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가 골관절염(osteoarthritis)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골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이라고도 부르며 주로 무릎 관절처럼 기계적인 압력을 많이 받는 관절에 발생하는 연골의 퇴형성 변화입니다. 서서히 진행하면서 관절에 큰 통증을 가져오고 걷기 등 기본적인 활동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결국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생깁니다.
현재까지 골관절염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특효약은 없습니다. 증상을 완화하고 진행을 늦추는 약물은 나와 있지만, 대개 효과가 충분치 않습니다. 따라서 신약 개발을 위해 많은 연구가 이뤄집니다. 그런데 반드시 새로운 물질만이 신약이 되는 건 아닙니다. 본래 다른 용도로 승인받은 약물이 연구를 통해 새로운 효능이 밝혀지면서 신약처럼 다시 승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파디아 카말 교수(Fadia Kamal)가 이끄는 연구팀은 항우울제로 사용되는 파록세틴(Paroxetine, 상품명 Seroxat, Paxil)이 연골 재생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인 파록세틴이 골관절염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G protein-coupled receptor kinase 2, GRK2)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동물 모델과 배양한 인간 연골 조직을 통해 증명했습니다. 이 효소가 파록세틴에 의해 억제되거나 아예 없는 동물 모델의 경우 골관절염에서 보이는 연골세포 비대(chondrocyte hypertrophy)가 나타나지 않고 대신 연골 조직 재생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이미 FDA 승인을 받고 임상에서 널리 사용되어 안전성이 확인된 약물인 만큼 빠르게 임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물론 기대한 만큼 실제 골관절염 치료에 효과가 있을지는 두고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몇 년 후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원문: 고든의 블로그
참고
- 「Anti-depressant found to promote healing in osteoarthritic joints」, newatlas
- 「Paroxetine-mediated GRK2 inhibition is a disease-modifying treatment for osteoarthritis」,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