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드라마가 눈에 띈 이유는 바로 ‘릴리 콜린스’ 때문입니다. <러브, 로지>를 아주 재미있게 본 입장에서 오랜만에 그녀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되었죠. 거기에 3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도 가볍게 보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넷플릭스 콘텐츠를 고를 때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데, 최근에는 일단 틀어서 보고 재미없으면 그만 보자는 마음으로 조금만 관심이 생기면 봅니다. <파리의 에밀리>는 꾸준히 볼 만한 매력요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파리의 화려한 풍경, 그리고 가벼운 이야기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에밀리, 파리에 가다>는 <섹스 앤 더 시티>를 제작한 대런 스타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칙릿’이라 표현하기도 하죠. 2, 30대 미혼여성 주인공의 일과 사랑 이야기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섹스 앤 더 시티>나 <브리짓 존스> 시리즈가 있겠네요. 이 정도면 대충 어떤 드라마인지 감이 오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아름다운 파리의 풍경은 이 드라마의 큰 매력 포인트입니다. 최대한 고화질로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좋은 곳으로 해외여행을 다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파리 도심의 풍경부터 시작해서 센 강의 풍경까지, 프랑스 파리의 모습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께 충분히 추천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광경입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파리의 겉모습만 담고 있는 게 아닙니다. 그 안을 살아가는 사람들, 파리지앵의 모습까지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에밀리는 미국에서 파리로 파견 온 인물입니다. 자연스럽게 미국과 프랑스의 문화 차이를 담을 수 있죠.
그런데 이 문화 차이를 꽤 진지하게 다룹니다. 단순히 표현하는 것을 넘어서, 왜 이 나라 사람들은 이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합니다. 드라마 초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렇다는 것은 드라마 그들의 가치관을 설득력 있게 잘 표현한다는 의미가 되겠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여유를 즐기자는 그들의 마인드가 어느 순간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이후 에밀리의 미국 스타일 가치관이 마케팅에 도움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각 문화권의 특징을 적절히 활용하여 성공을 거두는 이야기가 되죠. 드라마의 톤도 가벼운 편입니다. 하나의 큰 사건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각 회차별 크고 작은 사건들로 진행합니다. 시트콤과 비슷한 진행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볍게 즐길 킬링타임용 드라마를 찾고 계신다면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눈이 즐거운 ‘킬링타임용 드라마’를 찾고 있다면
프랑스의 한 비평가는 이 드라마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문화적 무지를 너무 자랑스럽게 드러내며, 프랑스와 파리를 비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것이죠. 이처럼 프랑스에서는 부정적인 의견도 꽤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주요 프랑스인 캐릭터가 부정적으로 그려지기는 해도 모든 캐릭터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고, 초반의 불친절함이 에밀리의 문화적 무지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 생각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국 문화가 다뤄지는 작품에서 편견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기에 비난을 받을 여지는 있다고 보이네요.
결과적으로 킬링타임용 드라마를 찾는 분들에게는 적합한 드라마라는 생각이 듭니다. 파리의 전경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하나의 에피소드가 30분 내외로 진행되기 때문에 짬 나는 시간에 잠깐 보기에도 좋았습니다.
시즌 2도 계획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주 배경이 파리인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때문에라도 당장 촬영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루빨리 촬영이 재개되어 시즌 2를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원문: 따따시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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