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주방장에게 음식을 모두 맡긴다’는 뜻을 지닌 ‘오마카세’. 일본의 고급 스시집에서 유래했으며 정해진 메뉴가 있는 게 아닌, 그날그날 가장 신선한 재료로 주방장의 재량에 따라 요리를 선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초밥일지라도 생선을 손질하고 숙성하는 과정, 곁들이는 소스, 샤리 등을 달리해 셰프마다 고유의 개성을 지닌 음식으로 탄생한다.
음식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좌석에 앉아 주방장의 요리 설명을 들으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것 또한 오마카세가 주는 매력이다. 기존 오마카세를 떠올리면 비싼 가격 때문에 선뜻 다가가기엔 부담스러운 인식이 있었다. 최근 3–4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에 고급 오마카세 못지않은 메뉴 구성으로 2030 층에게 인기를 끄는 오마카세 맛집들이 주목받는다.
많은 손님을 대접하지 않고 정해진 소수의 손님만 받아 제공하기 때문에 예약은 필수다. 대학교 수강 신청보다 더 어려운 엄청난 예약 경쟁이 펼쳐지며 일명 ‘스강신청’이라는 단어까지 생겨났다.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스시 오마카세 맛집 BEST 5를 소개한다.
1. 신선한 바다의 맛을 담은, 여의도 ‘아루히’
매월 20일, 온라인으로만 한 달 치 예약을 한꺼번에 받는 ‘아루히’. 냉동고를 따로 구비해 두지 않고 그때그때 신선한 생선들로 스시를 만든다. 디너에 오마카세 이용 시 주류를 필수로 주문해야 하니 참고할 것.
대표 메뉴 ‘오마카세 디너’는 2–3가지의 쓰마미, 스시, 튀김, 후토마키, 후식의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샥스핀과 목이버섯으로 풍미를 살린 차완무시를 시작으로 잿방어, 참치, 참돔, 줄무늬 전갱이, 가리비 관자, 금태 등 15가지 종류의 스시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스시 중간중간 건네주는 굴 튀김, 가지 튀김, 네기도로마키, 후토마키로 등의 요리류로 코스의 완성도를 높였다.
식신 TIP
- 위치: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42
- 영업시간: 매일 11:30–21:30, B/T 15:00–17:00
- 가격: 오마카세 런치 33,000원, 오마카세 디너 35,000원
- 후기(식신 최현석솊♥): 예약은 네이버 예약으로만 받고 있어요. 1분만 늦어도 예약을 못 하는 가성비 오마카세 맛집입니다. 수차례 도전 끝에 방문할 수 있었네요. 스시는 두말할 것도 없이 맛있었고요, 후토마키 맛집이라고 할 만큼 마지막에 나오는 후토마키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손바닥만 한 후토마키에 계란, 오크라, 버섯, 각종 회가 듬뿍 들어있어요. 한입에 먹기 힘들다면 반으로 잘라 주시기도 한답니다.
2. 풍성한 맛의 세계로 초대하는, 석계역 ‘스시다온’
‘스시다온’은 디너와 런치 오마카세를 같은 금액으로 즐길 수 있다. 자리에 앉아 따뜻한 손수건으로 먹을 준비를 하면 앞에서 재료 손질하는 모습이 기대감을 더해준다. 디너 타임에는 주류를 시켜야 하는 대신 닭 껍질 튀김, 닭 구이, 아귀 튀김과 같은 안주 메뉴가 추가로 제공된다.
대표 메뉴는 차완무시, 사시미 등의 쓰마미, 8–9가지 스시, 온소바, 후토마끼, 샤베트가 나오는 ‘디너 오마카세’. 유자 제스트를 올린 한치, 마늘 간장에 절인 잿방어, 성게알을 감싼 숙성 광어 등 다양한 소스와 재료로 다채로운 맛을 살린 스시 구성이 돋보인다. 간장을 살짝 발라 주는 스시는 취향에 맞게 와사비와 트뤼프 소금을 곁들여 맛의 풍성함을 더해도 좋다.
식신 TIP
- 위치: 서울 노원구 석계로 9
- 영업시간: 매일 런치 1부 12:00–13:00, 런치 2부 13:30–14:30, 디너 1부 18:00–19:30, 디너 2부 20:00–21:30, 일요일 휴무
- 가격: 런치 오마카세 39,000원, 디너 오마카세 39,000원
- 후기(식신 녹차가루팩): 디너 오마카세를 먹고 왔습니다. 런치와 같은 값에 다양한 안주들이 나와 사케와 먹기에 잘 어울렸습니다. 제대로 오마카세를 즐기시려면 디너를 추천드려요. 스시와 트뤼프 소금의 조합도 너무 잘 어울렸어요.
3. 하루 18명만 맛볼 수 있는, 북가좌 ‘스시소우카이’
6인석의 아담한 다찌 테이블로 이루어진 ‘스시소우카이’. 런치 1타임과 디너 2타임만 운영해 하루 18명 한정의 손님만 맞이한다. 매일, 무쇠 가마솥으로 지은 밥에 설탕을 쓰지 않고 적초로 양념하여 새콤한 감칠맛을 극대화한 갈색빛 샤리가 특징이다. 스시는 먹기 좋게 간을 해서 내어줘 따로 간장을 찍을 필요 없이 바로 먹으면 된다.
대표 메뉴 ‘디너 오마카세’는 프로마쥬블랑 치즈가 들어간 부드러운 차완무시로 시작한다. 이후 아귀 간을 감싼 광어, 잿방어·전갱이 사시미, 장어구이, 찐 전복 등의 쓰마미로 입맛을 돋워준 뒤 약 12가지 종류의 스시, 장국, 완자 튀김, 소바, 디저트까지 푸짐하게 차려진다.
식신 TIP
- 위치: 서울 서대문구 증가로23나길 25
- 영업시간: 매일 런치 12:30–13:40, 디너 1부 17:30–19:10, 디너 2부 20:00–21:40, B/T 15:00–17:00, 일요일 휴무
- 가격: 런치 오마카세 25,000원, 디너 오마카세 35,000원
- 후기(식신 까만땅콩): 한 달에 두 번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예약할 수 있어요! 마지막에 나오는 교꾸는 꼭 카스텔라같이 달달해서 맛있었어요~ 디저트로 아이스크림 한 스푼도 나와 깔끔하게 마무리하게 좋았습니다. 참! 코로나 때문에 5, 6월 런치는 운영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참고하세요~!
4. 다채롭게 펼쳐지는 쓰마미의 향연, 서초동 ‘스시도우’
‘스시도우’는 노란색으로 칠해진 외관이 산뜻한 느낌을 준다. 스시가 나오기 전 다채롭게 펼쳐지는 약 10가지의 쓰마미가 식사의 기대감을 한껏 올려준다.
대표 메뉴는 새우와 버섯으로 씹는 맛을 더한 차완무시, 달달한 간장소스로 졸인 아귀 간 등의 쓰마미로 시작하는 ‘오마카세 디너’. 쓰마미를 맛본 뒤엔 참치 등살, 농어, 청어 등 11–12가지의 스시, 튀김, 장국, 솥밥, 소면, 디저트가 차례대로 제공된다. 스시 중 단새우 위에 우니를 가득 얹어 김으로 감싼 ‘우니와 단새우’가 가장 인기다. 단새우의 달달한 맛과 우니의 녹진함이 어우러지며 입안 가득 짙은 바다의 맛을 선사한다.
식신 TIP
- 위치: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42길 66
- 영업시간: 평일 런치 12:00–13:10, 주말 런치 12:00–14:00, 디너 1부 17:40–19:40, 디너 2부 20:10–22:00, 월요일 휴무
- 가격: 평일 런치 40,000원, 주말 런치 70,000원, 오마카세 디너 70,000원
- 후기(식신 늬수봉): 매주 첫째 주 월요일 정오에 포잉 앱에서 예약을 받고 있어요. 다양한 쓰마미를 맛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특히 저는 안키모가 너무 맛있었어요. 적당하게 기름기가 있어 입에서 사르르 녹더라고요!
5. 여여하게 감동을 주는 맛, 이대 ‘여래여거’
여여히 왔다가 여여히 가도 된다는 의미를 상호에 담은 ‘여래여거’. 대표 메뉴 ‘오마카세 디너’는 차완무시, 2–3종류의 사시미, 약 10가지 초밥, 장국, 유부 마끼, 가라아게, 후토마키 등 풍성한 구성으로 나온다. 트뤼프 오일로 향긋한 풍미를 더한 차완무시가 구미를 당기며 빈속을 부드럽게 달래준다.
테이블 앞에는 스시의 맛을 한층 살려줄 와사비, 히말라야 소금, 트뤼프 소금, 간장이 준비되어 있어 입맛대로 찍어 먹으면 된다. 금태를 토치로 살짝 그을려 샤리 위에 얹어 나오는 ‘금태 스시’가 많은 사랑을 받는다. 녹아내린 지방층으로 풍미를 끌어올린 금태에 불 맛을 가미하여 깊은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식신 TIP
- 위치: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56-3
- 영업시간: 화–토요일 디너 1부 17:20–19:00, 디너 2부 19:30–21:00, 일, 월요일 휴무, 마지막에서 두 번째 일요일 정오 예약 가능
- 가격: 오마카세 디너 39,000원
- 후기(식신 나마스떼): 메뉴가 나올 때마다 와사비, 트뤼프 소금, 히말라야 소금 등 어떤 소스랑 잘 어울리는지 설명해 주셔서 더욱 맛있게 먹은 것 같습니다. 김 위에 밥을 깐 뒤 크림치즈, 새우튀김, 연어, 교꾸, 네기도로를 넣고 싼 후토마끼는 크림치즈의 진득함이 맛의 균형을 잡아주는 느낌이에요!
원문: 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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