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전 세계적으로 약 660억 마리가 소비되는 ‘닭’. 보양식의 단골 재료로 손꼽히는 닭고기는 불포화지방산, 비타민 B, 아미노산 등 영양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성인병, 심혈관계 질환 예방, 피로해소 등 여러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돼지고기와 소고기에 비해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많은 닭고기의 담백한 맛 덕에 다양한 요리에 두루두루 활용되고 있다.
전라남도로 내려가면 시골에서 키운 토종닭을 부위별로 다양하게 조리하여 제공하는 토종닭 코스 요리를 만나볼 수 있다. 닭 코스 요리의 시작은 1970년 해남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닭백숙을 팔던 자그마한 규모의 음식점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해남 닭요리 촌이 생겨날 정도로 남도를 대표하는 토속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남도식 닭 코스 요리는 토종닭 한 마리를 4~5가지 음식으로 탄생시켜 차례대로 손님상에 올린다.
- 첫째는 신선한 닭 육회다. 닭 육회는 닭 가슴살과 닭똥집을 잘게 다져 참기름, 소금장을 곁들인다.
- 그 다음에는 바삭하게 구운 닭 구이다. 날개, 닭발, 닭다리 등을 소금 간만 하여 담백한 맛을 강조한다.
- 양념장에 재운 닭고기를 볶아 먹는 닭 불고기다. 감칠맛 가득한 양념과 쫄깃한 닭살의 매력을 즐길 수 있다.
- 진한 국물의 닭백숙이다. 야들야들하게 삶아진 살점과 깊은 풍미가 살아있는 국물이 일품이다.
- 마지막으로 부드러운 닭죽으로 마무리한다. 주로 녹두를 곁들여 구수한 풍미와 든든함을 더한다.
육회·구이·불고기까지 닭의 변신은 무죄! 토종닭 한 마리를 풀 코스로 내어놓는 남도 토종닭 코스요리 맛집 BEST 5를 소개한다.
1. 숯불로 완성한 고소한 풍미, 화순 ‘오케이 사슴 목장가든’
무등산 올라가는 굽이진 산길 자락에 위치한 ‘오케이 사슴 목장가든’. 매장을 둘러싸고 있는 초록빛 나무들이 멋스러운 운치를 더한다. 사장님이 농장에서 직접 기른 닭을 주문과 즉시 잡아 손님상에 올리는 ‘산닭 참숯불 구이’가 대표 메뉴다.
먼저 닭 안심을 참기름에 버무린 육회와 서걱서걱하게 씹히는 닭 근위 회가 나오며 입맛을 돋워준다. 숯불에 올려진 불판이 달아오르면 부위별로 손질된 닭고기를 올려 구워 먹으면 된다.
산에서 자라 남다른 크기를 자랑하는 닭고기는 살점이 튼실하게 붙어 있어 뜯어먹는 재미가 있다. 바삭하게 익은 고소한 껍질과 촉촉한 살점이 어우러지며 닭고기 본연의 고소함을 선사한다.
식신TIP
- 위치: 전남 화순군 화순읍 안양산로 72
- 영업시간: 평일 11:30 – 21:00, 주말 11:30 – 20:00, B/T 15:00 – 16:30
- 가격: 산닭 참숯불 구이 60,000원, 반마리 40,000원
- 후기(식신 여우별): 둘이 가면 반 마리만 먹어도 될 정도로 닭고기가 엄청 큽니다. 숯불에서 구우면 다른 특별한 소스 없이 먹어도 될 정도로 맛과 향이 아주 훌륭합니다. 아무리 배불러도 마지막에 꼭 죽은 시키는데 여기 김치랑 아주 찰떡궁합이에요.
2. 닭고기로 펼치는 다채로운 한 상, 함평 ‘시골집’
‘시골집’은 살코기부터 내장까지 닭 한 마리에서 나오는 다양한 부위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메인 음식은 물론 밑반찬에 들어가는 고춧가루, 마늘 등의 재료도 국내산만 사용한다. 코스 요리는 인원수가 아닌 닭 한 마리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해 합리적으로 즐길 수 있다.
대표 메뉴는 치킨, 육사시미, 양념 무침, 삶은 내장 등을 푸짐하게 담은 모둠 요리로 시작하는 ‘시골집 엄나무촌 닭 코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조리하여 다채로운 식감과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이후에는 닭 껍질과 콩나물을 넣어 끓인 생 칼국수 매운탕, 야들야들하게 쪄낸 백숙, 구수한 풍미가 도는 영양죽이 차례대로 나오며 식사의 성대함을 완성한다.
식신TIP
- 위치: 전남 함평군 해보면 용천사길 102-8
- 영업시간: 매일 12:00 – 17:00
- 가격: 시골집 엄나무촌 닭 코스(中) 60,000원, 옻닭 코스요리(중) 70,000원
- 후기(식신 하리보TheLove): 멀리서 찾아올 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 닭 하나로 이렇게 많은 요리로 탄생할 수 있다니 너무 신기했어요. 닭 육회도 하나도 비리지 않고 맛있었어요. 다른 닭 코스 집과 다르게 프라이드 치킨이 나오는 점이 독특했는데 은근 별미였어요!
3. 푸근한 손맛이 담긴 닭 불고기, 청송 ‘불로촌식당’
가정집을 개조하여 아늑하면서도 정감 가는 분위기를 살린 ‘불로촌식당’. 나이 지긋한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이 운영하고 있어 방문 전 예약은 필수다.
대표 메뉴는 닭 불고기와 백숙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는 ‘닭불 백숙’. 김치 부침개를 연상시키는 ‘닭 불고기’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겉면이 침샘을 자극한다. 잘게 다진 가슴살에 고추장, 간장, 후추 등 양념을 넣어 버무린 뒤 냉동실과 냉장실에서 하루씩 숙성시켜 석쇠에 구워낸다.
철분과 탄산이 함유된 청송 신촌약수를 넣어 닭 특유의 잡내를 완벽하게 잡았다. 녹두를 넣어 진득하게 끓인 ‘닭백숙’은 큼직한 닭 다리가 통째로 들어있어 든든하게 식사를 마무리하기 좋다.
식신TIP
- 위치: 경북 청송군 진보면 경동로 5173-5
- 영업시간: 매일 10:00 – 20:00
- 가격: 닭불 백숙 13,000원, 닭날개 15,000원
- 후기(식신 어깨깡패+_+): 예약 시 메뉴를 정하는데 매장에서 추가를 못 하는 경우가 많으니 꼭 넉넉하게 주문하세요. 불고기는 색이 붉지만, 전혀 맵지 않고 감칠맛이 딱 좋아요. 백숙의 닭 다리도 완전 부들부들~ 닭 날개랑 어깨 봉 구이는 단짠단짠 양념이 맛났어요!
4. 마음까지 건강하게 채워주는 보양식, 해남 ‘호산정’
‘호산정’은 촌닭과 오리를 이용하여 건강한 보양식을 선보인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개운하면서도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음식 맛이 매력적이다.
대표 메뉴는 토종닭을 이용한 육회, 주물럭, 구이, 백숙 등의 요리와 식사의 구성으로 이루어진 ‘촌닭 코스’. 코스 중 채소와 닭고기를 매콤달콤한 양념으로 볶아 낸 ‘토종닭 주물럭’이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채소의 달큰한 맛과 닭고기의 기름진 맛이 양념에 녹아들며 묵직한 감칠맛을 자아낸다.
최근 짬뽕, 짜장면 등 점심시간 한정으로 판매하는 식사 메뉴도 출시하며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영업시간 변동이 잦은 편이니 전화 확인 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식신TIP
- 위치: 전남 해남군 해남읍 고산로 140 호산정
- 영업시간: 매일 11:00 – 20:00, 운영 시간 변동 잦은 편이니 전화 후 방문 추천
- 가격: 촌닭 코스 60,000원, 옻닭 60,000원
- 후기(식신 아이유짱짱): 닭을 회로는 처음 먹었는데 참치회를 먹는 것 같은 식감과 맛이라 놀라웠어요. 주물럭은 밥이랑 같이 상추에 싸서 먹다 보면 끊임없이 들어가요. 점심 메뉴로 파는 짬뽕 기대 안 하고 먹었는데 웬만한 중국집보다 더 맛있어서 깜놀해서 한 번 도전해보셔도 좋을 듯~
5. 입안 가득 전해지는 싱싱함, 여수 ‘약수산장’
여수 현지인들 사이에서 숨은 맛집으로 입 소문난 ‘약수산장’. 예스러운 건물과 곳곳에 놓인 식물들이 어우러지며 시골 할머니 집에 놀러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대표 메뉴 ‘닭 숯불구이’를 주문하면 정갈하게 담긴 닭 육회 한 접시에 먼저 나온다. 옅은 핑크색을 뽐내는 닭가슴살과 불그스름한 닭 근위는 한눈에 신선함이 전해진다. 씹을수록 은근한 단맛이 퍼지는 육회를 먹다 보면 기름기를 깔끔하게 제거한 토종닭 한 마리가 준비된다.
벌겋게 달아오른 숯불 위에서 노릇하게 익은 닭고기는 은은한 불 향이 깊게 스며들어 있어 한층 짙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현재는 매장 사정에 따라 임시 휴업을 하고 있으니 참고할 것.
식신TIP
- 위치: 전남 여수 한산사길 82
- 영업시간: 매일 09:30 – 22:00
- 가격: 닭 숯불구이 60,000원, 닭죽 1,000원
- 후기(식신 권매력): 기름장에 찍어 먹는 닭 육회는 진짜 바로 만든 것 아니면 먹을 수 없는 음식이지요~ 숯불에 잘 익은 닭고기는 그냥 먹어도 맛나지만 깻잎 장아찌, 부추 무침 등 사장님이 직접 만든 밑반찬이랑 같이 먹으면 배로 더 맛나요~ 여수 방문하시면 여기는 꼭 들려보시길!
원문: 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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