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FA Institute의 「Gold $3,000?」를 번역한 글입니다.
아마도 금은 지금도 널리 사용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치 저장 수단일 것이다. 하지만 금의 내재 가치를 평가하기란 불가능하다. 금은 아무런 소득도 창출하지 못하고, 할인할 현금 흐름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오늘날 선진국의 국가 부채와 유사하다. 그리고 금이 초기 시절 화폐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듯이, 오늘날 국가 부채도 같은 목적을 가졌다.
금 가격(XAU)과 미국 달러 인덱스(DXY)는 마이너스(-) 상관관계를 갖는 반면, 금과 통화 공급량(M2/GDP)은 플러스(+) 상관관계를 갖는 경향이 있다. 이는 2000년부터 2020년까지 대부분 들어맞았고, 중앙은행들이 미국 달러와 금을 공식적으로 보유한 것과 브레턴우즈 체제에서 금 가격을 달러로 메기가 된 것을 설명해 준다.
미국의 통화 정책이 느슨해지고 무위험 달러 자산의 수익률이 하락하면, DXY는 하락하는 반면, M2/GDP는 상승해 XAU의 상승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다. 금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은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한 양적완화(QE)의 재개에 따른 미국 통화 공급량의 급속한 성장과 일치한다. 하지만 XAU와 DXY의 마이너스(-) 상관관계도 거의 사라진 것 같은 모습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고, 또 금에게 어떤 일이 기다릴까? 이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역사적 맥락에 대해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10년간 지속된 금 가격 강세장, 2000–2011년
닷컴 버블 여파로 금 가격은 바닥을 치고 11년 동안의 상승 랠리를 시작했다. 금 가격은 지정학적 위기와 함께 상승하는 경향이 있으며, 2001년 9월 11일 5% 이상, 그리고 브렉시트 국민투표 다음 날인 2016년 6월 24일 거의 5% 상승했다.
그러한 사건들은 금 가격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2001년 테러 공격에 대응해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에 돌입했다. 그리고 예산 흑자는 재정적자뿐 아니라 막대한 무역적자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미국 달러 약세장이 장기화되며, 글로벌 금융위기(GFC)가 금융 시스템을 중단시킬 때서야 비로소 끝났다.
GFC는 모든 유동성 위기의 어머니였고, 은행들은 절실히 필요한 달러에 목이 메어 있었다. 불과 몇 달 만에 유로가 달러 대비 절정에 달했고, 그 후 역사상 가장 큰 유로 하락 폭 중 하나가 시작되었다. 마진 콜에 맞춰야 했고, 광폭한 매도세 속에서 금 가격은 폭락했다.
하지만 그 후 미국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Fed)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개입했고, 양적완화(QE)를 통해 전례 없는 달러 유동성을 제공했다. 강제 매도세가 중단되자 금 가격은 다시 급등했다. 금 가격의 10년 동안 강세장에 마침내 종지부를 찍은 것은 유럽의 부채 위기였다.
금 가격의 하향 조정 단계, 2011–2015년
유럽의 부채 위기 초기에는 잠재적인 유로 균열과 미국의 부채 상한 협상에 대한 우려로 금의 수요가 증가했다. XU는 절정에 달했고, DXY는 막 바닥을 치고 장기 상승세를 시작했다. 그리스가 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하고 유로의 미래가 위험에 빠지자, 일부 유동성에 민감한 유럽 은행들은 달러 대신 금 보유고를 매각했을 수 있다.
한편, 미국 경제는 완전 고용을 향해 나아갔다. 이는 미국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킨다. DXY는 2014년 원유 파동과 금 가격 폭락 이후 다시 급등했다. 2015년 유럽이 마침내 그리스를 구제하기로 하면서,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완화되었고, DXY는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되었으며, 금 가격은 회복되기 시작했다.
2차 강세장, 2015–2020년
2015년 말 바닥을 친 이후, 금 가격은 끝이 보이지 않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예상대로 유럽이 점점 더 재정 동맹을 향해 나아가고, 미국이 코로나19 대유행과 사회 및 정치적 불안에 대한 대응으로 고군분투하는 상황에서도, DXY는 소폭 하락에 그쳤다. 대유행병 앞에서 미국의 통화 팽창이 가속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금 가격과 통화 공급량 사이에 마이너스(-)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에, 현재의 금 가격 랠리는 다르다.
그럼 무슨 뜻일까? 우리의 견해로는, 유럽 중앙은행이 QE를 수용한 것이 XAU와 DXY 사이의 마이너스(-) 상관관계를 왜곡하는 것 같다. 그로 인해 금 가격과 달러 모두를 상승시킨다.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 5년 동안 1.10선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거래되는데, 이전 5년 동안 1.20–1.50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2015년, ECB는 독일 분데스방크의 전통에 기초한 보수적인 통화 정책에서 보다 느슨하고 연준과 유사한 접근 방식으로 전환했다.
두 곳의 가장 큰 중앙은행이 코로나19 위기와 싸우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돈을 찍어내면서, 달러와 유로는 금에 대비해 가치를 잃었어야 맞았다. 하지만 금 가격 상승 랠리와 그것이 나타내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대유행보다 앞서 있었다. 결국,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세계 정치 및 금융 질서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브렉시트 국민 투표 이후 금 가격과 DXY가 극적으로 뛰어올랐다.
전 세계적으로 포퓰리즘이 계속 증가하는 모습은 이 공포가 타당함을 보여주는 것이고, 개편을 암시할지도 모른다. 세계화도 많은 분야에서 역행하는 모습이다. 이미 경색된 지정학 및 금융 구조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더 압박받는 상황에서, 금 가격 상승은 앞으로 문제를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
우리는 여기서 어디로 갈까?
금 가격과 달러의 마이너스(-) 상관관계는 장기적으로 확고할 것이다. 예를 들어, GFC 같은 실질 및 잠재적 유동성 위기는 은행과 투자자들이 금을 현금으로 바꾸게 만들기 때문에 금 가격을 하락시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 후 중앙은행들이 개입해 시스템에 유동성을 주입하면 금 가격도 회복된다.
유사한 메커니즘이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도 작용한다. ECB와 Fed가 자금을 투입하면서, DXY는 최근까지 비교적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러던 것이 이 분석을 시작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따라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달러는 유럽과 미국 경제의 상대적 강세와 정책 틀에 따라 움직일 것이다. 통화 및 재정 정책이 지금처럼 느슨하지 않은 때, 금은 계속해서 새로운 고도에 오를 수 있다.
세 가지 시나리오
그렇다면 이것이 금 가격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간단한 계량 경제학을 적용해, 주된 펀더멘탈인 DXY 및 미국 M2/GDP의 함수로 금 가격 분기별 “오차 수정” 모델 추정치를 구했다. 1981년 1분기부터 2020년 14분기까지 추정되고, 160개 값으로 구성된 장기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관례에 따라, CPI를 금 가격에 반영했다.
설명되지 않은 나머지는 오버슈팅 또는 언더슈팅 정도다. 모든 변수를 로그로 변환하면 계수를 탄성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추정 결과에 따르면, XAU/CPI에 대해 DXY 1% 상승이 미치는 영향은 -0.67%, M2/GDP 1% 증가가 미치는 영향은 2.77%다.
예측 목적으로 이 모델을 사용하기 전에 몇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상관관계가 72%이기 때문에, 이 모델은 금 가격 변동의 25% 이상은 설명하지 않는다. 이것은 부분적으로 자산 가격 진화에 내재된 동적 효과가 생략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금 가격이 과거와 같이 움직이는 “모멘텀” 효과 또는 펀더멘탈의 언더 또는 오버슈팅에 따른 “오차 수정” 효과가 그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모델에 단기 방정식을 추가했다.
이 모델을 통해, 펀더멘탈 예측을 바탕으로 2021년 마지막 분기까지 금 가격에 대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CPI를 반영한 명목 금 가격은 연간 2%씩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 가격에 대한 세 가지 시나리오
1. 펀더멘탈 변화 없음
이 시나리오에서는 M2/GDP와 DXY가 마지막으로 관찰된 분기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금 가격은 약간 상승해 1,900달러가 되고 2021년에는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처럼 QE를 통한 통화 공급량 확대가 지속될 경우에는 이 시나리오가 맞은 가능성은 낮다.
2. 통화 공급량 확대 지속
GDP 대비 통화 공급량 비율은 2019년에서 2020년 초까지 대체로 분기당 약 1%씩 증가해왔다. 만일 이 추세가 2021년까지 유지된다면, 다른 모든 것이 변하지 않는다고 했을 때, 2021년 마지막 분기까지 금 가격은 2,400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 이것이 훨씬 더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보이고, 실제 상대적으로 보수적일 수도 있다.
3. 달러 약세
DXY는 2019년 초부터 다소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보다 최근 들어, ECB가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해 QE를 다시 진행함에 따라 유로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양상에 따라 DXY의 상승 추세가 반전될 수도 있다. 2021년 4분기까지 2008년 최저치에 근접할 가능성이 있다. 지속적인 QE를 가정한 계산에 따르면, 금 가격은 온스당 3,000달러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치며
대체로, 여기까지의 분석은 금 가격에 낙관적인 전망을 시사한다. 향후 18개월 동안 금 가격은 적은 하방 위험으로 1,900달러 내지 3,000달러의 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즉,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치 저장 수단 중 하나인 금이 앞으로 더 많은 가치를 저장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원문: 피우스의 책도둑 &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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