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등 다른 바이러스 감염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19 역시 감염자마다 상당히 다른 증상을 유발합니다. 가벼운 감기 증상이나 혹은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도 흔하지만, 입원이 필요한 경우나 심한 경우 사망하는 경우까지 증상이 제각각입니다.
물론 나이가 들수록, 기저 질환이 있을수록 더 심각한 사례가 흔하지만, 같은 연령대라도 증상 차이가 확연하게 날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과학자들은 이런 차이가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연구해왔습니다.
싱가포르 국립 대학의 듀크 – NUS 의대의 안토니오 베르톨레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무증상 코로나 19 환자 85명과 입원 환자 75명의 혈액에서 T 세포와 면역 물질을 조사해 면역 반응의 차이를 확인했습니다. 참고로 무증상 코로나 19 확진자는 외국인 노동자들로 검사를 통해 격리 조치된 사람들입니다.
연구 결과 과학자들은 놀랍게도 두 그룹의 T세포 숫자에는 별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두 그룹 간의 진정한 차이는 T세포에서 분비하는 면역 물질에 있었습니다. 무증상 확진자의 T 세포는 면역 조절 물질인 IFN-γ (인터페론 감마)와 IL-2을 충분히 만들어 면역 반응을 조절했습니다. 그 결과 무증상 환자의 혈액에는 염증 전구 물질이나 항염증물질이 균형을 갖춘 반면 유증상 환자는 제대로 조절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면역 반응은 경증 및 무증상 환자와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결국 폭주하는 면역 반응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 광범위한 폐조직 및 다른 장기 손상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따라서 현재 사망률을 낮추는 유일한 약물은 항바이러스제가 아닌 면역 억제제인 덱사메타손 뿐입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 19 치료에서 과도한 면역 반응을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해 균형을 되찾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이 경우 면역 억제제를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고민해야 합니다. 과도한 면역 억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환자의 면역 반응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수록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가 가능할 것입니다.
참고
- Medical Xpress
- Nina Le Bert et al, Highly functional virus-specific cellular immune response in asymptomatic SARS-CoV-2 infection,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2021). DOI: 10.1084/jem.2020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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