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과 거미의 독에는 여러 가지 독성 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이 독 속에서 살 수 있는 미생물은 없을 것입니다. 물론 뱀에게 물린 후 뱀에 입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이 상처를 통해 침투할 순 있지만, 독니에서 나온 독에는 해로운 미생물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노섬브리아 대학의 연구팀은 대다수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노섬브리아 대학의 스테기오스 모스코스(Sterghios Moschos)와 생명공학 회사인 베놈테크(Venomtech)의 스티브 트림(Steve Trim)는 뱀과 거미의 독에서 살아가는 미생물을 저널 Microbiology Spectrum에 발표했습니다.
사실 상당수의 생물학적 독성 물질이 사람에게만 해로운 게 아니라 세균에도 상당히 해롭습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이 독에서 새로운 기전의 항생제를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강한 항생제라도 내성을 지닌 세균이 나오는 것처럼 매우 강력한 독성 물질에도 내성을 지닌 세균이 진화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DNA 분석을 통해 검은목 코브라 (black-necked spitting cobra)의 독에서 살아가는 의 내성 발현 기전을 연구했습니다. 왜냐하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270만 건이 발생하는 뱀 물림 사고에서 75%가 물림 부위 감염을 겪기 때문입니다. 엔테로코쿠스 페칼리스(Enterococcus faecalis)는 뱀 물림 상처에서 분리되는 흔한 세균인데, 연구팀은 이 세균이 뱀독에서도 살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우연히 감염되거나 혹은 뱀에 구강 내 세균이 아니라 독에서 나온 세균일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세균의 내성 기전을 연구하는 것은 더 효과적인 치료는 물론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새로운 항생제 내성 기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튼 미처 생각치 못한 부분인데, 이런 세균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참고
- Elham Esmaeilishirazifard et al, Bacterial Adaptation to Venom in Snakes and Arachnida, Microbiology Spectrum (2022). DOI: 10.1128/spectrum.02408-21.
- PHY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