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반죽을 칼로 가늘게 썬 면을 사용한다 하여 이름이 붙은 ‘칼국수’. 감칠맛 가득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이 어우러진 칼국수는 남녀노소 즐기는 한국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다.
뜨끈한 국물 덕에 겨울철에 즐겨 먹지만 밀이 귀했던 과거에는 밀 수확 시기인 음력 6월에나 먹을 수 있었던 고급 음식이었다. 이후 한국전쟁 당시, 미국에서 밀가루가 구호 식량으로 국내에 대량으로 들어오며 밀가루가 대중적인 식재료로 변화했다. 밀가루로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었던 칼국수를 일반 가정과 식당에서 만들어 먹으며 전국적으로 대중화가 이뤄졌다.
칼국수는 각각의 지역마다 자연환경, 특산물 등의 요소가 녹아들며 특색 있는 맛을 만나볼 수 있다. 들어가는 재료와 조리 방법, 육수 등에 따라 닭 육수 칼국수, 사골 칼국수, 해산물 칼국수, 손칼국수, 얼큰 칼국수, 옹심이 칼국수, 장 칼국수, 누른 국수, 고기 국수, 보말 칼국수, 물총 칼국수, 팥 칼국수, 어탕국수, 들깨 칼국수, 재첩 국수, 순대국수, 버섯 칼국수 등 각양각색의 맛으로 탄생하며 골라 먹는 재미를 더한다.
마음속까지 따뜻해지는 우리들의 영원한 소울푸드, 전국 칼국수 맛집 BEST 5를 소개한다.
1. 동죽으로 완성한 짙은 감칠맛, 대전 ‘오씨칼국수’
관광객들의 여행 필수 코스로 불릴 만큼 대전 명소로 자리 잡은 ‘오씨칼국수’. 서해안에서 공수한 생물 동죽을 이용하여 칼국수, 조개탕 등의 요리를 선보인다.
대표 메뉴 ‘손칼국수’는 무, 멸치, 다시마 등 약 10가지의 재료를 12시간 이상 우려낸 육수에 동죽과 청양고추를 넣어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국물 맛을 완성했다. 2~3시간가량 숙성시킨 밀가루 반죽을 홍두깨로 밀어가며 뽑아낸 면발은 굵기가 각각 달라 씹는 맛이 살아있다. 두툼한 면발과 탱글탱글한 조갯살을 한입에 넣으면 입안 가득 꽉 차는 풍성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테이블에 놓인 김치는 매운맛이 강하니 조금씩 먹어보며 곁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식신TIP
- 위치: 대전 동구 옛신탄진로 13
- 영업시간: 매일 11:00 – 21:00, 월요일 휴무
- 가격: 손칼국수 6,000원, 물총(1kg) 12,000원
- 후기(식신 달빛가루@@): 이름처럼 손으로 만든 면으로 칼국수를 만들어요. 동죽으로 맛을 낸 개운한 국물에 고명으로 올려진 쑥갓 향이 스며들어 국물 맛이 제대로예요. 동죽이 아낌없이 팍팍 들어간 물총 메뉴는 최고의 술안주입니다. ㅎㅎ
2. 푸짐함 한 번, 맛에 두 번 놀라는 영종도 ‘황해해물칼국수’
‘황해해물칼국수’는 인천 국제공항 해안도로 끝자락에 위치한 칼국수 전문점이다. 주말이면 영종도를 방문하는 나들이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 메뉴 ‘해물 칼국수’는 남다른 크기를 자랑하는 그릇에 해산물, 육수, 면이 가득 담겨 나오는 비주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시마 육수 베이스에 홍합, 북어포, 가리비, 조개 등 다양한 해산물을 넣어 짙은 바다의 풍미를 담아냈다. 뜨끈한 면발에 어우러진 도톰한 면발은 밀가루 풋내 없이 적당하게 살아있는 탄력감이 돋보인다.
도보 3분 거리 이내에 2호점도 운영하고 있으니 참고할 것.
식신TIP
- 위치: 인천 중구 용유로21번길 3
- 영업시간: 매일 09:00 – 19:00, 월요일 휴무
- 가격: 해물 칼국수 10,000원, 산낙지 15,000원
- 후기(식신 junejune03): 1호점은 약간 시골집에 온 느낌이라면 2호점은 새로 지은 건물 느낌! 저는 정겨운 느낌이 좋아 1호점으로 자주 가요. 북어포가 들어 있어 그런지 국물이 해장용으로도 정말 좋은 느낌이에요. 양도 정말 많고 처음에 먹다가 나중에 고추 장아찌 풀어 알싸하게 먹는 것도 은근 별미랍니다.
3. 부드럽게 감싸는 매콤함, 강릉 ‘형제칼국수’
1985년부터 지금까지 동네 주민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형제칼국수’.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듯 예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매장 내외부는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표 메뉴 ‘장칼국수’는 불그스름한 자태를 뽐내는 국물 위로 김 가루, 호박, 깨소금을 소복하게 올려 제공한다. 찰고추장, 된장, 증기에 쪄낸 고춧가루를 섞어 만든 양념장을 이용해 텁텁하지 않고 부드럽게 퍼지는 매콤한 맛을 살렸다. 반죽에 콩가루를 넣어 구수한 풍미를 더한 면발과 혀를 진득하게 감싸는 국물의 조화가 일품이다.
칼국수는 하얀 칼국수부터 아주 매운 맛까지 총 다섯 가지 단계로 맵기 조절을 할 수 있다.
식신TIP
- 위치: 강원 강릉 교2동 162-94
- 영업시간: 매일 10:00 – 18:50
- 가격: 장칼국수 7,000원
- 후기(식신 123): 원래 현지인 맛집이었는데 방송에 나오고 나서 멀리서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일반 칼국수보다 면이 넓적하고 얇아서 먹었을 때 호로록 넘어가요. 장을 풀어 만들었지만 국물이 깔끔한 편이에요. 약간 양이 모자라면 남은 국물에 공깃밥을 말아먹으면 완전 배불러요.
4.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국물, 대구 ‘약전골목원조국수’
‘약전골목원조국수’에 들어서면 매장 입구에서 칼국수를 삶고 있는 사장님이 정겹게 반겨준다. 주문과 동시에 숙성된 밀가루 반죽을 홍두깨로 민 다음 칼로 숭덩숭덩 썰어 면을 준비한다.
대표 메뉴는 홍게, 다시마, 꽃게, 민물새우 등의 재료를 오랜 시간 우린 육수로 해산물 특유의 감칠맛을 살린 ‘칼국수’. 육수에 촉촉하게 적셔진 수타면은 하늘거리며 부드럽게 넘어가는 목 넘김을 자랑한다. 처음엔 깔끔한 국물을 온전히 음미한 뒤 김 가루, 파 양념장, 배추김치 등 밑반찬을 취향에 맞게 곁들여 먹으면 된다.
식사하다 육수가 부족할 경우 무료로 리필을 해준다.
식신TIP
- 위치: 대구 중구 약령길 34-20
- 영업시간: 매일 11:30 – 17:30, 일요일 휴무
- 가격: 칼국수 6,000원, 비빔 칼국수 6,000원
- 후기(식신 초밥왕): 앞에서 면을 만들고 삶고 하는 과정을 보니까 더 맛있는 느낌이에요. 물, 반찬은 다 셀프로 이용하면 되는데 공깃밥도 직접 담는 게 신기했어요. 국물이 삼삼한 편인데 김치가 매콤해 간을 딱 맞추며 환상적인 조합입니다.
5. 술이 절로 생각나는 얼큰함, 포항 ‘까꾸네모리국수’
나이가 지긋한 주인장이 50년 넘게 장사를 이어오고 있는출처: gimi_sanghyeon님 인스타그램. 과거 인근 어판장에서 어부들이 가져온 생선을 면과 함께 끓여 먹었던 국수를 포항 향토 음식으로 발전시킨 곳이다.
커다란 양은 냄비에 담긴 칼국수 위로 새빨간 고춧가루를 듬뿍 뿌려 나오는 ‘모리국수’가 대표 메뉴이자 단일 메뉴다. 얼큰한 풍미가 진동하는 국물 속에는 아귀, 아귀간, 홍합, 미더덕, 콩나물 등의 재료들이 넉넉하게 들어있어 푸짐함을 더한다. 걸쭉한 국물이 뜨겁게 목을 타고 내려가며 속을 풀어주는 것과 동시에 묵직하게 채워주는 느낌이 묘한 중독성을 자아낸다.
식신TIP
- 위치: 경북 포항 남구 구룡포읍 호미로 239-13
- 영업시간: 매일 10:00 – 15:00
- 가격: 2인분 13,000원, 3인분 17,500원
- 후기(식신 감성토끼): 포항에 오면 과메기와 함께 꼭 먹어 줘야 하는 게 바로 모리국수! 다른 곳들도 정말 맛있지만 저는 모리국수의 원조로 불리는 까꾸네가 가장 입맛에 잘 맞아요. 메뉴판에는 다른 글씨 없이 인분과 가격만 적혀 있는 찐 맛집이죠! 칼칼한 매운탕에 면을 말아 먹는 것 같아요. 해장하러 갔다가 다시 술을 마시고 오게 되는 마성의 맛이랍니다.
원문: 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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