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 York Times에 기고된 「Bill Gates Has Always Sought Out New Reading Recommendations」을 번역한 글입니다.
Q. 지금 침대 옆 탁자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
빌 게이츠: 『Infinite Jest』입니다.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가 쓴 모든 글을 읽는 것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른 책도 천천히 읽어 왔습니다. 류츠신(Liu Cixin)이 쓴 『The Three-Body Problem(번역서: 삼체)』도 있는데, 한동안 읽고 싶었던 책입니다.
Q. 최근 읽은 것 중에서 좋았던 책은 무언가?
빌 게이츠: 오바마 대통령의 새 책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자기 회의로 고심하면서 일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간 과정이 대단히 흥미로웠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떻게 다르게 해결했을지도 솔직히 이야기합니다.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그리 흔하지 않은 솔직함과 자기반성을 보여줍니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대통령직을 그리 열정적으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말에도 놀랐습니다.
Q. 고전 소설 중 최근에야 처음 읽은 책은 있나?
빌 게이츠: 저는 원래 역사나 과학 분야의 책이나 친구나 동료가 추천한 신간 위주로 읽습니다. 하지만 『The Catcher in the Rye(번역서: 호밀밭의 파수꾼)』은 중학교 때부터 가장 좋아하는 것 책 중 하나였습니다. 처음 읽었던 중학교 2학년 시절에는 단지 재미있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이 책에는 더 깊은 의미가 있다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그걸 알기 위해 다시 읽었죠.
Q. 다른 사람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좋아하는 책은 무언가?
빌 게이츠: 『Business Adventures(번역서: 경영의 모험)』입니다. 저자 존 브룩스가 1960년대부터 기업에 대해 뉴요커 지에 기고한 글을 모아놓은 책이죠. 50년 동안 세상은 많이 변했지만, 브룩스의 통찰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워런 버핏이 몇 년 전에 이 책을 빌려주면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기업 관련 책이라고 추천했습니다. 나도 이제 이 책을 좋아합니다.
Q. 최근 펴낸 책 『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에서 뜻밖에도 기후에 대한 최고의 책 중 하나로 『Weather for Dummies』를 꼽았다. 기후 변화를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은 무언가?
빌 게이츠: 『Weather for Dummies』가 아마도 이 주제에 대해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쓰인 최고의 책일 것입니다. 날씨와 기후가 어떻게 상호 연결되어 있는지 더 알고 싶다면 존 휴튼의 교과서 『Global Warming: The Complete Briefing(번역서: 지구 온난화)』가 좋습니다. 또한 『Earth’s Changing Climate』이라는 제목의 강좌 시리즈도 있습니다. 6시간만 시간을 내면, 다음번 파티에서(조만간 다시 파티를 열 수 있을 바랍니다) 스타가 될 수도 있습니다.
Q. 특별히 존경하는 과학자나, 과학 작가가 있나?
빌 게이츠: 저는 항상 스티븐 제이 굴드의 열렬한 팬이었습니다. 진화에 대한 글을 특히 좋아합니다.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라시다 존스와 내가 했던 팟캐스트의 게스트였고, 그녀의 『The Sixth Extinction(번역서: 여섯 번째 대멸종)』 후속편을 빨리 읽고 싶습니다. 아툴 가완디가 쓴 글은 어떤 것이든 읽을 것입니다. 바클라브 스밀도 대단한 과학자지만, 그의 연구는 너무 학문적이어서 일부에게는 별로일 수 있습니다.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에드 용의 책 『I Contain Multitudes(번역서: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도 훌륭했습니다.
Q. 최근에 책에서 읽은 것 중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무언가?
빌 게이츠: 몇 달 전 미셸 알렉산더의 『The New Jim Crow』를 읽었는데, 그녀가 말하는 극도의 징역형 선고에 대한 이야기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최소 의무 형량이 큰 문제(특히 유색인종에게)라는 점은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례를 읽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작은 판단 착오로 10년 동안 가석방 없이 수감된 한 남자에 대한 슬픈 이야기입니다. 판사도 형을 선고하면서는 울음을 터뜨렸다고 합니다. 10년 전에 쓰인 책이지만, 슬프게도 오늘날에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Q. 더 많은 작가들이 써줬으면 하는 주제가 있나?
빌 게이츠: 빅 데이터를 통해 얻은 통찰을 어떻게 하면 좋은 방향으로 활용할지, 그 고찰을 담은 책이 많이 없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지난여름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의 책 『Everybody Lies(번역서: 모두가 거짓말을 한다)』를 읽었습니다. 인터넷 데이터, 특히 검색 엔진이 인간의 행동 속 숨겨진 사실을 밝혀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췌장암에 걸린 사람들이 진단받기 전 종종 ‘허리 통증’과 ‘노란 피부’를 검색한다는 것을 아실지 모르겠습니다)
아주 흥미로웠지만, 우리의 배움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이 정보가 어떻게 삶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책을 읽고 싶습니다.
Q. 특히 어떤 장르를 즐겨 읽나? 안 읽는 장르는 없나?
빌 게이츠: 나는 책이 세상에 대해 배우는 가장 좋은 수단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게 새로운 것을 가르쳐주는 책을 즐겨 읽습니다. 그래서 내 독서 목록에는 항상 역사와 과학책들이 들어있습니다.
10여 년 전, 제 블로그에서 책을 리뷰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매년 읽는 책에 비하면 고작 몇 권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정말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전문 교과서나 연구 보고서 같은 것은 포함하지 않습니다. 소설을 피하지는 않지만, 논픽션에 더 끌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매년 단 몇 권의 소설만 읽습니다. 하지만, 소설도 좋아하기 때문에 더 읽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어렸을 때 어떤 독자였나? 어떤 아동 도서와 저자가 가장 잘 맞았나?
빌 게이츠: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책을 추천받는 걸 좋아했습니다. 선생님들에게 좋아하는 책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답변 주신 책들을 읽어나가곤 했습니다. 도서관 사서도 내게 책을 추천해 주곤 했습니다.
그녀는 종종 저보다 나이가 많은 아이들을 위한 책을 추천해 주곤 했습니다. 제게는 아주 흥미로웠죠. 당시 가장 좋아했던 책은 로버트 하인라인의 위대한 공상과학소설 『The Moon Is a Harsh Mistress(번역서: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이었습니다.
Q. 시간이 지나면서 독서의 취향은 어떻게 바뀌었나?
빌 게이츠: 어렸을 때는 공상 과학 소설을 많이 읽었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별로 읽지 않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 닐 스티븐슨의 놀라운 소설 『Seveneves(번역서: 세븐이브스, 전 3권)』를 읽고는 내가 아직 이 장르를 좋아하고 있음을 다시 발견했습니다) 요즘은 예전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주제에 관한 책을 찾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앤디 퍼디컴의 『The Headspace Guide to Meditation and Mindfulness(번역서: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를 읽었는데, 20년 전이라면 이 책을 고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아이들이 나이가 들면서, 내게 많은 훌륭한 책과 작가들을 소개해 줬습니다. 존 그린 같은 사람은 나 혼자서는 접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멜린다 역시 언제나 내 시야가 넓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작년에 에디트 에바 에거의 책 『The Choice』를 추천해 줘서 읽었는데 아주 좋았습니다.
Q. 지금 미국의 정치적 순간에 대해서는 어떤 책을 추천하겠나?
A. 질 레포어의 『These Ruths』입니다. 어떤 문제를 풀고 싶다면, 그 배경에 있는 맥락을 이해해야 합니다. 레포어는 내가 읽은 미국 역사에 대한 가장 정직한 글을 썼습니다. 긴 책이지만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많은 것들이 얼마나 단순화되어 있는지, 미국 역사의 좋지 않은 부분을 무시해 왔는지 분명히 보여줍니다.
Q. 다음에는 어떤 책을 읽을 계획인가?
A. 몇 주 후에 출간될 월터 아이작슨의 새 책 『코드 브레이커』를 빨리 읽고 싶네요. CRISPR 유전자 편집 플랫폼을 만든 공로로 지난해 노벨 화학상을 받은 제니퍼 두드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원문: 피우스의 책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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