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이 대세라는데, 시작할 방법을 모르겠다
2년 전 1기 수강생을 배출한 스파르타코딩클럽의 매출액은 2019년에는 3억 수준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20억, 올해는 100억으로 급상승했다. 누적 수강생 수도 10만 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저런 숫자가 강의의 유익함을 보장하진 않는다. 스파르타코딩클럽의 진짜 특별함은 ‘완주율’에서 나온다. 강의를 끝까지 들은 사람의 비율이 무려 85.5%에 이른다. 인생을 걸고 공부하는 공무원 인강도 보통 30%가 채 되지 않는다. 코딩이란 생경한 분야에서 85.5%라는 기록적인 완주율이 어떻게 가능한지 알아봤다.
완주율을 높이는 전략 1. 수강생이 만족할 때까지 끊임없는 강의 내용 수정
온라인 강의 서비스들은 ‘끝까지 다 들으면 환급’, ‘아이패드 지급’ 같은 문구로 수강생들을 끌어모은다. 이 경우 서비스 입장에서는, 수강생들이 공부를 안 해야 돈을 번다. 수강생의 실력 상승을 버리고, 매출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스파르타코딩클럽은 반대다. 이런 이벤트가 아닌, 강의의 질에만 집중한다. 강의 영상을 매 10분 단위로 쪼개 피드백을 받는다. 단순히 ‘좋다’ ‘나쁘다’ 수준의 질문이 아니라, ‘친구에게 추천해도 좋은 강의인지’와 같이 실제로 와 닿을 만한 문구로 질문을 한다. 그리고 이 지표가 떨어지는 부분은 모두 재촬영한다.
이렇게 재촬영하는 횟수가 강의당 평균 30–40번.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전면 재촬영을 한 경우도 2차례나 된다. 마케팅과 전환율이 아닌, 수강 환경 자체를 끌어올리는 데 집착하는 것이다.
완주율을 높이는 전략 2. 질문하면 3분 내로 도착하는 튜터의 피드백
오프라인에서는 수강생과 직접 소통한다. 같이 듣는 이들과 유대 의식과 경쟁심도 생긴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그렇지 않다. 언제든지 앱을 끄고 인터넷 창을 닫아버리면 끝이라, 의지가 약해지기 쉽다.
스파르타코딩클럽 온라인의 가장 큰 강점은 ‘즉문즉답’이다. 매니저는 물론 강의 튜터와 즉각적으로 소통한다. 수강생의 질문에 튜터가 대답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분 이내. 주말 상주 시스템을 두어, 주말에도 언제든 질문과 답변이 오간다.
‘즉문즉답’은 온라인이기에 더욱 효율적이다. 코딩은 특정 단계에서 막히면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없다. 개발자라면 사수나 동료에게 물어보겠지만,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답답하다. 개발자 튜터가 즉시 질문에 답해주는 스파르타코딩클럽은 이런 답답함을 덜어준다.
완주율을 높이는 전략 3. 사람 대 사람의 매니지먼트
스파르타코딩클럽은 ‘첫 시작’부터 사람 대 사람의 소통에 집중한다. 커리큘럼을 초급, 중급 등 기계적으로 나열하는 게 아니라, 매니저가 직접 상담을 통해 내게 맞는 코딩 수업을 찾아준다.
이후로도 끝까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심리적 매니지먼트가 병행된다. 예를 들어, 강의 전 수강생은 ‘자신과의 약속’을 하나 하게 된다. “완강에 실패하면 아이패드를 팔겠다” 하는 식. 매니저는 수강생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을 때, 진짜 아이패드를 팔 거냐”고 장난스럽게 접근한다. ‘사람 대 사람’의 소통만이 가능한 방법이다.
실제로 “미션 수행을 못 할 시, 비타500 총 100병을 스파르타 본진에 투척하겠습니다”라고 적은 수강생이 있었는데, 정확히 3주 뒤 팀스파르타 사무실에 100병의 비타500이 도착했다.
완주율을 높이는 전략 4. 기술을 활용한 넛지
기술적으로도 여러 장치를 마련한다. ‘진도 레이스’는, 스파르타코딩클럽의 마스코트 캐릭터인 ‘르탄이’가 수강생이 1주 차, 2주 차 강의를 수강할 때마다 한 단계씩 앞으로 전진한다. 만일 권장 진도에 맞춰서 강의를 듣지 않으면 ‘진도사우르스’에게 잡히게 된다.
알림톡도 ‘강의를 들으라’는 식으로 딱딱하게 보내지 않는다. 마스코트 캐릭터인 ‘르탄이’의 목소리를 입혀, ‘제발 수업을 들어 주세요’라는 식으로 유머러스하게 보낸다. 수강생의 심적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완강을 유도하는 작지만 재미있는 배려들이다.
‘혼자 듣는다’는 온라인 강의의 느낌을 덜기 위해, 스파르타코딩클럽은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을 활용한다. 수강생들은 게더타운에 아바타로 접속해 실제 강의실에 온 것처럼 콘텐츠를 즐기고 소통할 수 있다.
강의 OT도 게더타운에서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기존 수강생들이 만든 서비스를 소개하며 동기를 부여하고, 서로 인사를 나누며 같은 ‘기수’로의 유대감도 다진다. 매주 정해진 시간에 같이 게더타운에 출석해 함께 코딩을 하며, 실제 수업 같은 현장감을 부여한다.
완주율을 높이는 전략 5. 초심을 잊지 않는 철학
스파르타코딩클럽은 오픈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아 코로나를 맞았다. 다행히 빠르게 줌(zoom)을 통한 실시간 수업과 인강(VOD)으로 전환하며, 오프라인 때보다 매출을 더 높일 수 있었다. 스파르타에 투자하고 싶다는 투자자들의 연락도 늘어났다. 기존 오프라인 수업도 잘 됐는데, 코로나를 이겨내며 매출을 높이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회사 내부의 시각은 달랐다. 오프라인 때 70%에 이르던 완주율은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회사가 자랑하던 철학이 무너져 내린 상태였다. 여느 교육회사처럼 완주율을 버리고 매출에 집착할 수도 있었다. 아니면 투자금을 받아 숨을 돌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때도 스파르타코딩클럽은 ‘어떻게 완주율을 높일 것인가’라는 문제에 집착했다.
위에 나온 다양한 해법은, 이런 철학에 기반한 노력이었을 뿐이다. 스파르타코딩클럽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의 투자도 받지 않았다. 어지간한 100억 매출 스타트업이면 이미 수십억은 받았어야 하지만, 건강한 시스템을 회사에 자리 잡게 하는 게 우선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투자 없이도, 수강생이 끝까지 서비스를 만들게 하는 ‘철학’에 집착했더니 J커브를 그리는 스타트업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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