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했다. 회사를 바꾸면서 팀장을 안 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다. 실화입니까? 해방감과 함께 이제는 일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군침이 싹 돈다. 회사를 바꾸니 나도 팀장님이 생겼다. 와, 팀장님 감사합니다. 이제 저도 찡찡댈 수 있군요. 반가워요, 이제 귀를 열고 제 이야기를 들으시죠.
지금 팀장님을 보면서 팀장으로 지냈던 시간이 스쳐 간다. 아 저것이 팀장의 모습이구나. 그가 나를 챙겨주려는 모습 하나에서 내가 챙겨주지 못했던 지난 동료들이 스쳐 간다. 팀 하나의 추억과 페퍼, 우드, 블랑, 다나, 조이… 이런 팀원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팀원 헤는 밤)
어쩌면 영원히 느끼지 못했을 이 시선. 리더에서 다시 관찰자의 시점으로 돌아온 지금 이 기억과 시선을 잊고 싶지 않아서 새로운 팀장님을 보며 반추한 내 지난 한 달을 남겨본다.
중요한 줄은 알았지만, 더 중요했던 것. 한다고 했지만 잘하지 못했던 것들. 해야 하는 줄 몰랐는데 했어야 했던 것들을 모았다. 이렇게라도 적어두면 다음에 팀장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지금 말고 10년 후에…)
1. 더 자주 볼걸
자주 못 보면 멀어진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팀원들 얼굴 보는 일이 힘들었다. 재택근무가 지속되면서 결속력은 점점 더 사라져 갔다. 가족 같은 팀을 만들어요~ 같은 건 아니더라도, 팀의 결속력은 중요하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팀을 안 만들었을 테니까.
팀이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에, 팀은 단단해야 한다. 그런데 코시국엔 이런 팀의 케미를 만드는 게 참 어렵다.
이직한 회사에서는 매일 아침 팀원들 얼굴 보는 시간이 있다. 스탠딩이라고 부르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화상회의를 켜고 각자가 오늘 해야 할 일을 공유한다. (예전에는 진짜 스탠딩 책상에 서서 했다고.) 근데 일을 공유하는 건 잠깐이고, 지난밤 서로 안부를 묻고 가볍게 잡담을 한다.
같은 편 사람들이 오늘 나와 함께 일을 한다는 안도감, 그리고 일 이야기가 아니어도 서로 소통할 수 있다는 편안함만으로 결속력이 가볍게 생긴다.
바쁘니까. 코시국이니까. 각자 일하느라 바쁘니까. 라는 마음으로 서로 안 보고 일만 하면 결속력이 흐트러지는 것을, 그때는 그걸 모르고 바보같이 일만 했다.
2. 화상 회의할 때 카메라를 걸
호불호가 갈리는 일인걸 안다. 나는 불호였다. 그런데 이직하고서는 극호로 바뀌었다. 지금 팀의 팀장님이 그라운드룰로 지정한 거였는데, 몇 번 해보니 진작 할 걸 싶다.
물론 좀 더 피곤하다. 재택근무의 최대 강점인 편한 차림을 포기해야 하니까. 그런데 ‘편하게 일하려고’ 재택근무하는 게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잊었었다.
카메라를 켜니 일단 반갑다. 서로의 얼굴을 보는 일은 되게 반가운 일이다. 그리고 비언어적인 소통들이 오간다. 표정, 박수, 말하려는 타이밍 등등. 당연한 일이지만 소통이 더 잘된다. 오해도 없어지고, 더 정확한 소통을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침에 더 확실하게 잠에서 깨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나는 수염이 많이 자라서(…) 재택근무할 때에는 면도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카메라를 켠 뒤에는 아침에 면도를 하면서 정신을 무장하게 된다. 매일 똑같이 회사에 출근하듯이 차림을 갖추게 된다.
때때로 사람은 형식에 지배되곤 한다. 그렇게 차려진 채로 일을 하니 훨씬 더 업무에 집중을 잘할 수 있었다.
3. 기록을 더 많이 할걸
기록과 아카이빙의 위대함을 깨달았다. 원래 잘 못하는 거라 잘하고 싶었고, 잘해보겠답시고 전에도 노력했었는데 여기 오니 그 노력의 수준이 터무니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자세하게 말하긴 어렵지만, 여기에는 정말 방대한 양의 위키가 있고 모든 리더들이 그 위키를 정말 열심히 관리한다. 원래는 ‘이런 페이퍼 워크 할 시간에 일 합시다!’ 주의였는데, 이런 사소한 기록들이 모여 일을 더 효율적으로 만든다. 사실은 그런 기록과 관리들이 일이기도 했던 것.
기록의 장점은 말해 무엇하겠냐만 몇 가지만 적어보자.
일단 질문을 안 해도 알 수 있는 게 많아진다. 그리고 질문을 더 깊게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정확한 합의를 할 수 있게 된다. 기억에 의존하는 일이 사라진다. 이것만으로도 서로 매우 탄탄한 논의를 할 수 있다. 새로운 사람과 만날 때 더 강력해진다. 새 팀원뿐 아니라, 회사 내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도 문서를 기반으로 서로 이해하고 논의할 수 있다.
그동안은 어디까지 기록하는 게 좋을까? 라는 기준이 없어서 애매했는데, 자세하게 적는 건 시간이 걸리더라도 누군가 분명히 도움을 받는다는 걸 깨달았다.
4. 일상 이야기도 더 많이 나눌걸
팀원들의 컨디션을 챙기는 건 중요한 일이다. 스스로 기복이 있어도, 타인의 업무 퍼포먼스에는 항상 일정함이 있길 바라는 게 사람 아닌가. 나도 기복이 있지만, 누군가에겐 일정함을 바랐던 것 같다.
당연히 우리는 그렇게 완벽하지 않고, 서로 일상에서 업무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 상황인지를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그런데 사실 그 기분을 체크한다는 게 별 게 아니다. 일상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온다.
‘아 오늘 이사라서 힘들었어요-‘ 하면, ‘아 그 일은 그럼 급하지 않으니 내일 좀 더 봐주세요.’ 이야기가 절로 나온다. 혹은 이사인데도 일을 처리하는 그의 프로페셔널함에 반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안 하면 ‘오늘까지 하기로 했던 일 급한 건 아닌데 왜 안 하는 거야. ‘라는 마음이 생긴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고, 모든 사고가 일에 지배 되지 않게 하려면 일상 이야기도 함께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우연한 아이디어도 튀어나온다. 이 말이 시쳇말 같은 거 아는데, 겪어보니 진짜더라. 그런데 나는 너무 일 이야기만 한 것 같다. 다음엔 그러지 말아야지.
5. 더 믿고 맡길걸
보통 팀원들의 글을 매우 꼼꼼히 보는 편이었다. 실수하면 안 되는 산업에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그 습관이 내게 안 좋은 것들을 남겨서 다른 사람이 보면 이상한 트집을 잡는 것처럼 느껴지곤 했다. 그런데 여기서는 되게 많은 자유를 받고 있다. 여기라고 대단히 가벼운 산업은 아닌데. 차이가 뭘까.
아마도 여기에서 언급하는 요소들 때문인 것 같다. 결속력이 생기고 서로 감정도 알고 기록으로 맥락까지 공유되어 있다면 동료를 더 믿을 수 있는 순간이 생긴다. 동료가 충분히 똑똑하고 훌륭하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나는 왜 그러지 못했을까. 역시 더 믿고 맡길걸 그랬다.
6. 회사 이야기 공유 더 많이 해줄걸
오랜만에 팀장에서 팀원이 되고 보니 회사 이야기가 궁금하다. 팀장님은 들어가는 임원 회의, 재밌는 정보가 흐르는 그 회의. 팀원들도 당연히 궁금해 할 이야기일 텐데, 그 이야기 듣고는 나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나만 아는 맥락들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팀원들이 나 없이는 일을 못하게 된다.
왜? 그 맥락을 모르면 어떤 일은 실수가 되기도 하니까.
남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들을 수 있다면, 공개가 가능한 선에서 팀원들에게 그 이야기를 더 많이 자주 나눠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과정이 팀원들에게는 안도감과 집중력을, 그리고 내게는 5번을 더 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7. 더 솔선수범 할걸
바빠서, 일이 많아서 늦게 자느라, 대표님하고 회의가 길어져서, 다른 팀 하고 협의 중인 게 많아서… 라는 이유로 ‘괜찮겠지’ 했던 것들이 있다.
앞 회의하다가 다음 회의 시간에 살짝 늦기, 화상 회의할 때 카메라 안 켜기, 낮에 좀 설렁설렁하다가 밤에 야근하기… 사실 팀장님들도 대표님들도 다 그럴 수 있는데, 태도의 차이가 있더라. 이런 excuse들을 대놓고 하느냐, 아니면 양해를 구하면서 하느냐에 따라 일상이 달라지는 것 같다.
내가 바쁜 건 당연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해내야 하는 일이 있기 때문에 리더십이 있는 것임을. 더 솔선수범하려고 애쓰지 않고,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간 지난 몇몇 사건들이 나를 괴롭혔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아야지.
8. 바쁘다는 말을 하지 말걸
7번하고 약간 다르다. 내가 ‘바쁘다’는 말을 남발하는 것만으로도 팀원들이 뭔가 물어보는 것조차 미안한 마음을 갖더라. 바빠도 되는 사람인 것과 바빠서 팀에 지장을 주는 사람은 다르다.
팀장은 바빠도 되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팀원에게 영향을 주면 안 된다. 그래서 팀장은 아주 적당히만 바빠야 하고 팀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고한다). 대표님들 듣고 계시죠.
9-1. 리더십에 좋다는 것들 좀 눈여겨볼걸
리더십 책에 눈길도 안 줬다. 너무 뻔한 자기계발서 이야기일 것 같아서. 내가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 같아서. 설마 내가 그렇게 못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라는 마음으로 팀 리딩에 좋다는 글과 내용을 눈여겨보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멋있다고 생각한 모든 팀장님들은 다 그런 뻔한 내용들을 보고 뻔하지 않게 공부하고, 더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고민을 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춘 거더라.
물론 그런 책들에 내가 오늘 말한 거 다 나온다. 그걸 보고도 그때의 내가 그대로 했을까? 아마 ‘내 상황은 달라!’ 라고 하면서 무시했겠지. 결국 이렇게 깨닫는 순간들이 중요하겠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책과 글을 쌓아두고 하나씩 팀에 적용해보려 했을 것 같다.
9-2. 더 똑똑할걸
리더가 유능한 느낌을 주는 건(혹은 실제로 유능한 건) 팀 결속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내가 실제로 일을 잘하려고 노력하고 애쓴 것과 별개로 팀원들이 그런 느낌을 받았을지 한 번 돌아보게 됐다.
이건 좀 적으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냥 더 똑똑했으면 좋겠다. 공부도 더 많이 하고, 반성과 회고도 많이 하고, 일도 더 잘하고. 여기서 똑똑한 건 단순히 머리가 좋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닮고 싶은 모습을 가진 상태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사실 내가 멋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나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내가 무시했던 책 읽으면서 무언가를 배우는 걸 보고 많이 깨달았다. 똑똑한 건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걸.
9-3. 팀 루틴하고 시스템을 만들어둘걸
팀이 루틴과 시스템이 있으면 단단해진다. 이게 정말 많이 배운 점이다.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만드는 일종의 Work Flow를 팀에 심는 일인데, 이걸 나 혼자 하려고 하지 말고 규칙을 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데일리, 위클리 미팅. 그리고 그 주가 끝날 때 하는 회고들. 그리고 이런 미팅들이 지루해지지 않게끔 만들려는 팀장의 노력이 있으면 팀이 더욱 예측 가능해지고, 리듬이 생긴다.
시스템 이야기가 더 재밌다. 우리는 슬랙을 쓰는데, 시간에 맞춰 슬랙봇과 리마인더가 뜬다. ‘내일 회고가 있는데 회고 썼어? 잊지 마~’, ‘내일 지표 회의야, 안건 생각나는 대로 적어두장’, ‘지금 야근 중이야? 야근자들끼리는 퇴근자들 방해하지 말고 따로 모여서 이야기하자~’ 같은 것들이 시간과 날짜에 맞춰 뜬다.
이게 뭐 별거냐고 싶겠지만, 팀장이 이걸 직접 말하는 것과, 기계가 때 되면 알아서 말하는 건 큰 차이가 있다. 기계가 말하면 거부감과 권위감 없이 루틴에 적응하게 된다. 그런데 팀장이 직접 ‘야근하시는 분 계신가요?’를 물어보면 벌써부터 난감하지.
팀장은 다 같이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사람이지, 권위로 누군가에게 업무를 꺼내오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이걸 보면서 알았다.
10. 새로 온 팀원을 더 챙겨줄걸
사실 기록이 잘 되어있고, 팀원들이 모든 맥락을 다 잘 알고 있으면 해결된다. 그런데 이게 안되어 있으니 팀장이 모든 맥락을 다 부어주어야 하고, 그러다 보면 팀장의 시간을 엄청나게 많이 뺏게 된다.
이는 점점 부담으로 다가오고, 결국에는 ‘알아서 적응 잘하는 사람’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찾아낸 ‘알아서 적응 잘하는 사람’은 또 제 2의 고재형이되고, 그 사람은 또 다시 기록을 안하고 또 다시 제 3의…
기록뿐 아니라, 누군가 나를 챙겨주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더라. 입사하자마자 주차별로 면담을 잡고, 그 면담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미리 알려준다. 사실 별 이야기는 없는데, 그냥 누군가가 나의 고충을 들어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적응이 되는 기분이다.
같이 밥도 못 먹는 코시국에, 이렇게 애써 따로 면담을 잡는 것만큼이나 다정한 일이 있을까. 이직하면서 두고 온 팀원이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동료였는데, 이걸 많이 못해줘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 하다가 내가 지쳐서 힘든 걸 보여줬던 것 같은데… 잘 지내죠 조이? 제가 늘 미안하고요..
11. 칭찬 좀 더 해줄걸
칭찬에 인색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말할 기회가 많이 없었던 것 같다.
칭찬이 단순한 칭찬으로 안 끝나려면, 그 사람이 잘 해낸 일에서 내가 배우는 게 있어야 한다. ‘잘하셨어요’ 보다, ‘이거 좋은데, 다음에 우리 팀도 이렇게 해볼까요’ 라던지, ‘이 부분 좋은데, 다음부터 이 일을 맡아주세요’ 라던지.
칭찬이 동기부여로 이어지고, 그게 팀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선한 파급력을 좀 잊고 있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동료에게 했던 칭찬이 뭐더라.. 빗봉 카트라이더 잘하시네요 라고 했던 칭찬이 기억난다.
12. 사람 사는 곳이란 걸 알려줄걸
결국 회사도 사람 사는 곳이다. 기념할 일들이 있고, 이벤트가 생긴다. 이런 순간들에 종종 ‘낯 뜨겁다.’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마치 우리 아부지와 나의 관계 같달까. 서로 말은 안 해도 우리는 가족이니까~ 같은 마음으로 그런 순간들을 조금은 심심하게 보냈던 것 같다.
이직하자마자 엄청나게 많은 환대를 받았다. 회사에서, 팀에서, 인사팀에서, 동기들에게 등등… 그리고 나도 팀원이 되어 누군가의 이벤트를 축하해준다. 송년회도, 팀 탄생일도, 누군가 새롭게 들어온 동료도, 퇴사도, 휴직도 모두 다 축하해준다. 그리고 그때마다 바쁜 와중에 서로 모여서, 이곳이 사람 사는 곳이라는 걸 깨닫게 해 준다.
바빠서, 회사 실적이 안좋아서 등등의 이유로 많은 이벤트들을 점점 스킵해가는 회사들을 봤다. 그게 내 가족이라면 얼마나 슬플까. 가족이 아무리 힘들어도 가족과 챙겨야할 이벤트는 마음을 다해 챙겨야 한다. 그래야 결속력이 생기고 다시 한 번 잘해보자는 마음이 들지. 회사도 마찬가지인것 같다.
13. 그래도 일찍 해보길 잘했다.
때론 팀장이라고 힘이 들어갔던 때가 있었다. 그 순간을 깨달을 때마다 힘을 뺐지만, ‘나는 팀장이니까 뭐든지 더 잘해야 해’라는 생각이 나를 더 괴롭게 만들었던 때가 있었다. 그냥 조금 더 쉽게 많이 물어보고, 주변을 살펴보고, 도움을 요청할 것을. 그러지 못하고 끙끙 앓으며 혼자 힘들어한 시간들이 많았다.
어쩌면 다시 팀원의 마음으로 돌아간 지금 이 순간이 천운같기도 영원히 이대로 있고 싶기도. ‘저도 처음 팀장하고 막 울었어요’라고 말하던 누군가의 얼굴이 스쳐간다. 그건 처음부터 스스로 좋은 리더가 아니라는 자각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은 더 나아졌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겠지.
어차피 살면서 한 번은 겪을 일이라면 일찍 하길 잘했다. 하지만 다음 생애 태어난다면 처음부터 잘하고 싶겠지. 언젠가 내가 또 팀을 맡게 된다면 그때는 더 잘해보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글 말미에 꾹꾹 눌러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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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고재형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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