블로그와 한성규 님의 커리어리를 함께 보면 서비스 기획의 퀄리티를 올리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상당히 독특한 블로그다. 전혀 다른 주제인 ‘프로덕트 인사이트’, 책, 술 리뷰’, ‘소설’이 한데 모아져 있다. 심지어 블로그는 개발자들이 주로 쓰는 github으로 되어 있다.
리뷰나 소설은 본 적이 없지만, 프로덕트 인사이트에 있는 프로덕트 관련 아티클들은 상당히 괜찮다. 특히 MVP가 아닌 MLP(Minimum Loveable Product)에 관한 「MVP는 방향이 아닌 속도다. MLP로 성장하는 제품 만들기」 「일은 최소로, 효과는 최대로. MLP 4원칙. MLP로 성장하는 제품 만들기」 아티클을 제일 재밌게 읽었다. “위시켓의 지원과 함께 제작된 콘텐츠입니다.”라는 문구가 붙어있는 아티클이 많은데, 위시켓과 매거진 입맛은 또 무슨 관계인지도 궁금하다.
투자
주식 투자 관련 블로그들이다. 일이 안 되면 주식을 보라는 뜻에서 넣은 건 아니다. 스타트업, 프로덕트를 넘어 거시적으로 경제, 산업 트렌드를 파악하는 게 업무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분야와 관점의 글을 보면서, 해당 분야와 관점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자신의 업무에 적용시킬 수도 있다. 실제로 축구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는 NBA의 팬이고, NBA에서 전략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또 투자 마인드셋 관련 아티클을 보면 장기적 관점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장기적 관점에 관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조급함이 덜어질 때가 있다. 다만 회사에서 투자 블로그를 볼 때는 주식 투자를 위해서 보는 것이라고 오해받지 않도록 하자.
주로 미국 주식과 투자 관련 아티클을 다루는 블로그이다. 블로그 글이 정말 많다. 이렇게 꾸준히 양질의 글을 발행하는 것이 놀랍고, 또 본받고 싶다.
카테고리가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는데 투자 전략 카테고리와 블록체인·암호화폐 카테고리를 좋아한다. 투자 전략 카테고리는 마인드셋 관련한 글이 많은데, 꼭 투자만이 아니더라도 업무적 마인드셋에 도움이 될 내용이 많다.
또 아무래도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만큼 테크에 관심이 많아서 블록체인·암호화폐 카테고리도 재밌게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web 3.0을 쉽게 풀어놓은 「웹 3.0 그리고 웹 2.0 기업들의 도전 과제」라는 글을 흥미롭게 읽었다. web 3.0을 자세히 알아가고 싶다면 해당 글로 입문을 해도 좋을 것 같다.
이 블로그도 피우스 블로그와 마찬가지로 미국 주식, 투자 관련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다. 나의 생각, 부자 생각, 직장 생활 카테고리를 주로 본다. 두 카테고리를 잘 살펴보면 직장 생활에 참고할 만한 글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 블로그를 보다 보면 직장인으로서의 공부와 투자자로서의 공부 모두를 정말 많이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쩌면 많은 직장인들이 바라는 모습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원문: ASH의 블로그
이 필자의 다른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