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잘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여기서 ‘잘산다’는 것은 부자가 되는 것, 건강해지는 것, 지금보다 더욱 성장하고 그 성장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을 일컫는다. 그런데 대부분 이걸 머릿속으로만 그리고, 중차대한 과업 및 과제로 다루면서 버거워하고 어려워한다. 아주 쉽게, 작고 또 작게 쪼갤 필요가 있다. 적어도 ‘오늘 하루’로 말이다. ‘잘사는 하루’를 기획해보는 것, 여기서부터 “잘산다 아니 잘살고 있다.”라는 것에 확실한 자기 정의를 가질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잘살기 위한 나름대로의 노력을 한다
“왜 살아?”라고 물어볼 때, 각자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대신에 말은 각자 다르지만 의미는 비슷하다. 죽지 못해 산다’는 뉘앙스다. 그러면서도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다. 바로 ‘잘사는 것’이다. 잘살기 위해, 지금보다 더욱 나아진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다들 나름 노력한다. 자신이 원하는 돈, 건강, 사랑, 우정 등을 끊임없이 추구하면서 더 많이 갖기 위해, 더 큰 힘을 얻고 쓰기 위해.
대부분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다. 그 이유는 많고 다양하지만 몇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높거나 허무맹랑에 가까운 이상을 좇는 경우도 있고,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얻으려고 욕심을 내는 경우도 있다. 무리하지 않는다지만 대부분 무리 아닌 무리를 하면서 과대평가한 자신과 자신이 맞이할 미래를 거창하게만 그리거나 너무 거창하게 그려 실현에 엄두를 내지 못해 쩔쩔매는 것이다.
반대로 성장을 포기하거나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성장을 제한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그 가능성을 단절해버리면서 속으로는 내심 바라는 것이다. 일종의 요행이다. 이루어지면 다행이지만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때부터는 시도 및 도전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고는 스스로를 ‘안전 또는 안정을 추구하는 타입’이라고 규정 짓고 그동안 살아왔던 대로 사는 것이 제일 큰 행복이라 자위한다.
결국 어떤 경우에도 넘어지고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잘살고자 하는 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끊임없이 바라는 것이고, 바라는 만큼 시도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 시도라는 것이 너무나 무겁거나 장기간의 미래를 바라보고 해야 한다고 대부분 생각한다. 마음만 가득 차 있고, 현실적인 접근 혹은 구체적인 실현 방법 등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잘살려는 미래의 모습을 오늘 하루에 투영해 할 수 있는 것, 혹은 해야 하는 것부터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잘사는 하루를 기획해보세요
가장 현실적인 오늘 하루의 잘사는 모습을 기획해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잘사는 미래의 모습은 여러 갈래로 다양하게 그려볼 수 있지만 그 미래가 언제 올지 현실적으로 넘어야 하는 허들, 혹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산더미다. 손발은 밑에 있지만 눈은 위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손과 발을 올리기보다는 눈을 낮춰서 지금의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 이를 통해 관리 가능한 영역, 즉 하루지만 망쳐도 다시 복구할 수 있는 하루를 기준으로 어제보다 더욱 잘사는 모습을 기획해본다.
‘하루를 잘산다’는 것에 적합한 기획 방향
하루를 잘사는 것은 ‘내 뜻대로 사는 것’이다. 대신에 내 마음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의지대로 사는 것을 말한다. 단 오늘 써야 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내 예상보다 ‘적게 혹은 적절히’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간은 100% 쓸 수밖에 없지만 써야 할 총에너지는 20–30%를 남기는 것을 지향한다. 더 남겨도 괜찮다. 그래야만 회복 탄력성을 망가뜨리지 않아 잘사는 연속된 하루를 살 힘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스스로에게 ‘빡빡한’ 스케줄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마치 초등학생 때처럼 매시간 해야 하는 일을 미리 꽂아 넣듯이 기획하는 것이다. 그보다는 해야 하거나 하고 있는 일을 몇 가지로 구분해 그룹으로 나누어 관리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크게는 혼자서 해야 하는 일과 함께하는 일, 또는 사적이거나 공적인 일로 구분해 기한을 정한다. 대신에 그 기한은 일종의 강제성이 짙어야 한다. 따라서 ‘오늘까지’는 듀데이트(Due-date)보다는 데드라인(Dead-Line)으로 이해해야 한다.
물론 필요에 따라서는 내일 써야 하는 에너지를 당겨서 오늘 쓸 수 있다. 하지만 추천하지 않는다. 그로 인해 스스로가 가진 회복 탄력성의 리듬감을 해쳐서 자칫 ‘오늘만을 위한 삶을 기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스스로가 추구하던 삶의 원리 원칙이 흐트러지거나 연속성이 사라질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그걸로 가깝거나 먼 미래의 기대하는 하루의 삶이 실제로 나타날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그러한 무리를 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것도 영원할 수 없다. 그건 특출 난 의지와 열정이 있거나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분야가 있는 소수의 이야기다. 내가 그러한 소수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소수만이 그런 경험을 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그렇다면 지향은 하되 무리하게 뭔가를 시도해서 오늘 하루를 망쳐 내일까지 그 여파가 가지 않기 위한 부분도 준비해봐야 한다.
내가 해야 하거나 하기로 마음먹은 일들을 분류하고 정리해봐야 한다. (1) 오늘까지 해야 하는 일, (2) 오늘 중에 살펴봐야 하는 일, (3) 어제에 이어 계속해야 하는 일, (4) 내일을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하는 일 등으로 구분 지어 관리한다. 이런 분류를 기준으로 오늘 하루의 일을 기획해보는 것이다. 단 100%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을 막기 위해 8시간 기준으로 6시간 안에 할 수 있는 일만큼만 ‘오늘 하루의 분량’으로 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생각보다 스스로를 과대평가해 실망한다. 내 의지가 담긴 기획, ‘오늘까지 할 수 있는 일’을 기준으로 정하면 오버페이스할 확률이 높다. 그러면 잘사는 것이 아니다. 보람은 있지만 연속되기 어렵다. 따라서, 단순히 하루의 소화량을 정하는 게 아니라, ‘오늘까지 혼자 또는 함께해야 하는 일을 기준’으로 하루의 목표량을 정한다. 그 외의 일은 기한과 퀄리티를 고려해 남는 시간에 남아 있는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늘 정해진 스케줄을 올바르게 소화하고, 오늘까지 해야 하는 공/사적인 일들을 잘 마무리 짓는다. 여러 계획을 만들고 실행하자. 또한 내가 좋아하는 것을 틈틈이 한다. 그 와중에 미뤄뒀던 여러 일을 생각할 여유 시간을 확보해 실제로 이행해보고, 그러면서도 내가 맺은 여러 관계를 유지하거나 진전시키기 위한 개인적인 노력 등도 함께한다. 이 모든 것은 가급적 내 주도하에 시작과 끝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한다. 그래야만 온전히 ‘나로서 오늘 하루를 살았다’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의 분량과 내용을 계산한다. 오늘 해야 할 일 대비 쓸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최소 남겨야 하는 에너지 등 스스로 계산한 분량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감히 오늘 하지 못한 것들은 현명하게 다음으로 미룬다. 대신에 이러한 노력은 하루의 기획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단, 더 많은 양을 해내는 것이 아니라, 적정 수준과 내용으로 적절히 관리하기 위함이다. 왜냐하면, 하루를 관리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관점으로 더욱 넓은 범위의 일을 할 수 있으며. “우리는 생각보다 하루라는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우치기 위함이다.
위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루를 기획하는 루틴을 만들어보자
오늘까지 꼭 해야 하는 일과 스스로 오늘 해야 한다고 생각한 일, 그리고 그 일에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미리 계산하고 정리하는 루틴을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 혹은 아침에 해보는 것이다. 기왕이면, 기획이라는 말에 어울리게 ‘전날 저녁’에 하는 것을 권한다. 못하거나 미흡한 부분은, 다음 날 아침에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단순히 오늘 하루가 아니라, 내일의 하루까지 도모할 수 있게 된다. 그걸로 겨우 하루가 내 의지대로 연속되어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 또한 확보해야 하는 내 삶에 적합한 최소한의 리듬감을 잃지 않을 수 있어, 이전보다 더욱 스스로 주도하는 하루가 나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결국 일 또는 타인에 밀리지 않고, 끌려가지 않도록 스스로를 제어할 힘이 생긴다. 혹은 내가 기대하는 하루를 사는 법을 알아가면서 더 먼 미래를 위해 하루를 사용하는 법까지도 알 수 있게 된다. 대신 하루를 기획하면서 오늘 하루 중 하는 일이 내 미래에 어떤 부분에 영향을 주는지 의식하고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만 그 일을 지속할지 아님 도중에 그만둘 것인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문: 이직스쿨 김영학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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