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꼭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촬영할 때에는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어요. 사진을 찍고 바로 확인하거나 삭제할 수 없어 생생한 모습을 그대로 담을 수 있기 때문이죠. 휴대전화처럼 매일 사용하는 기기가 아니다 보니 필름 카메라로 촬영을 하면 당시의 상황이 좀 더 특별하고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데, 그 부분이 정말 매력적이거든요.
수동 필카, 자동 필카, 토이 필카, 일회용 필카 등 여러 대의 필름 카메라들을 사용해 봤어요. 사진관에 맡겨 둔 필름 현상을 기다리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필름 카메라들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로모그래피 심플유즈 블랙 앤 화이트, 캐논 스내피 20입니다. 두 카메라 모두 다회용 필름 카메라로, 필름을 교체하며 사용할 수 있어요.
로모그래피 심플유즈
- 컴팩트한 디자인, 손쉬운 사용
로모그래피 심플유즈 시리즈 중 하나인 블랙 앤 화이트는 흑백 사진이 찍히는 수동 필름 카메라입니다. 사진기 안에 iso 400 흑백 필름 하나가 들어 있어요.
카메라 자체에 사용법이 적혀 있으니, 따로 설명서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사진을 찍으며 궁금하거나 모르겠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카메라 뒷면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이 카메라에는 AA 건전지가 하나 들어갑니다. 건전지가 두 개 들어가면 조금 무겁게 느껴지는데, 이건 무게감도 적당한 편이에요.
다회용 카메라이기 때문에 카메라를 열어 필름을 갈아 끼울 수도 있답니다. 옆에 있는 홈을 가볍게 누른 뒤, 원하는 필름을 넣어 주면 또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로모그래피 심플유즈는 한마디로 말해 일회용 카메라와 다회용 카메라의 장점만을 뽑아 만든 카메라예요. 일회용 카메라처럼 가볍고 쉬운데, 다회용 카메라처럼 필름을 갈아 끼울 수 있으니까요. 영구적으로 쓰기에는 어렵겠지만, 필름 4롤 정도는 찍을 수 있죠. 필름 카메라가 처음이거나, 어디에나 부담 없이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캐논 스내피 20
-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카메라
캐논의 스내피 20은 셔터를 누르면 필름이 자동으로 감기는 자동 필름 카메라예요. 심플유즈가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였다면, 스내피 20은 가로 길이가 좀 긴 편이에요. 두 손으로 잡고 찍어야 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카메라 렌즈 덮개는 작은 레버로 열고 닫을 수 있어요. 카메라의 오른쪽에는 플래쉬가 있고요. AA 건전지 2개가 들어가는데, 150g인 심플유즈에 비해 스내피 20은 무게가 약 300g 정도로, 약간 묵직한 편이에요(참고로 아이폰 13 프로 맥스의 무게가 238g입니다).
iso는 100, 400을 지원해요. 셔터 옆 레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뒷면엔 뷰파인더와 필름실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없어요. 매우 간결하고 단순한 디자인이 이 카메라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캐논 스내피 20은 멋진 디자인과 기능을 갖췄어요. 그립감도 좋고, 자동으로 필름을 감아주니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죠. 특히 시선을 잡아끄는 레트로 디자인의 자동 필름 카메라를 찾고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iso 200 필름을 위한 옵션이 없다는 것과 무게가 약간 묵직하다는 점이 아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매력적인 카메라랍니다.
마치며
필름 카메라만의 매력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어요. 신중하게 카메라에 담을 모습을 정하고, 직접 셔터를 누르고, 필름을 감고(혹은 필름이 감기는 소리를 듣고), 사진이 현상될 때까지 기다리는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은 사진 어플에서는 얻기 힘든 것이니까요.
지루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고 싶거나, 특별한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면 필름 카메라를 꼭 사용해 보세요. 다회용 카메라만 소개했지만,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일회용 카메라도 좋습니다. 매일매일이 좀 더 즐거워질 거예요.
원문: 소매넣기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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