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저자는 성공한 거장(titan)들을 만나 그들의 공통점을 분석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일기를 쓴다는 것이다. 너무 진부하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일기 쓰기 방법에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살짝 다른 점이 있다. 저자가 소개한 것을 바탕으로 내가 정리한 3가지 비법은 아래와 같다.
1. 아침에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쓴다
밤에 일기를 쓰면 ‘정말 스트레스받고 짜증 나는 하루였어’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은 반면,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쓰는 일기는 활기차고 효과적이다. 책에 나온 ‘아침 일기는 정신을 닦아주는 와이퍼’라는 표현이 참 마음에 들었다. 모호한 걱정, 초조함, 집착 등의 혼란한 생각들을 일기에 적어놓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좀 더 맑은 눈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적어놓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겠지만, 종일 머리를 산만하게 만들 문제를 꺼내놓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오래되고 꽉 찬 옷장을 정리하려면 일단 꺼내놓아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2. 감사하게 여기는 것들, 굉장했던 일들을 적는다
이 부분이 가장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대게 일기를 쓰게 되면 하루의 반성과 후회로 시작된다. ‘○○하지 말아야 했는데… 내가 왜 그랬을까’ 그러고는 ‘내일은 꼭 이걸 하자!’는 내용으로 마무리되고는 한다.
이렇게 체크리스트를 점검하는 식의 일기는 계속 미래에만 집중하게 만들고, 자연스레 불안을 커지게 만든다. ‘오늘도 못 했는데, 내일도 못 하면 어떡하지’하는 불안과 집착을 갖게 된다. 반대로 현재 가진 것에 감사하면 마침내 추구하는 걸 얻게 된다.
내게 정말 많은 도움을 주었거나 내가 매우 높이 평가하는 지인들, 오늘 내게 주어진 기회, 어제 있었던 근사한 일, 가까이에 있거나 눈에 보이는 단순한 것들 (양털구름, 사각사각 펜, 잔잔한 음악 등)에 대해서 감사함을 담아 쓰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참 편해지고 풍족해짐을 느낀다.
3. 저녁에 한 번 더 점검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쓴 아침 일기를 밤에 집에 돌아와 다시 살펴보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잠들기 직전에 한다. 밤에는 오늘 있었던 굉장한 일과 오늘을 어떻게 더 좋은 날로 만들었나를 떠올려본다.
종일 우울로 가득 찬 날이라 할지라도, 짜내고 짜내서 좋았던 일과 굉장했던 일을 생각해낸다. 굉장하다고 할 것도 없는 것도 그렇다고 적어본다. 예를 들어,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침대를 정리한 일, 회의 시간에 1-2분이라도 일찍 들어가서 여유롭게 시작한 것, 커피를 한 잔 덜 마신 것 등, 별것 아닌 것도 굉장하다고 적어본다. 그러면, 내일도 무언가 굉장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기분이 든다.
덧: 나의 ‘아침 감사 일기’ 포맷
일기를 반성문으로 채우기보다는 감사함으로 채워보자. 일단 잘 모르겠으면, 이미 성공해서 증명된 방법을 따라 해 보자. 그게 빠른 시작도 가능하고,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 익숙해진 후 나만의 방법을 만들어가면 된다. 책 내용을 바탕으로 나의 ‘아침 감사 일기’ 포맷을 아래와 같이 만들어봤다. 현재 일주일째 꾸준히 쓴다.
PDF 나 이미지 파일로 저장 후 프린트해서 사용해도 좋다. 나 같은 경우, 굿 노트(Good Notes) 필기 앱에 넣어 아이패드로 작성한다. 맨 위 상단에는 날짜를 적고, ‘아침에 대답해야 하는 내용’을 작성하고, ‘밤에 써야 하는 내용’은 저녁에 점검한다. 하단에는 네모 박스로 감사할 것 외에 생각나는 것들을 자유롭게 적을 수 있는 공간을 추가했다.
일기 작성 시간은 총 5–10분을 넘지 않게 간단하게 적는다. 글 쓸 때 삐뚤빼뚤해지지 않도록 점선 바탕을 사용했다. 누군가에게도 감사 일기장이 유용하게 사용됐으면 좋겠다.
원문: 켈리랜드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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